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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이 조 샐다나가 주연한 '니나 시몬' 전기 영화 예고편을 보고 분노하는 이유(동영상)

조 샐다나의 니나 시몬 전기 영화의 예고편이 수요일에 공개되었다. 트위터의 흑인들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1분짜리 티저에는 특별할 것은 없지만, 격렬한 반응이 나온 것은 조 샐다나가 얼굴을 검게 칠했기 때문이었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샐다나가 짙은 갈색 메이크업을 잔뜩 하고 가짜 코로 보이는 것을 달고 나온 것에 대한 경악을 표현했다.

…나는 ‘니나’ 예고편을 끝까지 보기도 힘들었다. 그걸 보니 몸이 아팠다. 이건 니나 시몬이 상징했던 흑인성을 기리는 방법이 아니다.

컬러리즘이 노골적이었고… 이 트레일러에서 니나다운 것은 조금도 보지 못했다.

[주: 컬러리즘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피부색으로 차별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남성 흑인 래퍼의 뮤직비디오에 비교적 피부색이 밝은 흑인 여성들이 주로 등장하는 것 등이다.]

2012년에 샐다나가 캐스팅되었다고 발표된 이래 이 영화에 대한 항의가 있었다. 여러 흑인들은 피부색이 짙은 시몬을 연기하기에 샐다나는 피부색이 너무 밝다고 불평했다. 시몬은 왕성하게 활동하며 짙은 피부와 아프로 헤어의 아름다움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얼굴을 검게 칠한 샐다나의 촬영장 사진이 유출되자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그렇지만 초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샐다나와 제작자들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했다. 샐다나는 자신이 이 영화를 ‘내 시스타와 브라다들을 위해 만드는 것이고, 내가 이것이 아니다, 저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샐다나가 분한 영화 속 니나 시몬

니나 시몬

그 뒤 몇 해 동안 이 영화는 고소와 발표 일정 연기 등 진통을 겪었다. 샐다나 본인이 이 영화에는 ‘실수가 많았다’고 불평했지만, 2015년 인터뷰에서 한 말을 보면 예전 입장을 고수한 것 같았다.

“내가 이 역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역시 클레오파트라 역에 잘 맞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가는 색도, 젠더도 없다… ‘아, 피부색이 짙고 엄청나게 아름답고 상징적인 흑인 여자를 연기하도록 할리 베리 닮은 사람을 골랐군요.’ 하는 것보다는 더 복잡하다. 사실은 스스로를 희생할 의지가 있는 예술가를 고른 것이다. 우리는 시몬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다. 시몬은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샐다나가 이 역에 그런 강한 접속을 느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비판에 대한 샐다나의 모순적 반응,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헐리우드의 ‘다양성’ 문제가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5년 동안 컬러리즘 때문에 정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혹시 괴로웠던 제작 과정 중에, 제작진 중 하나가 “잠깐,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어떻게 타협하지?”라고 했던 건 아닐까? 아니다. 흑인과 흑인 영화팬들의 진정하고 타당한 의견이 이 영화의 백인 감독, 작가, 프로듀서들에겐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 데이비드 오예로워는 거의 다 백인인 제작팀의 유일한 흑인이었다).

헐리우드는 이런 곳이다. 백인 영화 제작자들이 실제 흑인들의 생각과 의견을 감안하지 않고 흑인의 이야기를 하는 곳이다. 조 샐다나 같이 재능있는 흑인 여배우가 흑인 사회 내에서 같은 흑인들의 컬러리즘이 얼마나 미묘한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백인 캐스팅 디렉터, 백인 감독, 백인 작가 때문에 위험하고 커리어를 해치는 궁지에 몰리는 곳이다. 시몬 본인도 컬러리즘를 비판한 적이 있었는데 말이다.

샐다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얼굴을 검게 칠하고 등장한 것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샐다나만의 잘못은 아니다. 헐리우드가 흑인 여성을 워낙 잘 보여주지 않고, 흑인 스타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가능한 배우가 샐다나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여배우란 쉽지 않은 일이고, 헐리우드의 흑인 여배우라는 것엔 분명 특별한 장애와 어려움이 따른다. 조 샐다나는 흑인 여배우(특히 흑인이자 라틴계 여배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은 헐리우드에서 이렇게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는 것을 칭찬받아야 한다.

그녀는 ‘아바타’, ‘스타 트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에서 블록버스터 액션 스타라는 틈새 시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본인의 노력으로 박스 오피스 수익성을 키워 내, 모든 진지한 여배우들이 꿈꾸는, 더 강렬하고 도전을 이끌어내는 드라마 역을 맡는 자리까지 왔다. 그런데 샐다나가 연기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지금, 이것이 웃기지도 않고 망신스러운 헐리우드 컬러리즘의 일례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불운한 일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업계뿐 아니라 샐다나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다시 만들기는 너무 늦었지만, 계속되고 있는 반발이 영화 업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양성과 포함에 대한 논의가 일어날 때는 대표성은 결코 흑백이 끝이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더욱 강조되길 바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흑인이 더 있었더라면, 혹은 백인 영화제작자들이 최소한 비판을 고려라도 해봤더라면, 현재 발표된 트레일러는 아주 다르게 받아 들여졌을지도 모른다. 다양성은 흑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말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누가 그 이야기를 하는지도 중요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Nina' Trailer Is What Happens When White People Tell Black Stori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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