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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에 유력한 식당은 어디일까?

116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식당평가서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 서울편(레드)이 올해 안에 발간된다.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쉐린 코리아 쪽은 아시아에서 일본 도쿄(2007년), 홍콩(2009년), 싱가포르(2016년)에 이어 서울편이 네번째로 발간된다고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는 무엇?

<미쉐린 가이드>에는 식당평가서인 레드가이드와 여행 위주 정보를 담은 그린가이드가 있다. 1990년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 타이어가 여행자를 위한 식당, 숙소 정보를 담은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면서 시작된 <미쉐린 가이드>는 현재 26개국에서 출간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부여하는 별점을 받은 식당은 몇달간 예약이 밀릴 정도로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고, 요리사는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해당 국가와 도시는 세계적으로 미식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인정받는다.

평가단은 맛을 평가해 별 1개(요리가 훌륭한 식당), 별 2개(요리가 훌륭해 찾아갈 만한 식당), 별 3개(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맛 여행을 기꺼이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를 매기고, 가성비가 높은 대중식당에는 미쉐린 타이어의 캐릭터 비벰덤이 입맛을 다시는 모양인 ‘빕 구르망’을 부여한다. 식당의 서비스와 분위기, 인테리어, 기물 등의 평가에는 포크와 나이프 1~5개를 부여한다. 예컨대 맛은 훌륭하지만 서비스가 엉망인 식당은 별 3개와 포크와 나이프 1개를 받는 식이다. 미쉐린 그룹 직원인 심사단은 암행평가로 유명하다. 이번 서울 식당 심사단에는 한국인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심사단 인원, 심사기간, 발간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미쉐린 그룹의 베르나르 델마스 부사장은 “한식은 길거리음식부터 궁중음식,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채롭다. 한류의 확산으로 한식의 세계적인 인기는 매우 높다”며 “한국의 높은 미식수준을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간 배경을 말했다.

미쉐린 코리아의 김보형 사장은 맛의 평가 기준에 대해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의 풍미와 완벽성,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의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과 지속성 등 5가지”라고 밝혔다.

미쉐린 별 2개를 받은 미국 뉴욕 레스토랑 ‘정식’의 음식

‘미쉐린 별’을 따려면?

반짝이는 ‘미쉐린 별’를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미국 뉴욕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 별 2개를 받은 바 있는 임정식 셰프는 “손님의 본질적 욕구인 맛과 서비스를 충족시키면 된다”고 말한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미쉐린 별 3개를 받은 식당 ‘아수르멘디’의 에네코 아차 셰프는 “셰프의 철학이 묻어난 음식으로 감동을 줘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전한다.

암행방문이라 해도 영화 <더 셰프>처럼 심사위원을 알아볼 수는 없을까? 미쉐린 별 2개를 딴 도쿄의 한식당 ‘윤가’의 주현철 부사장은 “깔끔한 유럽풍 슈트를 입은 프랑스 남자와 일본 남자가 왔는데 단박에 의심이 갔다. 식사를 마치고 프랑스인은 가고 일본인이 ‘레드 명함’을 주면서 인터뷰 요청을 했다”고 회상했다.

국내 외식업계 반응은?

<미쉐린 가이드>를 바라보는 외식업계 시선에는 긍정과 우려가 섞여 있다. 서울 이태원동 ‘엔드 다이닝’을 운영하는 장진모 셰프는 “외국 푸디(식도락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먼 여행에 나서는 이들)의 방문이 늘 것”이라며 “비용이나 수익 등에 매달리지 않고, 요리사들이 하고 싶은, 창조적인 자신만의 음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강남에서 파인 다이닝(고급 정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셰프는 “파인 다이닝은 한국의 미식가들로만 운영이 힘들다”며 “쿡방, 먹방으로 거품 낀 셰프 세계가 이번 출간을 계기로 실력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봉피양’, ‘벽제갈비’ 등을 운영하는 벽제외식산업개발의 김영환 회장은 “그들(프랑스인)이 짧은 시간 동안 긴 역사를 가진 우리 된장, 간장, 복잡한 한식의 조리 과정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연복 중식 셰프는 “식문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도 생기므로 환영할 일”이라면서 “나는 별 점을 줘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의 스타일이 사라지고 <미쉐린 가이드>의 기준만 좇게 될 것이 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별점 스트레스트도 싫다”고도 했다. 과거 별 3개를 받았다가 2개로 떨어지는 바람에 자살했다는 프랑스의 어느 유명 셰프의 일화는 유명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식가인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미쉐린 가이드>는 한국에서 뿌리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프랑스 등 유럽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한식에 자국 기준을 적용한다면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한국에선 프랑스나 일본과 달리 식당이 금방 문을 닫아 역사가 오래된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 바로 그 이유다.

‘2016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5위를 한 ‘밍글스’의 음식.

‘미쉐린 별’ 받을 식당은 어디?

그럼에도 외식업계는 들썩거리고 있다. 신라호텔 등 유명 호텔의 고급 식당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다담’ 등 고급 식당들도 대책을 마련중이다. 프렌치 식당 ‘삐에르 가니에르’를 운영해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호텔은 오는 8월까지 홍콩, 일본 등에서 미쉐린 별점을 받은 7명의 셰프를 초청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어디가 반짝거리는 별을 받을 것인가? 업계 전문가들은 ‘2016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 든 ‘밍글스’, 이미 뉴욕에서 별을 획득한 셰프 임정식이 운영하는 ‘정식당’, 신라호텔의 ‘라연’ 등 10여개의 레스토랑을 거론한다. 이 레스토랑들은 이미 ‘레드 명함’을 받고 인터뷰에 응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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