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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13일 09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3월 14일 14시 12분 KST

알파고를 응원합니다

계산을 빨리하는것, 바둑을 잘 두는것, 화려한 기술을 가지는 것,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질이고 궁극적 목적이라면 인공지능은 사람의 설 자리를 위협하는 괴물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적어도 인간의 존재의미는 그것보다는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동차와 달리기를 해서 이길 수도 없고 총이나 칼보다 강하지도 못하지만 목숨을 걸고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끔찍한 고통 앞에서 정의를 수호하기도 한다. 우리가 서둘러 해야 할 것은 기계와의 경쟁이나 그것에 대한 대비가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원래의 것을 찾는 것이다. 나는 알파고 혹은 더 진화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환영한다. 그것은 착각 속에 빠진 인간들에게 진정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연합뉴스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쇠돌9단에게 승리를 확정했다.

사람들은 기술의 발달에 환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 듯하다.

사실 인간은 컴퓨터와의 바둑에서 결국은 이길 수 없다.

바둑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오묘한 수들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지 인간의 입장에서일 뿐이다.

바둑에는 250150개 정도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컴퓨터의 입장에서는 시간의 문제이지 어쨌든 계산 불가능한 영역은 아닌 것이다.

이번 대국에서는 그나마 인간이 4시간 정도는 버티고 항복을 하지만 몇 년만 더 지나면 더욱 발달한 컴퓨터에게 도전하는 것조차 무모한 일이 될 것이다.

체스나 장기가 정복된 것까지 가지 않더라도 마치 인간최고의 암산고수가 싸구려 계산기도 못 이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 아닐까?

첫날의 대국에서 해설자들은 알파고의 한 수, 한 수를 실수라고 장담하기도 하고 역시 한계가 있다는 둥 비웃음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인간이라면 절대 두지 않았을 수, 정석에 반하는 수라는 표현 끝에는 바둑학원이라면 혼이 났을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도저히 패배의 원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그들의 발언은 어쩌면 수천년 동안 내려온 바둑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강력한 권위나 해묵은 전통은 새로움을 받아들인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고 그거슨 결국 커다란 변혁과 획기적인 발전을 수용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가장 큰 숫자는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최고란 원래부터 없는 것인데 스스로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착각 속에 머물러 있는것 같다.

바둑은 결국 이기는 것이 정석이고 알파고는 상식의 파괴와 다름의 인정만이 획기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 것이다.

이제는 알파고의 한 수, 한 수를 새롭게 인정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고 배워보려는 자세를 가지는 해설자들의 반응에서 바둑의 전에 없던 발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많은 부분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 주거나 충돌을 방지해주는 센서들이나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들은 대부분 큰 의미에서는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영화의 영향인지 사람들은 알파고에게 악당이나 괴물로봇을 투영해서 보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이란 단어에서 말하고 있듯이 어디까지나 그것도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진화의 방향도 사용의 목적도 사람의 의지와 통제를 벗어날 수는 없다.

줄기세포나 복제인간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인권의 존엄이나 인간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기술은 나른의 안전장치 안에서만 계발되도록 적절한 조치들을 만들어왔다.

자동차는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는 거대한 괴물 쇳덩이이기도 하지만 도로와 규정들 안에서는 누구나 통제가능한 편리한 수단이 된 것처럼 말이다.

다이너마이트나 핵이 우리에게 두려움으로 작용하는 것은 그 기술의 원천적인 의미가 아니라 인간의 욕심 때문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간이 설 자리가 없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는데 난 이부분이 가장 큰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에 대한 나의 무지에서 기인한 오만일 수도 잇겠으나 로봇은 인간을 최대한 모방할 수는 있어도 똑같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신을 닮았어도 신이 될 수는 없는것처럼 말이다.

다시 정확히 말하면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은 침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계산을 빨리하는것, 바둑을 잘 두는것, 화려한 기술을 가지는 것,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질이고 궁극적 목적이라면 인공지능은 사람의 설 자리를 위협하는 괴물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적어도 인간의 존재의미는 그것보다는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동차와 달리기를 해서 이길 수도 없고 총이나 칼보다 강하지도 못하지만 목숨을 걸고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끔찍한 고통 앞에서 정의를 수호하기도 한다.

우리가 서둘러 해야 할 것은 기계와의 경쟁이나 그것에 대한 대비가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원래의 것을 찾는 것이다.

나는 알파고 혹은 더 진화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환영한다.

그것은 착각 속에 빠진 인간들에게 진정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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