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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5년이 지났다

  • 김병철
  • 입력 2016.03.13 06:24
  • 수정 2016.03.1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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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오는 15일로 만 5년이 된다.

올해 2월27일부터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일부가 임시 휴전에 돌입했지만, 간헐적 충돌에 따른 사망자는 지금도 속출하고 있다.

오랜 기간 정부군과 반군 내전으로 수니파-시아파 간 종파 갈등도 심화하면서 '승자 없는 내전'의 끝은 국가 분리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리아 유혈 사태는 2011년 3월15일 시리아 남부의 소도시 다라에서 처음 벌어진 민주화 시위로 촉발됐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남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다라에서 '아랍의 봄'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담벼락에 '우리는 정권 전복을 원한다'는 낙서를 한 게 발단이 됐다.

시리아 경찰은 곧바로 낙서를 한 학생 15명을 찾아내 체포·구속했고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초반의 소규모 반란은 시리아 정부의 탄압 속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무장 항쟁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화 바람과 반정부 세력의 무장 투쟁은 40년 넘게 독재 체제를 유지한 알아사드 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이후 지금까지 시리아는 언제 끝날지 모를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시아파 소수 분파인 알라위파가 권력을 장악한 알아사드 정권은 현재 반쪽 짜리 정권으로 전락했다.

정권 붕괴 위기설까지 나왔던 알아사드 정권은 작년부터 러시아와 이란 등 우방의 전폭적 군사적 지원을 받아 반군에 역공을 펼치는 양상이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 타도를 목표로 삼은 알누스라 전선 등 일부 반군 세력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시리아 중북부 지역을 장악한 채 여전히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정부와 온건 성향의 반군이 미국-러시아 주도의 휴전 합의를 따르기로 했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IS 격퇴를 명분 삼아 시리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5년간 사망자와 난민 수도 급격히 늘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금까지 내전으로 숨진 시리아인은 25만 명이 넘었다. 내전과 봉쇄, 가난, 배고픔에 지친 400만 명 이상이 시리아를 떠났다. 유럽행을 시도하다 익사한 시리아인도 2천 명을 넘어섰다.

시리아 내에서도 국민 절반가량인 1천100만 명이 고향을 등지고 난민 신세가 됐다.

알아사드 정권이 언제까지 집권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시리아 내 IS 세력마저 입지를 서서히 굳히면서 시리아 전역에서 실질적 내전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내전을 종식할 확실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현재 시리아 정권의 주축인 알라위파와 국민 다수인 수니파가 각각의 국가를 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알라위파는 다마스쿠스와 서부 해안도시 라타키아를 중심으로 시리아 전체 인구의 불과 11%를 차지하지만, 그 나머지 대부분은 수니파다.

게다가 시리아의 권력 구조가 이집트나 튀니지 등 다른 아랍국가와 달라 당장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금도 군부와 집권당인 바트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전선과 세계적인 테러단체로 지목된 IS가 시리아 정부를 겨냥해 결사항전 태세를 보이면서 궁극적 휴전을 성사시킬 역학 관계 역시 복잡하게 꼬인 형국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시리아 내 종파 간 갈등도 더 깊어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집트 카이로아메리칸대학(AUC)의 케빈 쾰러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시리아 내전은 정부군이나 반군이나 압도적인 힘의 우위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외국의 군사적 개입도 내전을 궁극적으로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쾰러 교수는 이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화합할 가능성도 작아지는 만큼 분할 시나리오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이 주도하는 시리아 평화 협상은 오는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협상에 온건 성향의 주요 반군 대표단은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시리아 정부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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