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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이고 싶다고? 그렇다면 비몽사몽이 정답이다

  • 박세회
  • 입력 2016.02.24 11:08
  • 수정 2016.02.24 11:13

우리는 의식의 두 가지 기본적 상태에 익숙하다. 수면과 각성이다. 그 중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각성과 휴식 사이의 경계에는 꿈 같은 환상과 묘한 감각이 일어나는 신기한 상태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 상태를 ‘선잠 hypnagogia’이라 부르지만, 이 용어가 생기기 수 세기 전에도 예술가들은 선잠 상태를 이용해 최고의 아이디어들을 끌어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는 선잠을 ‘열쇠가 달린 잠’이라고 불렀고, 상상을 동원한 여러 그림들을 그릴 때 창조적 영감으로 사용했다.

“꿈의 변증법의 본질인 ‘자지 않으면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수면과 각성을 구분하는 투명하고 긴장된 선 위의 평형을 걷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달리가 ‘마법의 솜씨를 부리는 50가지 비밀’이라는 책에 적은 말이다.

가디언에 의하면 메리 셸리도 새벽의 ‘백일몽’에서 프랑켄스타인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이렇게 적었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보았지만 정확한 정신적 이미지를 보았다.’

이 상태에서 정신은 ‘유동적이고 연상을 굉장히 잘 시키며’, ‘여러 층의 기억과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꿈 연구가 미셸 카가 사이콜로지 투데이 블로그에 적었다.

우리가 꿈을 꾸는 단계인 깊은 수면 상태인 REM 수면과도 비슷하게, 마음은 생각, 아이디어, 기억, 감정을 계속 순환시키며, 다양하고 동떨어진 컨셉트들을 자유롭게 연결시킨다. 그러나 REM과는 달리 선잠을 잘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최소한 조금은 의식하고 있다.

"의식이 있고 일어나서 기억할 수 있는 상태에서 경험하는 수면의 현상이다.”

“완전히 잠든 게 아닌 비 REM 상태에서 REM 수면의 특성이 조금 나타날 수도 있다.” 보스턴의 브리검과 여성 병원에서 수면과 생체 리듬 장애를 연구하는 신경학자 밀레나 파블로바 박사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당신이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해도, 아마 선잠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선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선잠의 신비한 작용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는 다음과 같다.

수면과 각성 사이

선잠 hypnagogia 이라는 말은 ‘수면’과 ‘가이드’라는 뜻의 그리스 단어에서 왔다. 잠으로 이어지는 기간이라는 의미다.

기껏해야 몇 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 이 상태 동안 당신은 의식의 두 상태 사이에 있는 것이다. 수면의 요소와 각성의 요소가 섞인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파블로바는 설명한다.

”수면과 각성 사이의 상태가 되고, 일어나서 기억할 수 있는 상태에서 수면의 현상을 조금 경험한다.” 파블로바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이런 몽롱한 의식 상태가 생기는 걸까? 과학자들은 알파 뇌파와 세타 뇌파가 동시에 관찰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파 뇌파는 의식이 있지만 느긋할 때, 예를 들어 공상이나 명상을 할 때 나오고, 세타 뇌파는 원기를 회복시키는 수면 중에 나온다. 보통 이 두 뇌파는 따로따로 관찰되는데, 이 두 가지가 합쳐진 독특한 상태 때문에 특이한 이미지와 감각이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또한 계획, 결정, 사회적 행동에 관련된 뇌 전전두엽 활동은 줄어든다.

어쩌면 선잠은 두 상태 중 최고를 모은 것일 수도 있다. 뇌가 기억, 생각, 감정을 살피고 처리하며 REM 수면 중과 같이 아이디어와 연관이 자유롭게 흐른다. 그렇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의식할 정도의 각성 상태이다.

그래서 어떤 예술가들은 선잠에서 아이디어와 영감을 많이 얻었다.

생생한 이미지

세인트 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탐 보그먼이 2004에 그린 달리 풍의 지치고 축 처진 몸들이 등장하는 초현실적 그림.

선잠은 몽롱하고, 기묘한 시각적, 지각적 환각을 떠오르게 만들 수 있다. 꿈 같은 이미지, 소리, 색깔, 통찰, 감각, 형성되다 만 생각들을 경험하는 일이 흔하다.

“시각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하바드 의대 임상 심리학자 데드레 배럿이 사이언스라인에 말했다. “가끔은 고정적인 이미지가, 가끔은 짧은 움직이는 이미지가, 때로는 REM 수면 중의 꿈처럼 이야기가 있는 긴 이미지가 나온다. 소리가 곁들여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들이 지나치게 생생하거나 불편하다면, 그건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입면환각(入眠幻覺)이라는 수면 장애다. 이런 굉장히 현실적인 이미지는 기면증에도 흔하다.

“잠이 들 때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다는 의미다. 이 기능에 장애가 오면 그렇게 된다.” 파블로바의 설명이다.

뇌 속의 스위치들이 각성에서 수면으로 바뀌고 있지만, 전부 동시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뇌의 일부는 아직 깨어있고 일부는 잠들어 있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된다. 수면 중에 꿈꾸는 상태와 아주 비슷하다.”

수면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면 창의적 통찰을 불러일으키는데 선잠을 사용할 수 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다른 것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하!’하는 순간을 만드는 무의식적이고 직관적인 마음과 곧장 이어지게 해주기 때문이다.

“선잠은 우리의 무의식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오스틴의 텍사스 대학교 의식 연구자인 설리 마크 본햄이 사이언스라인에 말했다. “무의식이 이미지 형상화 등의 감각으로 당신에게 해결책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Hypnagogia, The State Between Sleep And Wakefulness, Is Key To Creativity'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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