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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연예인 연습생 생활을 경험했던 스텔라 김의 인터뷰(영상)

  • 박수진
  • 입력 2016.03.24 14:42
  • 수정 2016.04.05 08:39
ⓒvimeo/lefilm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에서 트레이닝을 받다가 중단하고 소속사를 떠났던 스텔라 김이 최근 자신이 연습생 생활을 하며 경험했던 것과 그 이후의 자신의 생활에 관해 말했다. 르필름의 인터뷰 프로젝트에서다. 인터뷰는 지난 2월 공개돼 케이팝 관련사이트여러곳에 공유되고 있다.

미국 출신인 스텔라 김은 한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언급된 인물이다. 윤아, 서현 , 수영 등 소녀시대 멤버들이나 카라의 니콜 등 유명 걸그룹 멤버들과 찍은 '친분 사진'들도 유명하다. 커뮤니티에 등장하는 글들을 종합해보면 그는 많았던 소녀시대 후보 소녀들 중에서도 최종 멤버로 가장 유력했던 소수 중 하나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스텔라 김은 당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두 가지 생활을 병행하다 부모의 결정으로 그룹 활동 계약을 하지 않았다.

12분 여로 편집된 이 인터뷰에서 말한 것들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이 내용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깊이 의존하는 한국사회의 '보편적' 미의 기준과, 그것과 강력한 영향을 주고 받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한 것들이다.

1. SM에서 경험한 것: 모두가 보는 앞에서 몸무게를 재는 '프로필 촬영'

"매주 '프로필 촬영'이란 걸 했는데 여러 다른 앵글로 사진을 찍은 후에 너는 이 앵글에서 뚱뚱해보인다, 이쪽으로 돌아봐라, 이런 (평가를) 하는 일이었다."

"무거워 보이는 여자애들을 줄 세운 다음 체중계 위에 올라가게 한다. 그리고 앞의 모두가 보는 가운데 몸무게가 몇인지 말한다. 이 사람들은 그 다음주에 몸무게가 줄지 않았으면 지적당한다. 이것에 굉장히 충격받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자란 미국은 (자기 신체적 특징을) 받아들이라는 문화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몸무게는 단지 숫자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때 한국 연예계는 굉장히 경쟁이 심했고 여자애들은 엄청나게 말라야 했다. 더 잘하거나 더 예쁜 사람들과 늘 비교 당하면서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 더이상 내적인 문제를 겪고 싶지 않았다."

2. 한국에서 경험한 것: 성형수술에 대한 조금 다른 인식

"(그만두게 된) 또다른 큰 이유는 이것이다. 여드름과 트러블이 심해서 피부과를 다니게 됐다. 그런데 거기서는 항상 필러나, 얼굴 작아보이는, 혹은 코를 높이는 수술을 권했다. 당시에 얼굴에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거기에 세뇌당하게 됐다. 어쩌면 해야할지도 몰라. 혹은 해도 괜찮은 것 같아. 다른 사람들도 하니까. 결국은 안하기로 했지만 말이다."

3.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생이 되었지만 경험해야 했던 것: 유명세와 섭식장애

"보통 대학생이 되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돼 새로운 생활을 하는 기분이 들지 않나. 내가 딱 그랬다. 중·고등학교때는 한국을 자주 오가며 전혀 다른 두 가지 생활로 전혀 다른 두 명의 사람으로 사는 느낌이었다. 미국에 오면 공부하는 생활에 적응해야 하고, 그러다 한국에 가면 굉장히 활동적인 생활을 하면서 옷과 메이크업을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생활을 한다. 그 두 가지 생활과 상황에 매번 적응해야 하는 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대학에 갔을 때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 그대로 살자고 결심했다."

"내가 다닌 뉴욕대는 한국인 학생이 많았다. 그중에 누군가 나를 알아봤고, 한국인들 사이에 내가 소녀시대가 될 뻔 했던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학교에서 마주치면 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생각한 것 만큼 예쁘지 않네, 살쪘네, 못생겼네, 그런 말들. 처음 대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에) 친구도 많이 만나고 자주 놀러나갔지만 소문이 퍼진 이후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생활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나한테 말하는 게 진짜 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 섭식장애도 생겼다. 최악일 때는 키가 175 정도인데 40kg 밖에 안나갔다. 외로운 시간이었다."

4. 그 생활이 지금의 삶에 미친 영향

"한국에서 유명한 연예인이 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그리워한 것도 사실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이 계약하지 않은 데 대해 감사하게 여기게 됐다.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아직도 그런 미의 이미지와 사람들의 평가로 괴로워하는 걸 본다. 내가 보기엔 나에겐 건강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섭식장애로 1년 동안 휴학하고 한국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이때 요리책을 사다 집에서 요리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먹는 즐거움을 찾게 됐고 보통 사람처럼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관심사가 이어져 전공도 식품영양학으로 바꿨고, 지금은 음식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뷰티와 관련한 기고를 할 때도 자연스러운 미를 강조하고 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진짜로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 하는 행동은 진짜 내가 아니다. 당신을 당신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야 한다."

한편 인터뷰를 기획하고 영상을 제작한 르필름(lefilm)측은 이메일을 통해 이 인터뷰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그녀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점은 연예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도 똑같이 존중받아야 하고, 우리와 똑같이 그들 모두에게도 우리가 모르는 아픔과 뒷 이야기가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근황에 대해서 궁금해 했던 것만큼, 그녀 또한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한다. 또 "사람들이 진심으로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기르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사람들이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든지,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스텔라 김의 인터뷰 영상 전체는 아래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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