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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고리 원자력발전소 방사선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한겨레

1993년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물질 연간 배출량이 선진국 대비 최대 1천300만배 높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환경운동연합이 밝혔다.

환경운동연합과 국민의당 최원식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과학위원회의 2000년 방사능 피폭 보고서(United Nations Scientific Committee on the Effects of Atomic Radiation Vol 1 UNSCEAR 2000)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제출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리원전 1∼2호기의 1993년 기체 요오드 131의 연간 배출량은 13.2GBq(기가 베크렐)이었다.

이는 1994년 미국 사우스 텍사스 원전 1∼2호기의 배출량보다 1천300만배 높은 수치다. 아울러 당시 가동하던 전 세계 원전 430여기 중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들은 이러한 이상 수치가 나타난 배경을 당시 고리원전 1∼2호기에서 발생한 핵연료봉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한수원 자료에는 사고 발생 기록은 없지만, 1992∼1993년 고리 2호기에서 발견된 결함 연료봉 수량은 494개였다. 한수원은 연료봉 손상은 사고로 보지 않고 있다.

이들은 1979년 고리 원전 1호기의 액체 요오드 131 연간 배출량도 81.6GBq이었다는 사실을 한수원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1979년 다른 국가 원전의 배출량 자료가 없어 1990∼1997년 사이 기체 요오드 배출량과 비교한 결과, 이 시기 최대치보다 6배가 더 많은 양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두 시기에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양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의 분석 결과, 1980∼1981년, 1992∼1993년 시기 이 지역에서 갑상선암 환자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자료가 이 지역에 살다가 갑상선암에 걸린 주민 592명이 원전 운영사의 배상책임을 물으려 제기한 소송에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는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의 피폭량이라며 지역주민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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