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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의 연설 문법 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높은 인기 뒤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듣기 쉬운 화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로 세 음절이 넘지 않는 짧고 단순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청중들에게 메시지를 또렷하게 전달하고 자신감을 내보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대중 연설에서 구사한 문법과 어휘력은 어느 수준이었을까.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기술연구소는 지난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후보들의 언어능력을 분석하면서 일부 전·현직 대통령 연설문의 어휘와 문법 수준도 함께 분석했다.

조사 대상 중에 문법 수준이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으로 우리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이었다.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게티즈버그 명연설을 남긴 링컨 대통령은 올해 어떤 대선 주자들보다도 높은 수준의 문법을 구사했다.

반면 '문법 파괴'적인 어법과 잦은 말실수로 '부시즘'(Bushism)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문의 문법이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가 5∼6학년 수준의 문법 실력을 갖춘 것으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부시 대통령이 트럼프보다도 한층 '쉬운' 문법을 사용한 셈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문법 수준은 중학교 3학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학교 1∼2학년 수준이었다.

연설에서 사용하는 어휘의 수준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고등학교 2학년 수준으로 가장 높고,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었다.

고급 문법을 사용하는 링컨 전 대통령은 어휘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어휘를 구사해 중학교 3학년 수준이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휘 수준은 중학교 2학년에 해당했다.

연구소는 "문법 측면에서 어떤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도 수준 높은 연설로 꼽히는 링컨 전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를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지금은 낙마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올해 대선 주자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6학년 수준에서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문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의 문법은 초등학교 5∼6학년, 어휘는 중학교 1∼2학년 수준으로 후보 가운데 가장 낮았던 반면 샌더스는 고등학교 1∼2학년 수준의 차원 높은 어휘를 사용했다.

연구소는 다른 후보들의 경우 경선이 진행될수록 어휘와 문법 수준이 점점 평이해진 반면 트럼프는 반대로 후반 들어 갑자기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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