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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철의 초이스] 달갑지 않은 경남의 10주년, 팬들에게 물었다.

최근 경남 FC는 여러 고난을 맞았다. 홍준표 구단주의 SNS 논란을 시작으로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됐고, 이 당시 팀을 이끌던 전 대표이사는 외국인 영입 비리와 심판 매수 혐의가 밝혀져 구속됐다. 최근에는 뒤를 이은 대표이사가 구단 직원을 경남 교육감 소환 허위서명에 동원한 게 밝혀져 또 구속됐다. 경남 FC만을 지지하는 팬들조차도 지치는 게 당연할 만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이 10주년을 맞은 2016년에도 위로받지 못했다.

  • 임형철
  • 입력 2016.03.20 09:00
  • 수정 2017.03.21 14:12

*임형철의 '초이스(Choice)'

축구팬들이 축구를 더욱 재밌게,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전달하는 '임형철의 초이스'

매번 재미있는 주제를 '초이스'하여 팬들의 즐거움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칼럼, 정보글, 인터뷰, 분석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모두 포함합니다.

앞으로 있을 여러 '초이스'를 기대해주세요!

(사진 : 프로축구연맹)

최근 경남 FC는 여러 고난을 맞았다. 홍준표 구단주의 SNS 논란을 시작으로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됐고, 이 당시 팀을 이끌던 전 대표이사는 외국인 영입 비리와 심판 매수 혐의가 밝혀져 구속됐다. 최근에는 뒤를 이은 대표이사가 구단 직원을 경남 교육감 소환 허위서명에 동원한 게 밝혀져 또 구속됐다. 경남 FC만을 지지하는 팬들조차도 지치는 게 당연할 만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이 10주년을 맞은 2016년에도 위로받지 못했다. 누구보다 10주년을 기대했을 팬들이지만, 구단의 미숙한 준비와 부족한 관심, 막혀버린 소통창구만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응원 구단의 10주년을 달가워하지 않게 된 팬들, 경남 팬들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 논란의 시작이 된 이해할 수 없는 '시즌권 디자인'

- 지승현 씨 : "김영우, 서상민, 윤빛가람이나 유스 출신인 이재명, 윤일록 등이 오가긴 했지만, 경남은 팀의 상징으로 남을만한 선수가 지난 10년 사이에 없었다. 그러니 시즌권 디자인에 애를 먹은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시즌권에 꼭 인물을 넣을 필요는 없다. 타 팀들도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엠블럼에 10주년을 뜻하는 문구만 하나 넣었어도 좋은 평을 받았을 것이다. 굳이 인물을 넣어야 했다면 역대 감독을 모두 그려 넣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지 않은가? 경남과 아무 관련도 없는, 아직 1년도 지내지 않은 감독을 10주년 해의 시즌권에 넣은 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 경남 FC 서포터즈 연합회 : "올해 부임한 김종부 감독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경남 FC와 연이 없다. 과거 10년을 돌아보는 차원에서 구단의 영광스런 순간들의 이미지로 디자인했다면 어땠을까? 새 출발을 한다는 의미로도 새길 수 있었을 것이다."

설레는 10주년을 맞은 경남 FC지만, 10주년 해의 시즌권을 공개하자마자 논란이 불거졌다. 시즌권에는 올 시즌 새로 부임한 김종부 감독의 선수 시절 사진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었다. 경남 FC는 계획했던 대로 시즌권을 판매하고 있지만, 팬들의 불만은 풀리지 않았다.

- 이진식 씨 : "시즌권 디자인은 큰 생각을 하지 않은 듯 보인다. 이는 담당 직원, 팀장 등이 모두 축구 관련 구단 일을 해보지 않았던 게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경남과 함께 성장한 유능한 직원들은 모두 타 팀으로 가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 구단 직원들은 정반대다. 구단이 10주년을 맞았음에도 우리 직원들은 여전히 신생구단 직원들 같다."

(출처 : KNN 방송 캡처화면)

#. 특색 사라진 10주년 유니폼, 적극적인 반발로 이어지다.

한때 경남 유니폼이 리그 최고의 유니폼으로 뽑히던 시절이 있었다. 팬들과의 충분한 소통 끝에 나온 결과물에는 구단만의 특색도 잘 반영되어 있었다. 멋들어진 엠블럼에 유니폼까지, 눈이 호강하는 팀으로 불렸던 당시의 경남은 리그에서도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는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10주년 기념 유니폼에는 과거의 경남 유니폼에 반영됐던 구단의 특색도, 팬들과의 소통도 모두 사라졌다. 인근 타 구단과 제법 흡사해 보이는 검은색, 빨강색의 가로 줄무늬 디자인은 팬들조차 어느 팀인지 헷갈릴 정도다. 결국, 창단 10주년 유니폼에 불만을 느낀 서포터즈 연합회가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구단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 지승현 씨 : "믿고 보는 경남 유니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성적은 안 좋아도 유니폼 하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차라리 붉은색 유니폼에 사선만 추가했어도 이 정도 반응은 아니었을 것이다."

- 경남 FC 서포터즈 연합회 : "창단 10주년 유니폼임에도 팬들과의 소통이 없었다. 최근 몇 년간 유니폼에서 보였던 경남의 정체성도 사라졌다. 서포터즈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성명서 발표를 결정하게 됐다."

- 이진식 씨 : "일부 관계자들에 의해 아무 의미 없는 유니폼이 선정됐다. 제대로 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했어야 할 직원들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같다. 연합회의 성명을 지지한다."

(사진 : 경남 FC)

# 기대했던 10주년, 그러나 '이해'와 '소통' 없는 씁쓸한 현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지를 보내며 위태롭던 구단을 지금까지 지탱해온 시간이 어느덧 10년이다. 이 시간의 주역인 팬들이 10주년을 맞아 구단으로부터 받은 보상에는 최소한의 성의도 없다. 1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이하고도 이해와 소통의 부족이 낳은 결과는 안타까울 뿐이다. 서포터즈 연합회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한, 혹은 성명서에 적극 지지를 보낸 팬들은 지금이라도 구단이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올바르게 10주년을 준비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10주년 준비과정에서 찾을 수 없었던 최소한의 이해와 소통이다.

- 경남 FC 서포터즈 연합회 : "창단 10주년이자 구단 통산 400경기인 중요한 홈 개막전을 앞두고도 구단은 오프라인 홍보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구단과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며,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달하려고 한다."

- 이진식 씨 : "도민구단의 한계라고 얘기하기엔 기업구단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 후 더 멋있어진 성남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결론은 관심이 부족한 구단주에 의해 이 모든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싶다. 경남의 주인은 구단주, 프런트가 아니라 경남을 사랑하고 아끼는 팬들이다. 진심으로 다음 대표이사는 '*축잘알' 대표이사가 선임되길, 그리고 '축잘알' 프런트가 경남에서 일했으면 한다. (*축잘알 = 축구를 잘 아는)

- 지승현 씨 : "10주년은 여러 의미가 있다. 그런데 구단은 그 의미 있는 연도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유니폼, 기념 엠블럼, 시즌 개막전 행사...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없다. 구단이 이번 성명서에 뭔가 느꼈기를 바라며 좀 더 팬들과 소통해줬으면 한다. 구단과 팬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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