상단영역

본문영역

우나오일 스캔들 : 거대한 기업 뇌물 사건이 공개됐다. 당신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김도훈
  • 입력 2016.03.31 09:54
  • 수정 2016.03.31 13:49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와 오스트레일리아 언론 미디어 페어펙스의 '더 에이지'가 지난 6개월 간의 공동 취재를 통해 석유 산업의 뇌물 비리를 폭로한 기사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연루를 보여주는 관련 취재 기사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모나코를 기반으로 한 베일에 싸인 기업 우나오일(Unaoil)의 대량으로 유출된 기밀 이메일들에서 부패의 정황이 드러났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들 기억하겠지만, 아랍의 봄은 튀니지의 과일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자살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그가 반복되는 경찰 단속 때문에 부패에 대한 저항으로 분신했다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아지지의 죽음은 21세기 최대 규모의 정치적 격변을 일으켰다. 아랍의 봄은 ‘대부분 부패 때문’이었다고 FBI 특수 요원이며 세계 부패 주요 수사관인 조지 맥이천은 말한다. “부패는 국가 파탄으로 이어지며, 테러리즘과 국가 안보 문제가 뒤따른다.”

3월 30일, 허핑턴 포스트와 허핑턴의 오스트레일리아 파트너 페어팩스 미디어(리처드 베이커와 닉 맥켄지가 이끄는)는 몇 달에 걸친 우나오일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나오일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으로, 부패가 흔한 지역에서 다국적 대기업들이 계약을 따는 것을 돕는 기업이다.

할리버튼, 할리버튼의 자회사였던 KBR, 롤스 로이스, 삼성 등 수백 개의 대형 국제 기업들이 이라크, 카자흐스탄, 리비아, 시리아, 튀니지 등 아프리카, 중동, 구 소련 국가들에서 우나오일을 통해 유리한 계약을 따냈던 사실이 수천 통의 내부 이메일과 서류를 통해 드러났다. 대형 다국적 기업이 계약을 따기 위해 해당 지역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작은 기업과 손을 잡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우나오일은 전문 지식이 아닌, 부패한 고위 공무원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주는 방법으로 계약을 따낸 사례가 많았다.

우나오일과 일했던 기업들 대부분은 부패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KBR은 정직하게, 진실하게, 그리고 모든 관련 법률을 준수하며 사업한다’며, ‘우리는 우리 직원이나 우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불법적 혹은 비윤리적 활동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대변인이 말했다. 삼성은 ‘비즈니스 활동을 할 때 언제나 법률과 규제를 준수했다’고 말했다. 2013년에 우나오일 자회사에 관계를 유예하고 부패 혐의를 제기하는 서한을 보냈던 롤스 로이스는 ‘우리는 당국과 협조 중이며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롤스 로이스가 어떤 종류의 부당한 비즈니스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미 불신 받고 있는 정권의 부패를 부추기고 가난한 나라들의 돈과 자원 유출을 가속화시킨 우나오일과 파트너 기업들은 벌금과 처벌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을 조장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치적 불안정을 일으키고, 시민들이 정부에 등을 돌리게 하고, 아랍의 봄으로 터져 나온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리고 알 카에다와 IS 같은 테러리스트 집단이 그런 분노를 악용했다.

월드 뱅크 연구소의 통치 전문가 대니얼 카우프만의 추정에 의하면 이들은 공공 부문 고위 공무원들에게 매년 최소 1조 달러를 뇌물로 지급했다.

우나오일의 이메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부패한 제 3세계 도둑 정치가 무력한 서구 기업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모습이 아니었다. 정반대였다. 서구 기업들을 위해 일하는 우나오일은 서서히 외국 공무원들을 부패시켰다. 작은 선물과 쇼핑으로 시작해서 결국 완전히 부패에 빠뜨렸다.

“언제나 누군가 돈을 낸다. 그리고 보통 국제 기업이 부패의 원천이다.” 헤지펀드의 거물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했던 말이다. 또한 지하디스트 반란을 정당화하기 위해 테러리스트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하는 이야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에 밝혀진 여러 사례에서는 그 말이 사실이었다.

* * * * *

모나코가 기반이지만 영국령 버진 제도에서 설립된 우나오일은 ‘중동, 중앙 아시아, 아프리카의 에너지 부문에 산업적 해결책’을 공급한다고 말한다. 우나오일은 이란에서 태어났고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을 떠난 백만장자 아타 아사니가 1991년에 설립했다. 아사니는 허프포스트와 페어팩스 미디어에 우나오일의 일은 ‘아주 단순하다. 우리는 서구의 기술과 현지의 역량을 결합한다.’라고 말했다. 아타 아사니의 두 아들 사이러스와 사만은 우나오일의 일상 업무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문서들은 대부분 2003년 말부터 2011년 중반까지의 것들이다. 우나오일은 파트너에게 우나오일 덕택에 따온 계약의 수익 중 일부를 요구한다. 우나오일이 클라이언트의 수익 중 일부를 얻을 것이 확실해지면, 가끔 그 중 일부를 정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를 챙겼다.

우나오일의 중역 바실 알 자라는 2005년에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장비 기업 FMC 테크놀로지스의 당시 세일즈 및 마케팅 부사장이었던 로랑 푸아드뱅과 9월에 파리에서 한 미팅에 대해 적었다. 알 자라는 FMC를 설득해 쿠웨이트 대형 항구에서 적재 장비 4~6개를 새로 설치하는 계약 입찰에 우나오일을 고용하게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내용 일부를 발췌한다.

오늘 업무 종료 시간 전까지 10%를 주겠다는 약속을 서면화하기로 했다. FMC에게 다음과 같은 서류 세 가지를 요구했다:

1% 프로젠코에게, 소개비로

7% 우나오일에게, 쿠웨이트의 거물에게 보여줄 용도로

2% 우나오일에게, 우리의 내부 분배용으로

로랑 씨는 개인의 이름으로 나가지만 않는다면 문제 없다고 했다. 사무실에 돌아가면 CEO에게 보고한 뒤 즉시 약속 메일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양측이 서명해야 하는 컨설턴트 계약서를 보낼 것이다…

…[다른 중개인이] 쿠웨이트의 거물을 상대하고 있으며, 7% 중 얼마가 그 사람한테 가야 할지 정할 것이다.

푸아드뱅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면 그는 현재 FMC의 회장이자 지배인이다. “FMC 테크놀로지는 책임과 준수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테크놀로지와 서비스, 실행 능력을 경쟁력으로 삼는다. 직원들은 우리의 핵심 가치인 진실성을 유지해야 하며 우려 사항은 보고하도록 훈련 받았다. 우리는 제기된 모든 이슈들을 샅샅이 수사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 이것은 FMC 테크놀로지스가 영업하는 곳 어디에서나 오랫동안 지켜온 약속이다.” FMC 대변인이 보낸 이메일이다.

우나오일이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는가? 아타 아사니는 “절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만약 뇌물을 주었다면 – 이메일을 보면 준 것으로 보인다 – 우나오일을 고용한 기업들은 형사상의 제재를 받거나 엄청난 벌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 미국 연방법 해외 부패 방지법(FCPA)은 기업들이 해외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다고 알고 있는 – 혹은 아는 게 마땅했던 – 독립체와 함께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 뇌물을 주겠다는 제의도 금지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영국 등 대부분의 부유 국가들에는 비슷한 법이 있다. 그리고 미국 검찰은 미국 법을 해외 기업에 적용할 수 있고 실제로 적용한다. 특히, 미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미국 거래소에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이라면 적용 대상이다.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FCPA 벌금 10건 중 8건은 미국이 아닌 해외 기업이었다. 8건 모두 벌금액은 1억 달러가 넘었다.

우나오일과 일했던 기업들 중에는 우나오일이 무엇을 했는지 몰랐던 기업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FCPA는 파트너가 뇌물을 주고 있는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기업들에 대한 벌금과 형사 처벌을 허용한다. FCPA는 이런 경우를 ‘고의의 무지’ 또는 ‘계획적인 맹목’이라고 부른다고 앤디 스폴딩은 설명한다. 리치몬드 대학교 법학 교수인 스폴딩은 FCPA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기업들 상당수는 중개사를 고용했다. 중개사가 뭘 하는지 모르니까 이 법에서 보호받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위험한 징후가 있었는데 수사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법적 책임이 될 수 있다.”

우나오일에는 위험한 징후가 정말 많았다. 자문회사 프론트라인 안티-브라이버리의 CEO 리처드 비스트롱은 모나코 같은 작은 조세 피난지를 기반으로 한 회사라는 사실만으로도 파트너들은 불안해 해야 했다고 말한다. “모나코에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비스트롱은 FCPA 위반으로 연방 교도소에서 14개월 복역한 적이 있으며, FBI FCPA 조사에 협력했으며, 지금은 기업들에게 FCPA 위반을 피하는 법을 조언한다. 우나오일의 사업(에너지 산업) 역시 ‘위험이 높다’고 비스트롱은 말한다. “아주 적극적인 국가 수준의 주의를 요한다.” 영국령 버진 제도에서 설립되었다는 것도 아주 위험한 징후라고 한다.

그러나 우나오일의 파트너들 중에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던 곳들도 있다. 지독한 예를 들자면, 캐나다 셰일가스 시추 회사인 카눅 컴플리션스의 켈시 칼린스키 회장은 동료들과 우나오일 직원 포루하 파르자드니아에게 리비아 계약 건에 대해 이메일로 질문을 보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일을 시작하려면 이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의 박시시를 제공해야 하는가이다.” (박시시는 부적절한 사례금을 의미한다.) “나는 이것이 리비아에서는 관행이라고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업무 시간 후 1 대 1로 만나서 해야 하는 일인가? 건당으로 주는 건지, 매달 일정액을 주는 건지 우리는 잘 모르겠다.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몇 년 뒤 카눅 컴플리션스를 인수한 TMK 컴플리션스 – 현재 칼린스키의 근무처 – 는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고 칼린스키의 발언을 금지했다)

이메일이 몇 번 오간 후, 사만 아사니는 파르자드니아 등 몇 명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 “나는 케빈[원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임]이 말한 박시시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모두에게 우리의 행동 수칙을 다시 상기시켜 주자면, 우리는 영업 편의를 위한 활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에게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뇌물이 불법인 이유는 많지만, 수십 년간 미국이 뇌물을 저지하려 한 것은 부패가 정치적 불안정을 부추기고 자유 시장 민주주의의 적들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1977년에 FCPA를 통과시킨 것은 ‘해외에서 뇌물을 주는 미국 기업들이 냉전에서 서방을 약하게 만들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스폴딩은 말한다. 미국 국회의원들은 부패가 서방에 우호적인 정부를 약화시키고 반란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과거의 공산주의자들처럼, 지하디스트들은 반 부패를 부르짖는 것이 대중의 지지를 얻는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부패는 테러리즘이 사용하는 도구다. 부패는 테러리즘을 유발한다.” 런던 시경의 부패 전문가 로저 쿡의 말이다.

지하디스트들은 종교적 순수함이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고, 올바른 정부를 수립하는 도구라고 주장한다. 2004년에 오사마 빈 라덴은 알 자지라에 보낸 선전 영상에서 부시 정권이 ‘이라크의 석유를 좀도둑질하기 위해 새로운 꼭두각시를 보내서’ 이라크를 점령했다고 중동에 경고했다. 빈 라덴은 걸프 국가들의 ‘자만, 오만함, 탐욕, 부의 남용’을 매도하곤 했다. 2008년에 카불에 있었던 킴 바커는 시카고 트리뷴에 쓴 글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현상을 설명했다. “부패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근본주의자 탈레반의 편으로 돌리고 있다. 탈레반은 가혹한 통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혹한 원칙을 집행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무도 뇌물을 받지 않았다.”

현재 알 카에다를 이끄는 아이만 알-자와리도 이와 비슷하게 툭하면 부패를 규탄한다. “이 부패하고 썩은 정권들은 경제적 불평등과 부패, 정치적 압제, 사회적 무관심의 원인이다.” 그가 2009년에 한 말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에서 지하디스트들은 선전의 상당 부분을 하미드 카르자이, 누리 알 말리키, 바사르 알 아사드, 무아마르 카다피의 구제불능의 부패에 집중시켰다. ISIS의 지도자 중 하나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014년에 자신이 칼리프라고 선언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시 이라크 총리였던 알 말리키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반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주장의 일부다. [민주주의 국가는] 순수하지 못하고, 민주주의는 부패와 동의어라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고 발언할 수 없었던 이라크 고위 공무원의 말이다. 부패를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ISIS는 수뢰 혐의를 받은 자체 전사들 몇 명을 처벌했다.

서구 친화적인 정부가 부패하고 약해지면 반란 세력이 득세하기 때문에, 반란 세력은 미국과 서구의 기업들이 부패를 부추겨서 정부 통치를 약화시키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소로스의 말처럼 누군가는 뇌물을 준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부패는 미국이 침공하고 서구 기업과 돈이 들어온 이후 악화되었다. 국제 투명 기구가 측정하는 부패 인식 지수에서, 이라크는 2003년에 113위, 2015년에는 161위를 기록했다. 이라크의 부패를 얼마나 잘 막았는지 2008년에 국무부에서 조사했고 현재 아메리카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키스 헨더슨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 국가 기관의 부패를 막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회 불안과 반란의 가능성이 생길 확률이 아주 높다.”

IS 깃발 뒤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다. 이라크 사디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02년 이후 유입된 엄청난 양의 국제 원조 때문에 부패의 동기가 엄청나게 커졌다.” 미 해군 사관 학교의 군 역사가 아론 오코넬이 작년에 쓴 글이다. 아프가니스탄은 부패 지수에서 2005년에는 117위, 2015년에는 166위를 기록했다. 그보다 심한 나라는 북한과 소말리아뿐이었다.

사라 체이스는 서구의 돈의 유입 – 그리고 그에 따른 부패 – 이 아프가니스탄에 미친 피해를 목격했다. 미국이 탈레반 축출을 위해 카불에 입성했을 때 체이스는 NPR 종군 기자였다. 체이스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재건을 돕기로 했고, 비누와 바디 오일을 만드는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다. 최근 15년 동안 가시 철조망 뒤에 숨지 않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일한 극소수의 미국인 중 하나다.

불과 몇 달 만에 체이스는 온건하고 평범해 보이던 사람들이 탈레반에 대한 공감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다. 곧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미국 침공 이후 모든 층위에서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난 부패가 분노와 불만을 부추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 체이스는 아프가니스탄의 미군과 일하며, 부채에 집중하라고 정책 입안자들을 설득하는 내부의 전쟁을 펼쳤다. 이 문제는 결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에게까지 올라갔고, 클린턴은 2010년에 메모 한 장으로 이 문제를 묵살하다시피 했다. 그 메모는 아직 기밀 서류다.

서구인들은 무슬림 국가 내의 반란이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이슬람의 역할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반란 세력은 국가 운영 방식에 대한 널리 퍼진 불만을 이용한다고 체이스는 말한다. 부패에 넌더리가 난 사람들은 청렴해 보이는 지도자를 찾는 경향이 있다. “재소자들이 꼽은 탈레반에 가입한 이유 중 가장 많았던 것은 민족적 편향, 이슬람에 대한 무례, 미군이 자기 나라에 주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아니었다.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부패했다는 인식이었다.” 또한 체이스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카르자이 정부의 행동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인다.

외국의 부패를 부추기는 서구 기업들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나오일 이메일은 일부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해외의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지 또렷이 보여준다. 그리고 다들 너무나 그걸 못 본 척하고 싶어한다.

이메일에서 ‘등대’라는 암호명으로 불리는 디아 자파르 알 무사위를 보라. 현재 이라크의 석유 차관인 디아 자파르와 우나오일이 접촉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라크에서 가장 중요한 국영 에너지 기업 사우스 오일 컴퍼니의 관료였다. “총리 일행이 바스라에 가면, 그가 그들과 제일 먼저 동행하고 개인적으로 자리를 갖는다.” 알자라가 2008년에 디아 자파르에 대해 쓴 내용이다. 당시 알 자라와 우나오일은 그에게 작은 뇌물을 자꾸 권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이메일과 서류들에서는 여러 우나오일 직원들이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수십 가지 사례가 등장한다. 그러나 알 자라는 우나오일에서 가장 조심성이 덜한 사람이었다. 그는 디아 자파르를 꾀기 위한 시도들을 이메일에 적었다.

우린 디아 자파르에게 한 일이 별로 없지만, 이제까지 한 일은 다음과 같다:

1) 옷 쇼핑 두 번 (매번 1~2천 달러)

2) 알 카심 건을 도와준 부대리인에게 3만 달러 지급.

3) 아들에게 두바이에서 2주 영어 코스를 듣게 해줌. 아드난 회사 취업 면접을 보게 해주었으나 다른 일을 찾음.

4) 최근 8개월 간 UAE 영주권을 얻어주려 하고 있으나 실패.

이상.

‘등대’는 우나오일에게 빚을 갚았다. 내부 정보를 주고 고객이 될 만한 사람들에게 우나오일을 언급했다. “오늘 저녁 등대 씨와 상의하면서, 터키 석유 국제 회사가 이라크 남부 유정 45곳 시추로 3억 2500만 달러를 따내기 직전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알 자라가 2009년 8월에 아타와 사이러스 아사니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그는 터키측은 공개적으로 입찰했으며, 선정을 도와줄 이라크 측 특별 연줄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한다. 나는 즉시 등대에게 내가 연락하기 전까지 아무 절차도 진행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얼른 이 기업에 연락해 우나오일이 석유부와 사우스 오일 컴퍼니에서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알려줘야 한다.”

12월에 은퇴하기 전까지 데브라 라프레보트는 국제 석유 업계의 부패를 조사하는 FBI 최고 특수 요원 중 하나였다. 우나오일이 공무원들을 부패로 이끄는 공식은 익숙하다. “작업 방식이다. 담요을 준다. 그 다음엔 차를 준다. 그 다음엔 롤렉스를 준다. 그리고는 당신 자녀의 등록금을 내줄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돈을 마구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게 가능하다. ‘우리가 당신 가족을 휴가 보내주겠다. 우리가 월드컵 축구 티켓, 슈퍼볼 티켓을 주겠다.’ 당신이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들을 시켜준다.” 라프레보트의 말이다.

오바마 정권은 부패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부패는 정당한 권위에 대한 믿음을 파괴하기 때문에 과격화를 부추긴다.” 올해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 존 케리 국무 장관이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나이지리아를 예로 들며 말했다. “텅 빈 공간을 만들어 포식자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부패를 채용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폭력적 극단주의 단체보다 그 사실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은 없다.”

주미 이라크 대사 루크만 파일리는 정부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우나오일과 관련된 부패 혐의를 알게 된 파일리는 이라크의 새 총리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각 부처의 주요 계약들을 검토하는 새 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라크는 최소한 군사 계약에서는 중개자를 금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효과로 군사비로만 약 20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주장했다.

우나오일은 지금도 이라크에서 열심히 영업 중이다. “우리는 우나오일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국제 석유 회사 클라이언트들과 국영 석유 회사 클라이언트들,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되었다.” 사만 아사니는 2015년에 직원들에게 보낸 ‘이라크의 우나오일에 대한 거짓말들’이라는 제목의 메모에 이렇게 적었다. 아사니는 타이밍이 “우연이 아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우리는 국제 석유 회사들로부터 큰 건들을 따내기 직전이다. 우리는 곧 이라크 밖에서도 새 승리를 거둘 것이다.”

7월에 우나오일은 승리를 선언했다. “우나오일과 줄처 펌프스가 합작 투자하여 이라크 북 루마일라에서 활동하는 줄처 로테이팅 에큅먼트 FZCO는 바스라 가스 회사와 3년 펌프 관리 계약을 맺었다.” 우나오일이 보도 자료에서 과시한 내용이다. 계약액은 수백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

*이 심층 취재 기사는 아트바르 아흐메드, 작 카터, 블레어 귈드, 닉 맥켄지 그리고 제시카 슐버그의 도움으로 작성됐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re’s A Huge New Corporate Corruption Scandal. Here’s Why Everyone Should Ca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samsung

관련기사 : 삼성과 우나오일의 뇌물 스캔들이 공개되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우나오일 #스캔들 #뇌물 #비리 #석유산업 #기업 #한국기업 #중동 #경제 #국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