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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 생활은 전혀 괜찮게 해내지 못한 꽤 괜찮은 남자였다

  • Matthew Fray
  • 입력 2016.03.15 11:52
  • 수정 2017.03.15 14:12
ⓒjupiterimages

그런 기분은 난생 처음이었다.

패닉에 빠졌다. 불안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숨쉬기가 힘들었다. 나는 사람이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아마 우울증이었을 것이다. 내가 인정할 수 없는 식으로 화가 났다. 내가 예의를 차리기 위해 우리에 가둬두는, 가면을 쓴 비밀 분노 괴물이 있었다.

우리의 언어에는 이런 고통을 묘사하는 단어가 없다. 나는 극심한 육체적 고통은 느껴본 적이 있다. 인간은 그런 고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물건을 개발했다. 이건 다른 고통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해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면 이런 느낌과 영원히 싸울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죽고 싶기도 했다. 이렇게 망가진 기분이 들 때는 삶의 좋은 것들을 단 하나도 즐길 수 없게 된다. 나는 자살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멈추게 하고 싶었다.

내면이 망가지면 자기 자신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아니게 되면 내가 다시 자신이 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겁에 질리게 된다.

고작 3년 전인데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가장 잘 기억하는 날은 아들을 유치원에 보낼 준비를 하던 때였다. 아이가 협조하지 않았고, 나는 혼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화가 났다. 그때는 아들을 돌봐주던 우리 가족의 친구인 부인이 차로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곤 했다. 아들은 우리가 며칠 동안 만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우리가 싸웠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 되었지만 아들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아들은 울면서 내 다리를 끌어안았다. 부인은 아들을 내게서 떼어냈다. "얘야, 아빠는 일하러 가셔야 돼. 우리는 유치원에 가야지." 라고 말했다.

아들은 부인에게 끌려가며 내게 팔을 뻗고 "아빠! 아빠!"하면서 울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다. 내 스스로를 어떻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들을 도와주지도 못했다.

그때가 바닥이었던 것 같다.

가슴이 울렁거렸다.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눈물이 떨어졌다. 나는 34세였지만 5살이 된 기분이었다. 흐느껴 가며 나는 내 아내에게 온갖 욕을 했다. 진심도 사실도 아니었다.

망가졌다.

...

이혼은 살면서 겪는 일 중 두 번째로 스트레스가 심한 일이다.

우리의 뇌와 마음 외의 유일한 척도인 HRS(Holmes and Rahe Stress Scale) 척도에 의하면, 이혼은 부모나 아이의 죽음, 투옥, 암 발병 등 정말 나쁜 일들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이혼보다 더 스트레스가 심한 유일한 사건은 배우자의 죽음이다. 사별의 감정적 파탄을 얕잡아 보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마저도 일부 아빠들에겐 이혼에 비해 한 가지 작은 장점이 있다. 다른 남자가 아내와 섹스하는 동안 몇 달, 몇 년을 슬픔과 분노, 충격 속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혼은 힘들다. 나는 이혼 과정에서 백 번 정도 울었다. 결혼은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결혼 서약은 진심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결혼이 파탄나기 전까지는 내가 제 정신인지, 내가 감정적으로 안정적인지 의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결혼을 깨는 것은 한 순간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순간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은 가끔은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는 엄청난 극적인 순간이 있어서 결혼이 깨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시에는 결혼에 균열과 불안정을 일으키는 줄도 몰랐던 수많은 자잘한 일들 때문이다.

이혼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란 정말 드물기 때문에 무서운 일이다.

...

나는 꽤 좋은 남자였는데 결혼 생활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나는 진정 어려움을 겪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조금은 버릇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조금 이기적이고, 조금 스스로가 정당하다고 믿었고, 조금 순진했다. 굉장히 무지했다. 그리고 그런 남자들에게 그렇듯이 이혼이 일어났다.

끔찍했다. 내가 겪어 본 최악의 일이었다.

그러나 내가 얻은 것도 있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여러 번 도는 동안 인생은 당신에게 이것저것을 주기 때문이다.

관점. 지혜. 기회.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가 치유되는 경험. 성장. 용서하고 용서 받는 기분. 불편할 때의 사랑.

그리고 나는 예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다.

더 크고 강하다.

모든 중요한 면에서.

허핑턴포스트US의 'I Was A Pretty Good Guy Who Was Pretty Bad At Marriag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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