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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혁명 | 새로운 경제에 공감을 불어넣다

급여가 너무 낮기 때문에 훌륭한 간병인들 다수가 직업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택 요양의 수요는 넘쳐납니다. 고령화와 수명 연장의 결과로 간병인은 미국 경제에 있어 가장 고속으로 성장하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기술 회사들이 새롭게 등장하여 가정이 간병인을 찾는 일을 돕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의 다른 분야에서처럼, 문제는 이 직업들이 빈곤을 동반하는 저임금 직종인가, 혹은 이 직업들에 수행하는 일의 가치가 진정으로 담겨있는가 입니다.

  • Ai-jen Poo
  • 입력 2016.03.07 10:35
  • 수정 2017.03.08 14:12
ⓒBlend Images - Dave and Les Jacobs via Getty Images

우리 경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특히 디지털 혁명에 대해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경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구성과 협업, 역동적인 가능성, 그리고 문제 해결을 향한 끝없는 갈증으로 정의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습니다. 문제를 누구를 위해, 누구와 함께 해결할 것입니까? 새로운 경제는 가장 소외된 사람들과 어떤 연결을 맺고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입니까? 우리는 기술을 바탕으로 확장과 효율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유효하며 더욱 사람들을 고려하는 경제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공감과 공평의 가치를 격상해야 할 때입니다.

상기의 질문들을 보면, 일을 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미국의 가사 노동자에 대한 인정과 기본적인 노동 보호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시카고에서 노인을 간병하는 얼린다(Erlinda)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얼린다는 필리핀에서 노인들을 돌보며 얻은 성취감을 되새기며, 미국에서 간병인이 되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얼린다는 그녀가 "나의 귀부인"이라 부르는 한 고객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얼린다와 귀부인은 아침마다 치르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얼린다는 아침에 출근한 후, 귀부인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상과 욕실 이동을 돕는데, 그 일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죠. 어느 날 아침, 귀부인은 얼린다에게 노래 대신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얼린다는 곧 사랑하는 귀부인이 작별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얼린다는 재빨리 귀부인의 가족을 불러 모아 부인 주변을 관심으로 에워쌌고 그렇게 귀부인은 눈을 감았습니다. 얼린다는 귀부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마지막 순간을 제대로 맞이했다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관심과 인간적인 연결로 가득 찬 순간이었죠.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일에는 얼린다가 가진 애정의 크기만큼이나 커다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질병, 죽음에서 비롯한 감정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은 길고 또 일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는 재택 간병인의 평균 연봉은 15,000 달러(한화 약 1,800만 원)입니다. 급여가 너무 낮기 때문에 훌륭한 간병인들 다수가 직업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택 요양의 수요는 넘쳐납니다. 고령화와 수명 연장의 결과로 간병인은 미국 경제에 있어 가장 고속으로 성장하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기술 회사들이 새롭게 등장하여 가정이 간병인을 찾는 일을 돕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의 다른 분야에서처럼, 문제는 이 직업들이 빈곤을 동반하는 저임금 직종인가, 혹은 이 직업들에 수행하는 일의 가치가 진정으로 담겨있는가 입니다.

다행히도 비즈니스 기업가들과 리더들이 이미 체인지메이커들과 함께, 새 직업들이 일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흥미로운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미가사노동자연맹(National Domestic Workers Alliance)은 기술 업계 최대 기업인 케어닷컴(Care.com)과 협력을 맺고 노인 요양에 관련하여 바람직한 업무와 공정한 기준을 홍보했습니다. 올해 6월, 우리는 고용주 단체인 '핸드 인 핸드(Hand-in-Hand)'와 함께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간병인 공정 규약(Fair Care Pledge)'이란 이름의 이 캠페인은 고용주가 간병인과 가사 노동자에게 공정한 임금, 유급 휴가, 확실한 업무 계약서를 제공하도록 촉구했습니다. 4만 명 이상의 개인 고용주가 캠페인에 참여했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이 '굿 워크 코드(Good Work Code)'를 통해 새로운 경제의 다른 영역으로도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굿 워크 코드(Good Work Code)'란 간단한 규약 체계로, 온라인 경제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술 회사가 이들에게 바람직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공합니다. 이 체계에는 안전, 안정성과 유연성, 투명성, 상생, 생활이 가능한 임금, 포용과 투입, 지원과 연결, 성장과 발전 이렇게 8가지 원칙이 들어가 있습니다. 작년 10월에 시작한 이후, 12개의 회사가 '굿 워크 코드'에 서명을 하며 업계에 모범이 되었습니다. 이후 서명에 동참한 새로운 회사들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0월에는 비즈니스, 비영리, 학계, 노동계의 다양한 리더들은 휴대용 혜택(portable benefits)을 촉구하는 성명에 동참했습니다. 휴대용 혜택이란 노동자가 직업을 바꿀 시에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게 합니다. 시간제, 임시직, 다수의 플랫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오랜 시간 당연하게 여겨온 혜택과 보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휴대용 혜택의 개념은 정부와 기술 회사의 주역들의 지지를 받으며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보는 새로운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어떤 일이 가능한지 보여줍니다. 이는 경제가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만큼 우리 역시 경제의 형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줍니다. 우리에게는 가치의 혁명이 디지털 혁명을 뒷받침하게끔 이끌 기회가 있습니다. 가치 혁명은 오랜 시간 방치되어온 공감과 공정이란 가치가 우리가 진보와 성공을 구상하는 방식 속에서 더욱 중요하게 자리 잡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가치 혁명은 우리가 겪고 있는 혁신의 흐름을 전달하며, 얼린다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세상을 진일보시키는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 이 기고문은 허핑턴포스트와 아쇼카가 기획한 "변화의 시대에 번창하는 삶 살기(Thriving in the World of Change)"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세계경제포럼 연례 회담의 허핑턴 포스트 보도의 일환이자, 전례 없는 변화와 연결의 시대에 우리가 공감에 기반해 모두가 기여자가 되는 세상으로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것에 관해 탐구하게 할 것입니다. 모든 시리즈를 읽어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길 바랍니다.

[기고자 소개] 아이-젠 푸

아이-젠 푸(Ai-jen Poo)는 전미가사노동자연맹(National Domestic Workers Alliance) 이사, 케이링 어크로스 제너레이션(Caring Across Generations) 공동이사, 메이크 잇 워크(Make It Work)의 공동 창립자입니다. 2012년 미국의 아쇼카 펠로우, 2014년 맥아더 지니어스 펠로우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아이젠 푸의 Ted 강연 "관심과 돌봄이 있는 미국을 만들어가기"를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ColFFPNgtK4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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