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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메뚜기족 추가결제 요구설'에 대한 CGV의 답변

  • 강병진
  • 입력 2016.03.30 09:39
  • 수정 2016.03.30 10:26
ⓒ연합뉴스

3월 2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어제 메뚜기족이었습니다. CGV 가격 차등제’란 제목의 글이 나돌았다. CGV는 지난 3월 3일부터 좌석별, 시간대별로 관람료를 세분화시킨 제도를 시행해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싼 좌석을 예매한 후, 나중에 “중간에 올라가서“ 영화를 관람했다고 적었다. 글에 따르면, 당시 영화관에 있던 관객은 4명이었다. “그런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도 전에 계단쪽에서 직원들이 기웃거리는 것이 보이더니, 나갈 때 다시 표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좌석이 아니니 추가 결제를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표소까지 네 명 모두 불려갔네요.” 그는 “내가 잘못한 것은 알지만, 티켓을 예매할 때 그런 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논란이 된 부분은 크게 3가지다. CGV가 가격차등제를 시행한 후, 좌석을 바꿔 앉는 고객들이 있는 지 감시한다는 논란. 그리고 그런 고객들을 적발해 추가결제를 요구한다는 논란. 또 하나, 추가결제를 요구하면서도 사전에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논란이다.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CGV 홍보팀측에 문의했다. 그리고 이 논란에 대해 물어보았다.

1. CGV는 좌석을 바꿔앉는 고객들을 감시하나?

= 그런 시스템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미소지기’를 투입해야 할 거다. 당시 상황은 미소지기가 상영이 끝나기 5분 전, 극장에 들어가 문을 열기 위해 대기하던 상황이었다. 근무시스템상 미소지기는 영화가 시작한 후 10분 정도 극장에 머무른다. 상영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영사실에 통보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기 5분 전에 다시 극장에 들어간 후, 불이 켜지면 출구쪽 문을 개방하게 되어있다.

2. 그럼 그 미소지기는 당시 관객들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는 걸 어떻게 알았나?

= 당시 미소지기는 매표소에서 근무한 후, 자리를 옮겼다. 매표소에서 이 글을 쓴 고객의 현장발매를 도왔다. 당시 그 고객은 ‘이코노미석’을 선택했다. 매뉴얼상 이런 경우 ‘미소지기’가 관람에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게 되어있다. 그래도 그 고객은 ‘이코노미’석을 선택해 결제했다.

상영관의 관객은 두 커플이었다. 극장 불이 켜졌을 때, 한 커플은 스윗박스라는 프리미엄석에 앉았고, 글 쓴 고객을 포함한 커플은 프리미엄존에 앉아있었다. 당시 미소지기는 이들의 매표를 담당했던터라, 관객들이 좌석을 바꿔 앉았다는 걸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3. 그래서 그 미소지기가 추가결제를 요구한 건가?

= 극장에 추가결제 매뉴얼은 없다. 추가결제를 요구할 수도 없다. 추가결제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추가결제 가능성을 고지하는 일도 없는 것이다. 당시 극장에 있던 미소지기는 관객들이 퇴장할 때 다가가, 방금 앉았던 좌석 특징을 설명하고 다음 번에는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관객들을 매표소로 데려갔다는 것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그때 글을 쓴 고객은 극장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기분이 나쁘다. 내가 추가결제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추가결제에 관한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 고객은 재차 완강하게 추가결제를 하겠다고 했다. 여러번의 안내 끝에 결국 CJONE 포인트로 추가결제를 하고 간 것이다.

CGV의 답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CGV는 좌석을 바꿔앉는 고객들을 상대로 추가결제를 요구하지도 않고, 그럴 수 있는 매뉴얼도 없다는 것. 또한 좌석을 바꿔앉은 고객들을 감시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평일 낮처럼 관객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 좌석을 바꿔앉은 고객들이 눈에 띌 수 밖에 없고, 그런 상황에는 고객에게 다가가 다음에 극장에 올 때는 이런 일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한다는 것이다.

CGV의 가격차등제는 시행 초기부터 ‘사실상 가격인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3월 30일 ‘아시아 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단체가 3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5개 CGV 영화관에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상영하는 영화 2편을 대상으로 예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00원 더 저렴해진 이코노미존보다 가격이 1000원 오른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단체가 분석한 “영화관 측이 얻은 추가 수입은” 점유 좌석당 ‘430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가격인상 정책에 고객들이 빈틈을 찾아 대응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있었던 일이다. 특히 위와 같은 논란은 CGV의 가격차등제가 아니었다면, 굳이 드러나지 않았을 부분일지 모른다. 가격차등제 이전에는 관행처럼 여겨지던 일들이 이제는 지적을 받는 일이 됐으니 말이다. '가격차등제'가 만들어낸 풍경이라고 해야할까? CGV는 위의 사례에 대해 "앞으로도 이러한 고객대응매뉴얼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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