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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아동 학대와 살해 사건이 급증한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6.03.10 11:34
  • 수정 2016.03.18 08:22

학대당하고 버려진 7세의 신원영 군을 찾지 못한 지 20일이 지났다.

관련기사 : 경찰이 도움을 구하려 학대받고 버려진 아이의 신상을 공개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10일 실종경보에 따른 후속조치로, 계모에게 버림받은 신원영(7)군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지난 2월 10일 경 경기도 광주에서는 두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40대 여성이 큰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했다.

대구에서는 재혼한 20대 초반의 동갑 부부가 자녀 4명에게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상습 폭행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에서는 20대 동갑내기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을 포함해 올해만 3건의 아동 학대사건이 일어났다.

하루가 멀다하고 아동학대, 더 끔찍하게는 시신 유기 사건이 뉴스를 장식한다. 아동학대 사건이 2016년에 급증한 이유는 대체 뭘까?

장기 결석 아동에게 관심을 돌리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12월 12일 인천의 빌라에 감금된 11살 소녀가 아버지의 학대와 굶주림을 피해 맨발로 탈출하면서 당국의 장기 결석 아동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각 시도 교육청과 지원청을 중심으로 장기 결석 아동 전수조사에 들어가자 세태가 드러났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참혹한 사건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뉴스원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의 한 야산에서 A양(사망 당시 7세) 시신 유기사건, 목사인 아버지 이모씨(47)가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실종신고만 한 채 집에 11개월간 방치한 사건, 7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사망하자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후 냉동실에 4년여간 보관해온 엽기적인 사건 등이 '장기 결석 아동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한다.

7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사망하자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후 냉동실에 4년여간 보관해온 엽기적인 최모씨(34)도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아들 최군이 평소 거짓말을 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폭행·학대해왔다. 2012년 5월 이후에는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뉴스원(3월 10일)

관대한 처벌

그러나 아동 학대 사건은 '가족 관계상의 문제'로 치부 받고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이라 처벌이 가볍다. 문화 신문에 따르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아동학대 사건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기도 한다고 한다.

법원은 실제 2세 입양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울산 계모 사건’이나 8세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칠곡 계모 사건’ 등은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무겁게 처벌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동생의 돈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옷걸이와 드럼 스틱으로 9세 아들을 때린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같은 해 9월에는 친구 머리를 식판으로 때리며 장난쳤다는 이유로 교실에서 원아들을 식판과 주먹 등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문화일보(2015년 12월 24일)

평택 지역에서 실종된 신원영(7)군의 학대 피해사진.

학대의 대물림은 심리 사회의 복합적 요인

연합뉴스는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극단적인 아동학대 범죄가 '학대의 대물림'과 같은 부모의 경험과 정서 상태, 빈곤 등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정 인하대 아동학과 교수는 10일 "과거에는 가족, 이웃, 지역사회와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지만 고립·단절된 가족이 급증한 현재는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는 영국, 미국, 호주 등 여러 선진국이 공통으로 겪은 일종의 과도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부모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자녀양육에 대한 기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르치고 부모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무고한 아이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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