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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로프부터 이세돌까지 컴퓨터와 싸운 천재들의 역사

  • 박세회
  • 입력 2016.03.08 12:24
  • 수정 2016.03.08 12:28

가디언은 내일(9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33세의 바둑('고', Go) 챔피언이 인류에 대한 도전을 막기 위해 나선다고 전했다. 바로 '이세돌 9단'이다. 인간 대표 이세돌은 10일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5전 대국의 첫 결전을 펼친다.

이 결전이 기계와 인간의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 간략한 역사로 알아보자.

1. 게리 카스파로프 vs. 딥 블루

딥 주니어와 싸우고 있는 카스파로프.

1997년에 열린 게리 카스파로프와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의 체스 대전은 아마도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일 것이다. 당시 11년째 체스계를 지배했던 게리 카스파로프는 1996년 5번의 체스 대전에서 3-1(2 무승부)로 딥 블루를 물리쳤지만, 이듬해인 1997년 대중의 관심을 끈 6연 전에서 2-1(3 무승부)로 패했다. 이 경기는 기계가 지적 게임에서 인간의 챔피언을 이긴 첫 경기로 기록되었다. 경향신문 블로그에 따르면 카스파로프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던 5회전에서 무승부에 그쳤고 1승 3무 1패로 맞선 뒤 붙은 6회전에서는 1시간여 만에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사전 + 위키피디아)

2. 블라디미르 크람니크 vs 딥 프리츠

블라디미르 크람니크.

블라디미르 크람니크와 딥 프리츠의 경기 또한 기계와 인간의 수 싸움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힌다. 2006년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블라디미르 크람니크는 독일의 본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딥 프리츠'와 결전을 펼쳤다. 딥 블루와는 달리 딥 프리츠는 일반적인 인텔사의 CPU '제온'을 2개 탑재한 일반적인(그러나 당시로는 꽤 좋은) 컴퓨터에 깔린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당시 딥 프리츠는 1초 동안 8백만 개의 수를 계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게임에서 크람니크는 2-4로 딥 프리츠에 패했다.(출처 : 네이버 지식사전 + 위키피디아)

그러나 체스의 세계를 점령한 기계가 지금까지 넘볼 수 없는 영역이 있었으니 바로 '바둑'이다.

바둑은 체스와는 달리 영토를 두고 싸우는 무척이나 복잡한 수 게임이다. 예를 들어 체스에는 첫 번째 수를 두는 20가지 경우의 수가 있으나 바둑의 경우 첫 착점만 19X19인 361개가 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첫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 게다가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10의 170 제곱으로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다고 한다. 바둑은 모든 수를 계산해야 하는 컴퓨터보다 직관과 경험에 의존해 승기의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는 인간에게 더 유리한 게임이었다.

3. 알파고 vs 판후이

판후이.

조선일보에 따르면 알파고는 이전의 다른 모든 바둑 프로그램을 능가한다. 알파고는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를 병렬로 연결해 검토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대폭 늘렸으며 연구팀은 기사들의 대국 장면 3000만 개를 입력한 뒤 알파고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고 한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알파고는 지난 판후이(2단)와의 대결에서 지난해 10월 한 번은 두 집 반 승, 네 번은 불계승(한쪽이 경기를 포기하는 것)을 거뒀으며 당시 구글 측은 알파고의 실력이 프로 5단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4. 알파고 vs 이세돌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세돌 9단.

그러나 내일 이세돌 9단이 대국을 앞두고 있는 알파고는 판후이를 꺾은 5단의 실력이 아닐 거라는 전망이다. 판후이에게 5국을 따냈을 당시의 알파고와 지금의 알파고는 완전히 다른 기술을 가진 상대로 봐야 한다. MBN과의 인터뷰에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김진호 교수는 "현재의 알파고는 아시아 최정상 선수들과 대국해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전 판후이와 대결했을 당시의 때 알파고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으며 김선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을 하는 중에도 알파고가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달 22일까지 전승을 확신하던 이세돌은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인간의 직관력과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오기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에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면서 인공지능이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

두둥~! 그리고 내일 바로 세기의 대결이 열린다.

뉴스1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은 서울 종로구의 포시즌즈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9일부터 10일, 12일, 13일, 15일 알파고와 5번기를 갖으며 승자에게는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에 기부되며 대국은 유튜브의 딥마인드 계정을 통해 생중계 된다.

생중계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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