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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감옥행'을 선택하는 일본 노인들이 늘고 있다

돈 없이 살아가는 자유보다 의식주가 해결되는 감옥을 택하는 일본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에서 홀로 사는 노인이 어려운 생계와 고독감 등을 이기지 못하고 '자발적 감옥행'을 선택하는 모습에서 고령화 사회의 슬픈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일본 소재 연구기관 '커스텀 프로덕츠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좀도둑 범죄의 35.1%가 60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동종 범행을 6차례 이상 저지른 비율은 40%나 됐다.

6차례 이상의 동종 범죄로 감옥에 간 노인 재소자 비율은 1991년과 비교해 460% 급증했다.

보고서는 같은 범행을 계속하는 이유를 노인들이 법을 무시해서라기보다 일부러 감옥에 가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감옥에서는 숙식과 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공짜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은퇴자는 연간 78만 엔(약 805만 원)의 빈약한 연금을 받는다"며 "보잘것없는 음식과 더러운 잠자리를 제공받는다 하더라도 감옥에서 생활하면 금전적인 면에서 연금 생활보다 25% 더 풍족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자 연령대의 범죄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특히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학자와 범죄학자들은 은퇴자를 포함한 노인 범죄율의 급증이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일본의 고령화는 앞으로도 더 빨리 진행돼 2060년에는 65세 이상이 인구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NLI 리서치의 아키오 도토이치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사회적 조건이 노인들을 범죄로 내몰고 있다"며 "노인의 40%가량이 혼자 사는데 감옥에서 나온 노인이 돈과 의지할 가족이 없어 범죄를 저지른 후 다시 감옥으로 가는 끔찍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이 경제 대국이지만 정부의 복지 지출이 열악해 노인들의 범죄율을 높이는데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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