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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만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오해가 있었다'

  • 허완
  • 입력 2016.03.12 05:24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 Ban Ki-moon listens during a press briefing at the presidency in Ouagadougou, Burkina Faso, Thursday, March. 3, 2016. The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 says he is deeply concerned by attacks by extremists in Burkina Faso and the region, urging a global response. (AP Photo/Theo Renaut)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 Ban Ki-moon listens during a press briefing at the presidency in Ouagadougou, Burkina Faso, Thursday, March. 3, 2016. The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 says he is deeply concerned by attacks by extremists in Burkina Faso and the region, urging a global response. (AP Photo/Theo Renaut) ⓒASSOCIATED PRESS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환영한 것은 양국 정부의 해결 노력에 박수를 보낸 것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로 해명했다고 면담에 동석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가 전했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일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다는 반 총장의 성명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면담이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동석한 가운데 30여분 진행된 면담에서 반 총장은 환영 성명을 낸 취지가 잘못 알려졌음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환영한 것으로, 합의 내용을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반 총장께서 너무 환영해 줘 놀랐다"면서 "유엔의 메커니즘을 이용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자문해 줬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환대에 길 할머니는 뼈있는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고 윤 대표는 덧붙였다.

길 할머니는 반 총장으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못들었다"고 답했으며, 소감이 어떻느냐는 질문에 "소감도 별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표는 "할머니가 시차 때문에 졸음이 몰려 온 데다가, 반 총장께서 따뜻하게 대해 주시니까 말씀을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길 할머니를 만나자마자 손을 잡고 과거 외교부 장관 시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나눔의 집을 두번 방문했던 이야기 등을 한 뒤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통을 널리 알리는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날 면담에서 윤 대표는 정대협을 비롯한 30여개 국제인권단체 명의로 된 요청서를 반 총장에게 전달했다.

요청서에는 한·일 양국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유엔이 위안부 진상 조사에 나서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진상조사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윤 대표는 전했다.

반 총장은 지난 1월 정대협이 항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한 답신을 이날 정대협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답신에서도 반 총장은 양국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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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안부 #반기문 #일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