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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못 마시는 남자, 술 좋아하는 여자

사실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술이었다. 입사 동기였던 두 사람은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데도 이상하게 서로 끌렸는데, 썸을 타는 듯한 시기에 있었던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시는 A씨를 놀리느라 몇 개의 술잔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는데, 보다 못한 B씨가 흑기사 노릇을 자청해서 그 술을 다 마신 것이다.그날 자기 대신 술에 취한 B씨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A씨는 자신에게 없는 능력(?)과 배려심을 가진 B씨에게 매력을 느꼈고, 얼마 후에 A씨의 프러포즈, 그리고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을 연결시켜 준 술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 Woongjin Lee
  • 입력 2016.03.08 05:23
  • 수정 2017.03.09 14:12
ⓒGettyimage/이매진스

[최고의 궁합, 최악의 궁합] 술 못 마시는 남자, 술 좋아하는 여자

남녀가 부부로 함께 살아가는 데는 조화가 중요하다. 아무 것도 아닌 부분이 큰 갈등의 원천지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마치 조그만 틈이 점점 커져서 둑을 무너뜨리듯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래서 무심코 그냥 넘어갔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혼을 예상하고 결혼하는 커플은 없다. 이혼, 혹은 헤어짐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닥치는 것도 아니다.

남녀관계에서 술에 관한 기호도 중요하다. 대개 남자는 술을 좋아하는데, 여자는 못 마시는 경우는 흔히 접하는 상황이며, 우리 정서로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문제는 그 반대로 여자가 술을 많이 마시고, 남자는 못 마시는 경우다.

A와 B씨 커플이 그렇다. 결혼 3년차인 이 커플의 경우, 남편인 A씨는 체질적으로 술을 전혀 못 마시는 반면, 아내 B씨는 애주가이다 못해 술자리를 찾아가는 편이다. 겉보기에는 완전 상남자 스타일인 A씨와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B씨를 보면 이런 반전이 없다.

사실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술이었다. 입사 동기였던 두 사람은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데도 이상하게 서로 끌렸는데, 썸을 타는 듯한 시기에 있었던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시는 A씨를 놀리느라 몇 개의 술잔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는데, 보다 못한 B씨가 흑기사 노릇을 자청해서 그 술을 다 마신 것이다.

그날 자기 대신 술에 취한 B씨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A씨는 자신에게 없는 능력(?)과 배려심을 가진 B씨에게 매력을 느꼈고, 얼마 후에 A씨의 프러포즈, 그리고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을 연결시켜 준 술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결혼 후에도 B씨의 애주가 본능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회식은 물론 사적으로 갖는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A씨는 술을 못하니까 술 좋아하는 마음을 이해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처음에는 B씨의 이런 행동을 참아 넘겼다.

하지만 언제가부터 술약속이 많은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쌓여갔다. 취소해도 괜찮을 것 같은 약속에, 부득불 참석하려고 하는 그녀를 보며 남편보다 술자리를 우선하는 것 같아 서운했다. 게다가 술자리라는 데가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많고, 술이라는 게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 A씨로서는 아내가 술을 좋아하는 것 자체가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했다.

본인들은 그렇지 않아도 술 마시는 여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당사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리고 남자건, 여자건 술 좋아하는 사람은 사회활동이 왕성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편이라서 밖으로 돌 확률이 높다. 밖으로 돈다는 것은 문제의 상황에 엮일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술 못 마시는 사람더러 대작하자고 할 수도 없고, 술을 좀 줄여서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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