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란 건 없다. 많은 지식인이 반드시 죽기 전에 읽어야 한다고 말한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실제로 읽는 사람은 아마도 지구 인구의 5%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다들 잘 죽었지 않은가? 하여튼 뜬금없이 '마크 저커버그가 말하는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리스트가 돌아다니고 있다.
글쎄....마크 저커버그가 누군가에게 죽기 전에 이븐 할둔의 역사 서설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하기란 힘들다. 왜? 그 역시 그 책을 작년에 처음 읽었으니까.
사실은 이렇다. 그는 작년 초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2015년에는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A Year of Books'라는 페이지를 만들었으니 동참할 사람은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자"는 글을 올렸다. 그가 함께 읽자고 했던 첫 책은 '권력의 종말'이었다.
My challenge for 2015 is to read a new book every other week -- with an emphasis on learning about different cultures,...
Posted by Mark Zuckerberg on Friday, January 2, 2015
당연히 마크 저커버그 정도의 사람이 움직이면 모든 게 움직인다. 홈페이지가 생겼다.
"우리는 마크 저커버그는 2주에 하나씩 책을 읽기로 했답니다. 우리는 그에게 감명을 받아 2주마다 저커버그가 선택한 책을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크는 실제로 작년에 자신이 선정한 23권의 책을 완독하며 각 책에 대한 평을 남겼고 작년 12월 28일 그는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무한의 시작'으로 1년의 독서 여정을 마치는 게 참 잘 어울린다고 썼다.
My personal challenge this year was A Year of Books -- to read a new book every other week. Reading has given me more...
Posted by Mark Zuckerberg on Sunday, December 27, 2015
그가 작년에 추천하고 읽은 총 23권의 책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다만 이 책들 중에는 아직 한국에 번역되지 않는 책이 다수 있다. 아래는 그 중 블로터가 한국어로 번역된 것만 추려낸 14 권의 책이다.(저커버그의 독서 순서와는 무관)
1. 역사서설 – 이븐 할둔
2.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대런 애쓰모글루
3.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4. 권력의 종말 – 모이제스 나임
5.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 – 마이클 최
6. 창의성을 지휘하라 – 에드 캣멀 외
7. 게임의 명수 – 이언 M. 뱅크스
8. 이성적 낙관주의자 – 매트 리들리
9. 벨 연구소 이야기 – 존 거트너
10.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 윌리엄 제임스
11.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스티븐 핑커
12. 괴짜 사회학 – 수디르 벤카테시
13. 과학혁명의 구조 – 토머스 S. 쿤
14. 에너지란 무엇인가 – 바츨라프 스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