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샌더스 참패 : '샌더스 열풍'은 미풍이었나

  • 허완
  • 입력 2016.03.02 09:28
  • 수정 2016.03.02 11:06

업데이트 : 2016년 3월2일 16:05 (기사 보강)

미국 '샌더스 돌풍'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미국 12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는 버몬트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미네소타 등 4개다. 득표비례제에 따라 얻은 대의원 수는 힐러리 클린턴(33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5명에 그쳐 '참패'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점화시킨 '아웃사이더 열풍'의 기세는 이번 슈퍼 화요일을 거치며 확실히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샌더스로서는 예상보다는 선전했다고 볼만한 여지가 있다. 당초 샌더스는 지역구인 버몬트를 비롯해 1∼2개 주에서만 승리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단 샌더스가 이날 경선에서 참패한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표의 확장력' 자체에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전국적 지명도가 높지 않고 민주당 내의 기반 자체가 넓지 않은 상태에서 '바람'에만 의존하는 선거운동 방식으로는 민주당 '주류 중의 주류'인 힐러리 클린턴을 꺾는 게 애초부터 쉽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주류 정치에 대한 개혁과 '분노의 정치'에 호소한 것이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어모을 수는 있었지만, 대선 주자로서의 지지를 광범위하게 끌어모으기는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유권자층이나 백인 진보층 사이에서는 샌더스가 인기를 누릴 수 있지만, '당심'(黨心)을 이끄는 노장년층이나 소수인종 유권자들의 지지를 폭넓게 끌어내기는 힘들다는 얘기인 셈이다.

실제로 샌더스가 이번에 승리한 곳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와 백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큰 오클라호마와 미네소타, 콜로라도였다.

그러나 샌더스는 당 핵심 지지기반의 하나인 흑인유권자들로부터는 완전히 '외면'당했다. 흑인 사회의 영향력이 큰 앨라배마와 텍사스와 조지아, 버지니아에서는 압도적 격차로 클린턴에게 패배했다.

문제는 샌더스가 앞으로 있을 경선과정에서 클린턴의 대세론에 확실히 제동을 걸 수 있을만한 극적인 반전의 기회를 잡을지다.

일단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만들어낸 상승세의 '모멘텀'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름 뒤에 있을 또 하나의 승부처인 오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전국적 지명도에 강력한 조직력, 그리고 대세론에 올라탄 클린턴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샌더스가 이번에 참패하기는 했지만, 계속 경선 레이스를 살려나갈 동력은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샌더스의 지역구인 버몬트 이외에 남부와 북부의 3곳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경선과정에서 충분히 선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주말로 예정된 캔자스와 루이지애나, 네브래스카, 메인주 경선을 비롯해 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이 샌더스 돌풍의 향배를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샌더스가 향후 경선에서 참패를 이어가더라도 레이스 자체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워싱턴 주류 정치 개혁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는 샌더스로서는 계속 경선을 이어가면서 '정치혁명'을 주창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소액모금 운동을 통해 경선을 계속 해나갈 '실탄'을 충분히 확보해놓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아웃사이더 돌풍'을 촉발했던 기득권 정치에 대한 개혁요구는 계속 살아남아 있는 점도 샌더스가 경선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국 #미국 대선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