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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01일 12시 50분 KST

고속도로에 뜬 '암행순찰차' 첫날부터 맹활약했다

연합뉴스

"이야∼ 이렇게 단속하면 정말 효과 있겠는데요?"

겉보기에 일반 승용차처럼 보이는 '암행 순찰차'를 탄 경관들에게 고속도로는 '물 반 고기 반'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찰청이 암행 순찰차를 시범 운용한 첫날인 1일 연합뉴스는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소속 윤광득 경사, 김동철 경장이 모는 암행 순찰차에 함께 탔다.

검은색 쏘나타에는 보닛과 양쪽 문에 짙은 파란색으로 경찰 마크가 붙어 있었다. 언뜻 봐서는 순찰차로 보이지 않았다.

암행 순찰차가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를 출발하자 기자는 휴대전화의 스톱워치 앱을 켰다. 한 시간에 몇 대나 적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정확히 10초가 지났을 때 윤 경사가 사이렌을 켜고 창문을 열어 흰색 코란도 투리스모 승용차를 향해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버스 전용차로 위반이었다.

자녀에게 옷가지를 전해주러 급히 조치원의 한 대학 기숙사에 가는 길이었다는 운전자 이모(45)씨는 황당하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는 "경찰차인 줄 전혀 몰랐다"면서 "이렇게 단속하면 효과가 대단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시 암행 순찰차가 출발하고 1분쯤 지났을까. 버스 전용차로 위반으로 승용차 한 대가 더 적발됐다.

휴가 나온 군인 아들을 태우고 전주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는 운전자 안모(51)씨는 "'경찰차도 아니면서 왜 나를 잡지?'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식으로도 단속하는 줄 몰랐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암행 순찰차에 허를 찔린 게 분한지 화를 내는 운전자도 있었다.

흰색 1t 포터 트럭을 몰고 2차로를 달리다 적발된 이모(57)씨는 억울했는지 "난폭 운전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잡느냐"며 고함을 쳤다.

기자 앞에서 불과 30분만에 위반 차량 3대를 적발하며 암행 순찰차의 '위력'을 과시한 윤 경사와 김 경장의 표정에는 자신감 섞인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다.

이들은 이날 '월척'도 한 마리 낚았다. 적발된 운전자 중 한명이 사기 혐의로 수배중이어서 곧바로 체포해 인근 경찰서로 인계했다.

윤 경사는 "이번에는 난폭운전을 잡아볼까요? 어떤 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걸 보고 싶은지 말만 하세요"라며 득의양양했다.

이들이 소속된 1지구대에는 소속 경관이 30명이다. 이들 모두 암행 순찰차를 타겠다며 손을 들었다고 한다.

윤 경사는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암행 순찰차를 몰게 돼 영광"이라면서 "도로는 나라의 핏줄이나 마찬가지다. 암행 순찰차는 도로의 암세포를 찾는 '최신 백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속 건수 올리려고 암행 순찰차 도입한 것 아니냐'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어 우려도 된다"면서 "경찰의 눈을 피해 이뤄지는 난폭, 얌체운전자를 단속하겠다는 취지를 시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이달부터 6월까지 암행 순찰차 2대를 경기·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서 시범 운용하고 연말까지 11개 순찰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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