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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이 판자촌 거주민보다 자살률이 30%나 높은 이유

  • 원성윤
  • 입력 2016.03.10 09:10
  • 수정 2016.03.10 09:18
ⓒgettyimagesbank

김영욱 세종대 교수(건축학)와 김주영(세종대 박사수료)씨가 도시설계학회지(2016년2월)에 발표한 '영구임대아파트와 판자촌의 공간구조와 자살률 비교' 논문(2007~2011년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한 구에 속한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연간 자살자수 39.21명)이 판자촌 주민(29.84명) 보다 30%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가. 연구진은 영구임대아파트와 판자촌의 내ㆍ외부의 공간 네트워크의 연결성 여부가 자살률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영구임대아파트에서는 이웃 간의 교류가 이뤄져야 할 공간에서 공간 네트워크상의 통합성이 약하게 나타났고, 주거동 뒷길이 막다른 길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판자촌의 경우 외부에서 마을 내부 공간까지 주변 공간을 단계적으로 연결하는 ‘연계성이 좋은 공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웃·주변과 격리된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률을 높인다는 이야기다. 판자촌 거주민들은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에 비해 소득수준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웃 주변과의 연결성이 높기 때문에 자살률이 높지 않은 것이로 나타났다.

실제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차별하거나 일이 벌어지고 있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임대 아파트 거주민이 사는 동에 승강기를 미설치하거나 펜스를 쳐서 일반 분양 아파트 단지를 쓰지 못하게 하는 등의 일도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임대아파트인 '휴먼시아' 거주민들에게 '휴거'(휴먼시아 거지)라고 부르는 일이 보도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논문을 쓴 데 대해 "자살문제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사회적ㆍ경제적 요인과 공간적 특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자살영향요인을 개인의 경제적 배경과 주거환경의 관점에서 볼 때, 저소득층의 주거환경과 자살문제는 심도 있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 교수는 "임대주택 단지를 계획할 때 사회적관계망의 형성에 유리한 공간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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