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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을 어디서 얻는지 당신은 알고 싶지 않을 거다

  • 김도훈
  • 입력 2016.02.26 12:01
  • 수정 2016.02.27 07:27

어디에서나 사향(머스크향)을 볼 수 있지만,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가? 어디서 온 것인 지 알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샤넬 No. 5부터 액스까지, 사향은 몸에 뿌리는 거의 모든 것에 사용된다. 복잡한 구조 때문에 묵직한 노트를 갖고 있으며, 향의 가벼운 노트들이 너무 빨리 증발되는 것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사향의 출처는 그렇게 화려하지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사향은 원래 소변 같은 냄새가 나는 동물의 분비물이다. 사향 제조 초기는 사향을 채취하고 말린 다음 에탄올에 적셔서, 숲에서 빨래를 하는 습한 오후 같은 냄새가 나게 만들었다. 땀 냄새, 양털 냄새, 살짝 달콤한 냄새가 났다.

“사향은 가끔 아주 과일 같은 냄새가 나고, 꽃 같은 냄새가 날 때도 있다. 언제나 부드럽다.” 휴고 보스, 돌체 & 가바나, 구치 등의 향수를 디자인하는 P&G의 부문인 P&G 프레스티지의 과학자 윌 앤드류스의 말이다. “사향은 정말 역설적이다. 아주 묵직하다. 그래서 숲 속에 깔려있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깃털처럼 떠다닌다. 성분들을 부드럽게 만드는 동시에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게 만든다.”

그렇지만 당신이 오늘 사용한 제품의 사향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사향 제품들은 오늘날의 세상에선 정말이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우리는 동물에서 추출한 사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앤드류스의 말이다.

하지만 사향을 원래는 어디에서 얻었는지, 호기심 차원에서 조금 더 알아보자.

사향은 노루 페니스 앞에 있는 주머니에서 왔다:

사향노루는 뿔 대신 송곳니가 난 귀여운 동물로, 아시아 북부와 유럽(러시아와 몽골)에 산다. 그들은 사향샘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뿌려 영역과 자기 짝을 표시한다. 골프 공 정도 크기로, 페니스 바로 앞에 달려있는 기관이다.

그걸 깨서 말리면 이런 모습이 된다:

사향소와 사향쥐도 비슷한 사향 분자를 가지고 있지만, 사향노루의 사향이 진짜배기다. 그리고 원래는 악취가 난다. 이걸 알코올(보드카)에 몇 달, 몇 년 정도 담가두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성체가 된 사향노루만 사향을 분비하기 때문에 희귀하고 비싸다. 사향노루가 1973년부터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에 요즘은 더욱 귀하다. 향수 제조자들은 수십 년 동안 완벽한 합성 대체 물질을 만들려고 애써왔다.

1880년대에 알베르트 바우르라는 과학자가 더 강력한 다이너마이트를 만들려다 사향과 아주 비슷한 냄새가 나는 물질을 합성했다. 1950년대까지 향수에 사용되었다가, 이 분자가 분해되지 않으며 환경 속에 축적된다는 것이 밝혀져 중단되었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은 무스콘으로 알려진 사향 분자의 완벽한 복제물을 찾지 못했으나, 사향과 나무와 비슷한 성질을 지닌 갈락소라이드와 버살라이드 등의 합성 물질이 사용되며, 사향노루를 잘 키우고 새끼를 낳게 한다면 사향노루 사육이 가능하다는 것이 2011년 연구에서 밝혀졌다.

우리는 이 녀석이 분비한 물질에서도 사향을 얻는다:

커피 콩을 먹고 소화시키지 않는(그래서 아주 비싼 커피를 만드는) 동물인 사향고양이에서도 사향을 채취할 수 있다. 사향고양이의 회음 분비선에서 나오는 버터처럼 노란 시베톤이라는 물질에서 냄새가 난다. 향수 제조자 맨디 애프텔은 이렇게 묘사했다. “역겨운 똥 냄새가 나지만, 희석하면 밝고 벨벳 같은, 꽃과 같은 향이 난다.”

여기에 얼굴을 처박고 싶지 않은가?

그리고 고래의 토사물에서 얻는다:

용연향은 이름은 예쁘지만 아주 추하고, 드물고, 조금은 당황스러우며 극도로 귀한 물질이다.

향유고래(특히 수컷)가 오징어를 먹으면, 오징어의 날카로운 부리가 고래의 소화관을 긁어 일종의 소화불량이 생긴다. 과학자들은 확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래가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부서진 부리 조각을 지방 덩어리로 감싼 다음 내뱉는다고 생각한다.

신선한 용연향은 문자 그대로 똥 냄새가 나고, 시커멓고, ‘둥글게 말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고 한다. 분자 생물학자이자 ‘떠다니는 금, 용연향의 자연사(와 비자연사)’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켐프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한 말이다.

그러나 용연향이 바다에서 떠다니며 태양빛을 받고 산화가 되면, 시간에 지남에 따라 부드럽고 검은(가장 등급이 낮다) 용연항은 단단해지며 은색(가장 등급이 높다)이 된다. 더 이상한 것은 ‘바다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휴가를 시작하려는 참에 나는 냄새를 누군가 병에 담아 놓은 것 같은’ 냄새가 난다는 점이라고 켐프는 말한다.

즉 사향 냄새가 난다. 그러나 모든 향유고래가 용연향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수컷만 만들고, 주로 남반구에서만 난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2013년 유럽에서는 용연향 1kg이 15,000달러였다.

허핑턴포스트US의 You Don't Even Want To Know Where Musk Comes From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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