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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난민 유입 '전방위 차단'과 '대규모 송환'을 논의하다

  • 허완
  • 입력 2016.03.08 05:49
  • 수정 2016.03.08 05:53
A boy plays with a Spiderman doll next to the razor wire around the fence between Greece and Macedonia at the northern Greek border station of Idomeni, Monday, March 7, 2016.  Greek police officials say Macedonian authorities have imposed further restrictions on refugees trying to cross the border, saying only those from cities they consider to be at war can enter as up to 14,000 people are trapped in Idomeni, while another 6,000-7,000 are being housed in refugee camps around the region.(AP Phot
A boy plays with a Spiderman doll next to the razor wire around the fence between Greece and Macedonia at the northern Greek border station of Idomeni, Monday, March 7, 2016. Greek police officials say Macedonian authorities have imposed further restrictions on refugees trying to cross the border, saying only those from cities they consider to be at war can enter as up to 14,000 people are trapped in Idomeni, while another 6,000-7,000 are being housed in refugee camps around the region.(AP Phot ⓒASSOCIATED PRESS

유럽의 난민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난민 유입을 전방위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난민 유입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럽 지역에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벌써 14만명 이상이 들어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난민의 유럽 유입 통로인 그리스의 난민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 또한 난민의 서유럽행 경로인 '발칸 루트'가 막히면서 난민 사태가 폭발직전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유입 사태에 직면한 EU는 적극적으로 난민 유입을 차단하고 이미 도착한 난민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경제적 이주민은 본국으로 송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우선 난민 유입의 주요 통로인 터키로부터 그리스로 들어오는 난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발칸루트가 막혀 '난민 대합실'이 된 그리스의 난민 수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을 다시 터키로 송환할 방침이다.

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터키 정상회담에서는 터키로부터 그리스로 유입된 난민을 대규모로 송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정상회의 후 발표될 성명 초안에는 "국제적 보호가 필요 없는 불법적인 난민은 대규모로, 신속하게 터키로 송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터키 측은 시리아 유럽에서 망명이 거부된 이주민과 해상에서 적발된 밀입국 난민을 다시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터키 측은 지난 11월 EU-터키 정상회의에서 EU가 지원을 약속한 30억 유로(약 3조9천억원)의 조기 지급과 추가 지원금 등 반대급부를 요구했다고 EU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추가로 30억 유로를 2018년말까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터키 국민에 대한 비자면제 시기를 오는 6월말로 앞당겼다.

터키는 지난해 11월 난민의 유럽행을 저지하는 대신 EU로부터 30억 유로를 받아 터키 내 난민캠프 증설 등에 사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터키 정부는 난민선 단속을 강화하고 시리아 난민에게 노동비자를 발급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3일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만난 후 "너무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 들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제 대규모의 송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난민 밀입국업자의 사업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회의 시작전 기자들에게 "터키는 불법 이주민을 차단하기 위해 EU와 모든 협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에게해를 넘는 난민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난민 문제의 모든 책임을 터키가 질 수는 없으며 우리는 공평한 부담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발칸 국가들의 국경 통제와 발칸 루트를 차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EU 정상들이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발칸 루트 폐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이번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이전에도 발칸 루트 차단이 근본적인 난민위기 해법이 아닐뿐 아니라 그리스 등 특정국가에만 부담을 가중하는 자국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는 접근법을 보여왔다.

오스트리아와 발칸 9개국 내무장관들은 지난달 24일 국경통제를 강화해 난민 유입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에게해를 통해 유입되는 난민을 차단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6일 난민 밀입국 주요 통로인 동지중해에서 나토 해군의 정보 수집 및 감시 활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해군은 앞으로 공해상 뿐 아니라 터키 및 그리스의 영해에서 작전을 펼치게 된다.

나토 해군사령부는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과 밀입국 조직 퇴치 작전에서 EU 국경경비기관인 프론텍스와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연락관을 파견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는 지중해에서 난민 밀입국 단속과 해상 난민 구조를 위한 해군 작전을 벌이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나토의 해군 함정 4척이 에게해 지역으로 이동 배치됐다.

EU는 난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망명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EU-터키 정상회의에서는 난민에 대한 망명 허용 심사 과정에서 EU의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난민 도착지 국가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fugee crisis: chaos at the Greece-Macedonia border - Channel 4 News

이번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망명 신청자에 대한 모든 책임을 EU 망명지원사무소(EASO)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현행 '더블린조약' 체제 하에서 난민들은 처음 도착한 EU 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새로운 망명 정책과 함께 난민 강제 할당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EU 집행위는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은 난민 강제할당 방식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으나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아 결국 지난해 9월 EU 각료회의에서 가중 다수결 방식을 표결로 분산 수용안이 통과됐다.

EU의 난민 분산 수용 계획이 실행된 이후 그리스 등지에 도착한 난민이 다른 국가로 이송된 경우는 지금까지 수백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 주의 : 아래 영상에는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Greece's Impending Humanitarian Catastrophe: Breaking Borders (Dispatch 11) - VIC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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