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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박물관 관람이 더 탁월한 6가지 이유

  • 김태성
  • 입력 2016.03.02 13:18
  • 수정 2017.03.29 13:36

박물관을 혼자 방문하는 것은 혼자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것 중간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다만 박물관에는 시각적 요소가 워낙 많아서 혼자 식사할 때와는 달리 책 읽는 척 또는 스마트폰 문자를 보는 척을 할 필요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박물관을 혼자 간다고해도 푸념할 일이 아니라고 난 믿는데, 사실 일부러라도 혼자 가야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과거 나는 대형 박물관에서 일을 잠깐 했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홀로 그 큰 공간을 다니며 구경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영감이 느껴지는 듯한 그런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난 로스코의 다채로운 색상과 신디 셔먼의 자화상에 빠졌었다. 소설가 파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말했듯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될 때 내 상상력이 더 활발했다."

그래서 박물관은 당신의 상상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거다. 아래는 박물관에서 자기와의 데이트를 해야 할 6가지 이유다.

1.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일정표가 가능하다.

5,000년 역사의 흔적을 소장하고 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같은 대형 박물관을 관람하고자 한다면 매우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꼭 보고자 하는 작품만 선별적으로 나눠 계획해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랑 같이 갈 경우 18세기 프랑스 풍경화를 좋아하는 당신과 고대 조각상을 좋아하는 친구와 마찰이 있을 수 있다. 홀로 박물관에 간다면 보고 싶은 갤러리로 직행할 수 있다.

2. 자신의 속도에 맞춰 관람할 수 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도 다른 사람 때문에 급하게 전시물들을 지나치는 일이 자주 있다. 로스앤젤레스 게티 미술관에 의하면 작품당 관람 시간이 평균 30초 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물론 사람 취향에 따라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이 다를 거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혼자 가는 게 좋다. 키키 스미스의 조각품을 한 시간 동안 쳐다보든지,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를 12번째 보든지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3. 고독을 즐기는 법을 배운다.

혼자 박물관을 다니다 보면 고독 자체를 즐기는 법을 배우게 되고 이 고독의 장점을 깨닫게 된다. 사교의 왕도 언젠가는 홀로 된다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홀로 된다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데, 박물관은 이런 훈련에 아주 적합한 장소다.

4. 원한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다.

혼자 박물관을 방문하면 오히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된다. 누구와 함께 가면(친구든 애인이든) 둘만 이야기하느라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전혀 신경을 못 쓴다. 그러나 홀로라면? 당연히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물관처럼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기 적합한 장소는 많지 않다. "이 그림 어떻게 생각하세요?"

5. 조용한 순간순간에 영감을 느껴본다.

혼자 박물관을 구경하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을 일이 없다.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영감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스케치북을 들고 조용한 코너에 앉아 마음 닿는 대로 뭘 그리기에 가장 좋은 장소 중에 하나가 바로 박물관이다. 그 대상이 다른 그림이던 지나가는 관람객이던 상관없다.

6. 자신감을 심어준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뭔가 혼자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자신감에 큰 도움이 된다. 기댈 누군가가 있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홀로 고민하고, 구경하고,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보람 있다. 홀로 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것을 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거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6 Reasons To Go To A Museum Alon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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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미술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