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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고전하는 대구에 박근혜 대통령이 간다?

  • 허완
  • 입력 2016.03.10 11:28
  • 수정 2016.03.10 11:37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총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이뤄진 이 방문은 새누리당 안팎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소위 '진박' 후보들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엑스코)를 둘러본 뒤 대구 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참석한 이 세 곳은 각각 대구 동구갑, 북구갑, 수성갑에 속하는 지역이다.

뷰스앤뉴스는 "이들 지역은 공교롭게도 '진박 후보'들이 고전을 하거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라고 전했다.

대구 동구갑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진박') :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류성결 의원에게 밀리고 있음

대구 북구갑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진박') : 현역 권은희(새누리당) 의원에게 열세

대구 수성갑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크게 열세

이들 말고도 대구에는 일명 '진박 어벤저스'가 있다.

지난 1월21일 대구 남구 대명동 식당에서 대구에 출마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중남구),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구갑),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동구을),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서구),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북구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군) 등이 모였다. 이들은 “대구 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으로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유명한 대구의 ‘진박 6인 회동’이다. 이들은 ‘진박 어벤저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겨레 3월4일)

그러나 '진박' 후보들은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세시대'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꿋꿋하게 밀어 온 '진박 마케팅'이 무색할 정도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박들의 성적은 딱히 좋지 않다. 박 대통령이 내리 4선(대구 달성군)을 지낸, 대표적 텃밭 대구에서조차 그렇다. 12개 지역구 중 6곳에 자칭타칭 진박들이 내려가 있지만 이들은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2~4위에 그치는 등 ‘진박 돌풍’에 실패했다.

특히 최근 유출파문이 불거진 여당 내부조사에서도 1위를 한 진박은 단 1명뿐이었다. (노컷뉴스 3월6일)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대구를 방문했을 때 지역구 현역 '비박계' 의원들을 부르지 않은 바 있다. 이는 곧바로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이 퍼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새누리당은 공천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공천 살생부' 파문에 이어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 여론조사 유출 논란, 김무성-이한구 충돌 등.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암묵적 지원유세'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런만큼 박 대통령 대구 방문은 그 자체 만으로도 대구에 출마한 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출신 진박 후보들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다. 게다가 대구에 출마한 대부분의 진박 후보들이 각 지역구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구행은 이런 판세를 뒤집기 위한 암묵적 지원으로 새누리당에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향신문 3월10일)

이 때문에 이번 대구행이 사전 여론조사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현역 비박계 의원에 진박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오자 측면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의 여왕'으로 통했던 박 대통령이 과거 지원 유세에 나서면 즉각 효과가 나타난 전례가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 3월10일)

반면 청와대는 '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취임 3주년을 맞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는 "제조업 혁신지원에 선도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대구·경북센터를 찾아 창조경제 성과 확산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구센터가 17개 센터 중 가장 먼저 설립된 데다,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3월10일)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경북 안동으로 옮긴 경상북도 신청사의 개청식에 참석했다. 머니투데이 the300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진박' 예비후보들이 '총집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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