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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지역언론이 조명한 박병호의 MLB 적응기

  • 허완
  • 입력 2016.03.12 06:15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앞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에 비해 사교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항상 겸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로 호감을 느끼게 하는 선수다.

미네소타 지역지인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12일(한국시간) '고향에서 먼 곳에서 고향처럼 느끼는 박병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네소타 클럽하우스에 빠르게 스며드는 박병호를 조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병호에게 언어 문제는 큰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에서 박병호의 맞은편 라커를 쓰는 글렌 퍼킨스는 "내 생각에 박병호는 그가 실제로 말하는 것보다 훨씬 영어를 잘 아는 것 같다"며 "박병호는 그곳에 앉아서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해가고 있다. 그는 정말로 스마트하다"고 평했다.

브라이언 도저 역시 박병호가 빠르게 팀 문화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저는 "지난 1월 말 팬 페스티벌 때만 해도 박병호는 우리와 어울리는 것을 다소 어색해했다. 말도 별로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여기에서 그는 빠르게 자신을 개방했다"고 했다.

도저는 "우리는 그가 이곳 일부라고 느끼도록 노력했고, 그도 이제는 우리 중 하나라는 것을 안다. 우정이라고 해도 좋고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며 "그는 재미있고,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정말로 끝내 준다"고 덧붙였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에도 외국인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소통하려고 노력했던 박병호는 미네소타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콩글리시'로 말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나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가 뭔가를 얘기하면 팀 동료는 무슨 말인지 알아챈다"고 말했다.

폴 몰리터 감독 역시 "박병호는 예전만 해도 대답이 단답형으로 끝났는데, 이제는 단어를 이어붙여서 말하려고 애쓴다"며 "그는 놀라울 정도로 잘해나가고 있다"고 칭찬했고, 전 감독이었던 톰 켈리 역시 "그는 잘 듣고 금방 이해한다"며 "그에게 두 번 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이 주목한 것은 박병호가 한국에서는 두 차례나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정도로 최고의 인기 스타였음에도 거만함은 전혀 없이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매체는 박병호를 취재하기 위해 온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사생활 노출과 주목받기를 꺼리는 박병호의 일면을 소개한 뒤 이처럼 삼가는 듯한 박병호의 태도가 아마 미국에서 '배트 플립(스윙 후 배트를 던지는 행위)'을 자제하는 배경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병호의 인성을 소개한 이 매체는 이어 4년간 1천2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의 예상 성적에 대해서도 관심을 이어갔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일부 전문가들은 박병호가 한 시즌에 20~40개의 홈런을 쏘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박병호의 성적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테리 라이언 단장 역시 "일단 박병호가 브레이킹볼과 체인지업, 스플리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긍정적이지만 너무 앞서나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박병호 역시 마찬가지다. 박병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치를 낮추려고 애쓰고 있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은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를 배우고, 메이저리그 경기에 편안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시즌과 그 이후에는 진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가 미국 문화와 팀 문화에 거부감 없이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하며 퍼킨스의 말도 인용했다.

퍼킨스는 "박병호는 편안해 보인다. 부담 없이 긴장을 빼고 야구를 하고 있다.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며 "클럽하우스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것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다른 새로운 팀 동료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미네소타의 에이스인 필 휴즈는 박병호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ABC 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인 '더 배철러'(The Bachelor)'를 시청한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로 알려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휴즈는 먼저 박병호를 초대한 사실이 국내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박병호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휴즈는 다음에 박병호를 초대할 때는 김치를 대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박병호가 고향처럼 느낄 수 있도록 김치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Park experiences Twins Media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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