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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21일 13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22일 13시 34분 KST

어쩌면 다른 사람의 똥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모른다

샌 디에이고 – 장래를 생각하는 프로페셔널들의 리더십 컨퍼런스인 ‘니어 퓨쳐 서밋’ 첫 모임에서 테크 사업가 피터 디아만디스는 청중들에게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그 다음 어머니의 모유를 먹은 사람은 계속 손을 들고 있으라고 했고, 이어서 최근 몇 년 간 항생제나 아지트로마이신을 먹지 않았고 큰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은 계속 손을 들고 있으라고 했다. 결국 250명 정도 청중 중 계속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은 몇 십 명에 지나지 않았다.

괜히 시시콜콜 캐물은 것은 아니었다. 디아만디스는 청중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떤지 평가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앞서 말했던 사항들은 장내 박테리아가 건강하고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건들이다. 디아만디스가 약식 조사를 마치자 의료 자선가 리 스타인이 관중 속을 돌아다니며 완벽한 대변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채변 도구를 나누어 주었다.

그들 중 몇 명이나 샘플을 제출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채집된 변은 모두 장내 박테리아가 인체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은 호리호리한 뉴질랜드인 롭 나이트다. 그는 키가 190cm이고 체중은 90kg이다. 그는 체중 문제를 겪어 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나이트는 평생 거의 언제나 비만이었다. 2008년까지는 지금보다 약 27kg 더 나갔다.

나이트는 힘든 노력, 다이어트,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인 게 아니다. 그는 병에 걸렸던 것뿐이다. 나이트는 페루에서 잉카 트레일을 하이킹하다가 심한 병에 걸렸는데, 항생제를 먹은 뒤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 나이트는 식습관과 운동 패턴을 바꾸지 않았으며, 그의 감량은 아픈 동안 탈수로 인한 일시적 체중 감소가 아니었다. 그는 영구적인 그의 체중 감소가 앓던 도중과 치료 후에 일어난 장내 박테리아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트는 미국 최고의 장내 박테리아 학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그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빠른 감량 기간을 장내 박테리아를 통해 관찰하기 위해 매일 자신의 대변을 분석했고, 자신의 연구에서 알게 된 사실로 언젠가 타인들의 감량을 도울 수 있는 일반화 가능한 결론을 얻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화장실 변기에서 내려버리는 물질들이 우리의 삶과 평생의 건강에 이토록 깊은 영향이 있다는 건 놀랍다.”

“나는 체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페루에 가서 식중독이나 심한 위장병에 걸리는 걸 추천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특정 목표를 위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원칙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샌 디에이고의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이끄는 나이트의 말이다.

우리 몸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인간 세포도 있지만, 우리 위장관에는 인간이 아닌 세포가 엄청나게 많이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른다. 장내 박테리아는 아주 양이 많아서 3kg가 넘는 경우도 있다고 나이트는 말한다. 과학자들은 장내 박테리아가 소화부터 뇌까지 우리 인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나이트는 자신이 페루에서 앓았던 이야기를 즐겨 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품은 가능성과 특이성을 함축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내 박테리아 연구는 언젠가 비만, 장 이상, 정신 건강의 치료법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내 박테리아의 영향은 개인에 따라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혈연 관계가 있거나 같이 사는 사람들은 장내 박테리아가 상당히 비슷하면서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나이트의 파트너 역시 함께 페루를 여행하다 앓았고 나이트와 같은 약을 먹었지만 체중은 전혀 줄지 않았다.

니어 퓨쳐 서밋 참석자 중에는 부유한 얼리 어답터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들 중 이미 자신의 게놈 배열을 분석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트는 마이크로바이옴 게놈 분석이 보다 일반화될 것이며, 자신의 게놈보다 마이크로바이옴 게놈 분석이 건강에 대한 활용도가 더 높을 것이라 믿는다.

“항생제에 의해 해로운 균뿐 아니라 이로운 균들도 죽기 때문에,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균이 창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러닉하게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의 최초 치료는 항생제다. 최악의 경우 결장 일부를 수술로 잘라내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인간 게놈을 바꾸는 것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바꾸는 게 훨씬 더 쉽다. 그러나 우리는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일상 생활을 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매일 큰 변화를 준다. 그게 좋은 방향인지 나쁜 방향인지 이해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나이트에 의하면 장내 박테리아는 음식, 수면, 운동, 스트레스, 약, 질병, 대변 이식의 변화에 민감하다. 이런 변화를 개인과 집단의 건강에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장내 박테리아 학자들의 몫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좋을지 알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고 나이트는 묻는다. 원하는 만큼 빨리 감량이 되지 않는다 해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몸을 바꾸고 있다는 걸 알면 좋지 않을까? 나이트는 미래에는 정기적인 장내 박테리아 분석을 통해 이런 것과 그 이상의 일들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균을 보자. 위장 박테리아 감염의 일종으로, 심한 설사와 죽음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항생제 복용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항생제에 의해 해로운 균뿐 아니라 이로운 균들도 죽기 때문에,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균이 창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러닉하게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의 최초 치료는 항생제다. 최악의 경우 결장 일부를 수술로 잘라내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나이트는 서밋에서 대변 이식(건강한 사람의 대변 추출물을 환자의 장에 넣는 것)이 항생제나 수술보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환자에게 더 좋다고 말했다. 임상 실험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관장을 통해 넣어주는 것이 항생제 치료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으며, 수술보다 저렴하고 덜 외과적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의문은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다른 질병은 무엇이 있는가, 이다. 우리가 마이크로바이옴의 문제라는 걸 알아보고 정상으로 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에 영향을 받는 문제들은 염증성 장 질환처럼 관련이 명확한 것도 있지만, 언뜻 보기에 관련이 없어보이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자폐증, 우울증과 같은 병들도 있다.

“우리가 매일 화장실 변기에서 내려버리는 물질들이 우리의 삶과 평생의 건강에 이토록 깊은 영향이 있다는 건 놀랍다.” 나이트의 말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The Healing Power Of Poop May Surprise You'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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