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웰빙 이미지'로 각인된 식이섬유도 양면이 있다. '식이섬유니까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잘못이다. 식이섬유에 호의적인 대중의 인식에 편승해 제품 라벨에 '식이섬유 풍부(고)'라고 큼지막하게 표시, 소비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1. 식이섬유의 흡착 능력은 건강의 '수호 천사'다?

식이섬유의 힘(효능)은 흡착력에서 나온다. 물ㆍ지방ㆍ콜레스테롤에 달라붙어(흡착해) 함께 체외로 배설됨으로써 다이어트ㆍ고지혈증 개선을 돕는다. 하지만 식이섬유의 흡착력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다.철분ㆍ칼슘 등 소중한 미네랄까지도 흡착해 배설시키므로 과잉의 식이섬유는 빈혈ㆍ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 식이섬유는 일단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정량 섭취하면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춰주고 변비ㆍ비만 예방을 돕는 착한 성분이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경련성 변비ㆍ과민성 대장증후군ㆍ가스 생성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성장에도 방해 요인이 되는 '악동'이다. 특히 어린이의 과다 섭취는 성장 장애ㆍ설사ㆍ복부 팽만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3. 식이섬유는 어린이 변비 예방에 이롭다?

성인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변의 양이나 부피가 늘어나 변비 예방에 유효하다. 하지만 변비 예방 목적으로 어린이에게 식이섬유 섭취를 권하긴 힘들다. 식이섬유가 어린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인지를 추적한 연구는 몇 편 안 되는데다가 결론이 정반대로 나와서다.

4. 식이섬유는 체중 감량을 돕는다?

식이섬유 섭취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선 아이는 물론 성인에서도 정설이 없다. 관련 연구결과가 부족한데다 결론도 유ㆍ무용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5. 식이섬유는 암 예방 성분이다?

식이섬유 섭취가 대장암 예방을 도울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장암 발생위험을 낮춰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유방암 등 다른 암 예방 효과는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6. 게실염 환자는 식이섬유를 보충해야 한다?

급성 게실염이 있거나 크론병ㆍ궤양성 대장염이 급격히 악화됐거나 대장암 또는 수술 후 장 유착 등으로 인해 장폐색이 우려될 때는 식이섬유 섭취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

7.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겐 식이섬유가 '약'이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식이섬유의 과잉 섭취는 손해다. 과민성 장후군 환자가 피해야 할 이른바 포드맵(FODMAP) 식품의 'O', 즉 올리고당도 식이섬유의 일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