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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의 성차별

클린턴의 유세에 대한 언급에는 노골적인 성 차별이 들어간다. MSNBC의 조 스카보로는 트위터에 "미소 지어. 근사한 밤을 보냈잖아."라고 썼을 때, 우리가 놀랐어야 했나? 힐러리 클린턴의 미소는 멋지고, 자주 미소 짓는다. 버락 오바마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도 그렇다. 하지만 아무도 이 두 남성에게 미소 지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ASSOCIATED PRESS

힐러리 클린턴처럼 대단한 여성이 왜 장점과 폭넓은 경력만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악의적 이중 잣대로 재단되어야 하는가?

22년 전에 나는 엘리 비젤 재단의 박애상 만찬에 힐러리 클린턴을 소개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때 내가 그녀에 대해 했던 말은 지금도 옳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능력, 지성, 스태미너, 따뜻함, 용기를 부정할 사람은 이 나라에 없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비난은 강하고 능력 있는 여성은 아직도 우리 문화에서는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예일 법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최상위 로펌의 파트너가 된 남성은 찬사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 달성한 여성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엘리너 루즈벨트에 대한 권위 있는 전기를 쓴 블랑쉬 위센 쿡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엘리너 루즈벨트를 제외하고 저렇게 무례하고 악의적으로 대접 받은 퍼스트 레이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두 여성 모두 '사회 정의를 위해 공개적으로 싸우는 여성의 이미지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경멸을 용감하게 감수했다.

그 동안 바뀐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는 24년 전 Women in Film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성과 여성은 명백하게 다른 잣대로 평가 받는다. 나는 그래서 화가 난다. 물론 나는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여성은 부드럽게 말하고, 쾌활하고, 숙녀답고, 절제해야 한다. 즉 억압되어야 한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을 보는 시각이 어떤지는 언어를 보면 알 수 있다.

남성은 지휘하고 여성은 요구가 많다.

남성은 적극적이고 여성은 공격적이다.

남성은 전략을 짜고 여성은 남을 조종한다.

남성은 단호하고 여성은 자기 주장이 강하다.

남성은 리더십을 보이고 여성은 통제한다.

남성은 완벽주의자고 여성은 눈엣가시다."

내가 이런 연설을 한 지 2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클린턴의 유세에 대한 언급에는 노골적인 성 차별이 들어간다. 여성 미디어 센터미디어 매터스는 노골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더욱 중요한) 내포된 정치와 매체 전문가들의 성 차별을 잘 기록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3월 15일에 5곳에서 경선에 승리하자 폭스 뉴스의 브릿 흄은 클린턴이 승리 연설에서 화를 내며 외치고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왜 화가 난 거지?" MSNBC의 조 스카보로는 트위터에 "미소 지어. 근사한 밤을 보냈잖아."라고 썼을 때, 우리가 놀랐어야 했나? 힐러리 클린턴의 미소는 멋지고, 자주 미소 짓는다. 버락 오바마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도 그렇다. 하지만 아무도 이 두 남성에게 미소 지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은 리얼리티 TV 쇼의 망상이 아닌 우리의 현실을 상대하고 있다. 미시건 주 플린트의 새 시장 캐런 위버는 수돗물 위기에 대처할 때 힐러리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연락해서 '내가 뭘 하면 될까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죠?'라고 이야기한 유일한 후보였다."고 말했다.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과 실제 행동을 하는 것은 별개다. 클린턴은 위버에게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로드맵을 주었다.

공화당원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협력하지도, 그가 미국을 위해 해낸 좋은 일들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가 상승, 72개월 동안 꾸준히 직업이 늘어나며 민간 분야에서 1,4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 적자 감소, ACA를 통해 수백만 명에게 건강 보험을 적용시키고 의료 비용을 낮춘 것, 조지 W. 부시 이후 재앙에 가까웠던 외교 정책을 사려 깊게 조정한 것 등이 그의 업적이다. 우파 후보들은 이런 성과를 부정하며, 의도적으로 오바마의 진전을 방해한다. 상원의 공화당원들은 대법관 입명을 위한 인준 절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대법관 지명 발표 직전,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매체에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는] 메릭 갈랜드를 임명할 수 있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오바마는 아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이 임명한 수석 재판관 로버츠는 지명 절차를 정치화 하는 것의 위험을 경고하며 갈랜드 판사의 법학의 깊이를 칭찬한 바 있다. 한편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은 전미 총기 협회가 그 어떤 법관 임명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유력 후보로 부상한 것은 무시무시한 동시에 우습지 않은 농담이다. 나는 매체들이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거나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부할 때 지적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거짓말을 큰 소리로 오랫동안 반복하면 사람들은 그게 진실이라고 믿게 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일시적으로 시청률을 높여주는 것에 탐욕을 부린 매체가 트럼프의 부상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을까?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가 토론 중에 하는 것 같은 황당한 발언을 힐러리 클린턴이 한다면 매체에선 뭐라고 할까? 트럼프처럼 외교나 국내 정책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부족했다면?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의 실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책, 의제, 경험, 지식, 세계의 지도자들을 상대할 때의 처신을 보아야 한다. 유권자, 매체, 정치 평론가, 우리 모두가 여성 정치인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모든 유권자들은 다른 문제는 몰라도 이 문제에는 동의해야 한다.

전세계에서, 심지어 미국보다 역사가 더 짧은 나라들에서도 자랑스럽게 여성 지도자를 선출했다. 골다 메이어, 인디라 간디, 엘렌 존슨 서리프, 마가렛 대처, 앙겔라 메르켈 등이다. 왜 미국에서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게 이토록 이상한 일로 여겨질까?

희망을 주는 소식이 있다. 최근 CNN/ORC 설문 조사의 결과다.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대통령의 자격을 더 잘 갖추고 대선에 임하게 될 것이다. 전직 국무 장관으로서 총사령관의 책임을 더 잘 다룰 것이며, 중산층과 더 잘 통하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미국인들과 시각이 더 잘 일치하는 것으로 널리 간주된다'고 한다.

이것은 좋은 징후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성장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성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하고, 비난하고 성 차별적 생색에 의지하지 않고 공정한 경기장에서 여성을 만나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세계적 불안정 속에서 힘, 경험, 열정을 지닌 여성이 이미 위대한 우리 나라를 이끌 때가 되었다. 전문가들이나 일부 공화당 후보들이 그걸 두려워한다면, 그들은 그냥 미소나 더 지어 보는 건 어떨까.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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