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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4살 의붓딸 암매장' 용의자 안씨 검찰 송치 : 친딸도 상습폭행

  • 허완
  • 입력 2016.03.28 10:00
ⓒ연합뉴스

경찰이 친모의 가혹행위로 숨진 의붓딸(사망 당시 4세)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38)씨에게 사체유기, 상습폭행, 상습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 청원경찰서는 28일 오후 숨진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구속된 안씨의 사건을 28일 오후 2시께 검찰에 송치했다.

안씨는 2011년 12월 25일 오전 2시께 아내 한모(36·지난 18일 사망)씨와 함께 숨진 의붓딸 안양의 시신을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양은 이보다 4일 앞선 같은 달 21일 친모인 한씨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어 숨진 뒤 4일간 집 베란다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 한씨는 출산 후 보호시설에 위탁 양육 중이던 안양을 2011년 4월께 집으로 데려온 뒤 가정에 소홀한 남편 등과 갈등을 빚자 같은 해 8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딸을 굶기고 온종일 베란다에 내버려두는 등 학대해오다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은 지난 3월 17일 3년째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동주민센터 직원이 안씨의 변명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구속된 안모(38)씨가 22일 오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기위해 충북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씨는 숨진 딸을 5년 전 암매장하고도 '외가에 있다', '고아원에 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친모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신의 집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씨는 "아이가 잘못된 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안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굴착기, 수색견, 방범순찰대, 지표면 투과레이더(GPR) 등까지 동원해 안양의 시신 수색에 나섰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은 친모 한씨가 남긴 일기형식의 메모장과 휴대전화 내 메모장 기록, 병원진료 기록, 거짓말탐지기 검사, 프로파일러 조사, 최면수사 등을 토대로 안씨 부부가 안양을 상습 학대·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계부 안씨는 아내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친딸(4세)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런 안씨에게 사체유기 외에도 아내와 자녀를 폭행한 상습폭행 및 상습상해, 안양을 학대한 아동복지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친모 한씨에 대해서는 폭행치사와 사체유기, 상습폭행, 상습상해, 상습협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 6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여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대적인 수색에도 안양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록 시신은 찾지 못했지만 계부의 자백, 친모의 메모장 등을 토대로 혐의 입증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곽재표 청주 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이 28일 오전 청원경찰서에서 5년 전 친모의 가혹 행위로 숨져 암매장된 안모(사망 당시 4세)양 사건 수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에서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아는 또 한 사람인 친모 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경찰의 초동 수사가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경찰이 한씨의 신병만 제대로 확보했다면 사건 관련 유일한 생존자인 계부 안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가 번번이 벽에 부딪히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경찰은 한씨가 숨진 당일 오전 10시께 한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막내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만 믿고 귀가 조치했다. 귀가한 한씨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한씨는 참고인 신분이었고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밝혀진 게 있었다면 당연히 체포했겠지만 그때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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