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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진짜 오바맙니다" : 오바마, 쿠바 코미디쇼에 출연하다

  • 허완
  • 입력 2016.03.21 15:5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쿠바 방문에 맞춰 쿠바의 유명 TV 코미디쇼에 출연, 쿠바 현지 속어를 섞어가며 진행자와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으로 쿠바인 '친구' 들에 인사를 건넸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쿠바 방문에 앞서 쿠바를 대표하는 코미디언 루이스 실바가 진행하는 TV쇼 출연분을 녹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도착에 맞춰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디 캐릭터 '판필로'로 분한 실바로부터 전화를 받는 내용으로 돼 있다.

실바의 콩트 속 역할인 '판필로'는 은퇴한 뒤 무위도식하면서 지내는 어수룩한 노인으로 쿠바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캐릭터다.

약 3분 길이의 영상 속에서 '판필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기간 열리는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탐파베이 레이스 간의 시범경기 때 날씨를 걱정하다가 기어이 '카사 블랑카'(흰 집이라는 뜻으로 백악관을 뜻함)에 전화를 건다.

판필로가 건 전화는 예상치 못하게 집무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바로 연결된다.

백악관에 바로 연결됐을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하게 된 판필로는 "진짜로 오바마가 맞느냐"고 놀라워하며 자신이 쿠바의 판필로라고 소개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도 "TV쇼에 나오는 그 판필로라고?"라고 반문하고서는 쿠바 현지어인 스페인어 속어로 "말도 안 돼, 어떻게 지내느냐"고 안부인사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쿠바 방문을 환영한다는 판필로의 인사에 "나도 기대가 크다. 미국인과 쿠바인은 친구다"라고 화답한다.

"그렇다 아미고(Amigo·친구)가 맞다"고 맞장구를 친 판필로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58년형 쉐보레를 몰고 마중 가겠다", " 공항에서 발이 묶일수 있으니 짐을 너무 많이 가져오지 말라", "숙소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집에서 미셸 여사와 함께 재워주겠다" 등 걱정 섞인 호들갑을 떤다.

쿠바가 50여 년 전 미국과의 국교 단절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영향으로 낙후한 생활 수준을 꼬집은 뼈 있는 농담이다.

영상은 오바마 대통령이 감사를 표하며 "아바나에서 만나요"라는 말로 통화를 마무리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영상을 녹화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NYT는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출연분은 쿠바에서는 21일 저녁 8시 30분 실바의 코미디쇼에서 방송될 예정이며 쿠바인의 약 3분의 2가 매주 월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이 쇼를 시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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