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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여성기를 그리는 것만으로 작은 혁명을 지금 시작할 수 있다(후방 주의)

  • 김도훈
  • 입력 2016.03.23 07:00
  • 수정 2024.03.22 11:08

경고: 이 기사에는 다양한 여성기 이미지가 들어 있으므로 환경에 따라 보기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아마 거의 태초부터, 페니스 그림은 어디에나 있었고 너무나 웃겼다(후자는 최소한 남성들에게는). 첫 밤샘 파티의 기억에는 너무 일찍 잠이 들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에 페니스 그림이 있을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 포함된다. 페니스 실루엣은 선으로 그린 사람이나 스마일 마크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슈퍼배드’ 같은 영화부터 폴 맥카시 등 예술가들의 장난스런 작품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고개를 쳐들어(문자 그대로다) 왔다.

단순화된 페니스 그림은 어디에나 널려 있는 반면, 버자이너 그림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성 성기는 약 37,000년 전 최초의 동굴 벽화에 단순한 외음부의 형태로 등장했으므로 시작은 더 빨랐지만 그 뒤로는 여성기 그림은 어쩌다 한 번씩 나왔을 뿐이다.

물론 예외적 예술도 있었다. 주로 구스타프 쿠르베에곤 쉴레 등의 남성 화가들이 그렸다. 그리고 위대한 조지아 오키프의 멋진 꽃 그림들이 있다. 원래는 성교육 수업에 사용되던 티 코린의 ‘Cunt Coloring Book’이 아마 가장 가까운 예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그린 여성기, 장난스러운 만화 여성기는 어디에 있는가? 반드시 섹슈얼하거나 정치적일 필요도 없는, 여성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있는 초보적인 스케치는 어디에 있는가?

오클랜드의 예술가 스테파니 살리는 여성기 그림의 수호 성인이다. 살리는 굉장히 세련되고 간결한 선으로 담배를 피우고, 마티니를 마시고, 키스를 날리는 여성기를 그렸다. 여성기 그림이라는 점 말고는 과격한 것이 없는 그림들이다. 하지만 꽤나 매혹적이다. 입 막음을 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말이다.

“여성기를 부끄러워하거나 보호하거나 숨기거나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묘사하는 게 내게는 중요하다. 여성기는 내게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다리를 벌린 캐리커처에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성기를 그리는 것이다. 재미있다. 여성들이 매일 같이 상대해야 하는 모든 헛소리들에 내가 대처하는 방식이다.”

살리는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서 자랐다. 집안에 예술가들이 많았고 샌프란시스코의 레종드뇌르 미술관 등에 다녔던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일본 목판화와 중세 태피스트리에 영감을 받은 살리는 11살 때 자신이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렸을 때 나는 거장들을 공부했지만, 그 당시에 거장들은 남성들뿐이라는 걸 깨닫지는 못했다. 그때는 그런 관점을 갖지 못했다.”

이제 27세인 살리는 예술계의 젠더 편향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전복하기 위해 자신이 할 일을 하겠다는 결심이 굳다. “여성들은 예술에 더 많이 대표되어야 한다. 화를 내야 한다. 우리는 예술에서 대표되지 못했고, 그게 정상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다른 업계 – 법률이나 의학 – 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예술과 음악 쪽에서는 아직도 남성들이 완전히 지배하는 게 보통이다. 당신이 바꾸고 싶어하는 예술 그 자체가 되라. 그게 내게 힘을 준다. 이 세상에서 여성 아티스트라는 사실 말이다.”

살리의 작업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모두 여성기를 중심으로 한 멋진 작품들이다. 첫 번째는 ‘크로치 몬스터’(crotch 가랑이)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일반적인 것에 건방지게 구는 의인화된 여성기다. 그리고 난초(orchid)와 여성기(cunt)를 합친 ‘오컨트’가 있다. 조지 오키프의 야한 친척이라고 보면 된다. 벌린 허벅지 사이에 핀 꽃으로, 빈정거리는 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일 예술 영상이 있다. 예술 비평가 제리 설츠가 ‘당신은 천재야’라는 답글을 단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졌다. 영상에서는 특정 과일이 – 블러드 오렌지, 감로 멜론 등 – 중심이 되며, 손가락이 관능적으로 과육을 쓰다듬고 속으로 들어간다. 과일을 보고 있는 것뿐이지만, 손이 천천히 과일을 애무하고 결국 안으로 들어가 과즙이 나오게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당신은 기분이 이상해질지도 모른다.

:과일 영상은 원초적 충동 같았다. 남자친구가 놀다가 내게 과일 반쪽을 주었다. 나는 재미로 그렇게 했다. 나는 사람들을 기겁하게 하는 걸 좋아한다. 과일은 사람들에게 다 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람들은 역겨워하고, 혐오감을 느끼고, 흥분한다.”

살리가 과일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이래, 영상에 등장하는 것은 그냥 과일인데도 인스타그램 측에서 삭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은 직접 과일 영상을 만들어 살리에게 보낸다. 살리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목표다. “이건 내 인기나 유명세를 위한 게 아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너도 할 수 있다고 역마을 주는 것이다. 나는 젊은 여성들이 그림을 더 많이 그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히죽히죽 웃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울거나 놀고 있는 버자이너를 그린다면 더 좋다.

 

허핑턴포스트US의 You Can Start A Small Revolution Just By Drawing A Vagina (NSFW)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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