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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울대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다

ⓒ한겨레

서울대가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재학생들이 이른바 '서울대병'에 시달린다고 진단하고 치유에 나섰다.

23일 학내 심리상담 전문기구인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이란 정식 병명은 아니지만, 재학생들이 시달리는 강박·불안증세에 학교 측이 붙인 이름이다.

서울대 입학생 대부분은 최고가 돼야 한다는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초·중·고를 거치며 단 한 문제라도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학업에 임했던 터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한 상태에서 입학한다.

야심 찬 꿈을 가지고 새내기 생활을 시작하지만, 예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 순간 열등감에 휩싸이며 점차 외톨이가 되는 학생이 나타난다.

작은 실수에도 불안과 초조함, 수치심을 느끼고 정신 건강은 점차 나빠진다.

이런 심리상태에서 자존심이 높은 서울대 학생은 자신의 증세를 외부로 쉽게 털어놓기조차 어려워 도움을 받지 못해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 학교 측이 설명하는 서울대병의 주요 증세다.

서울대병의 심화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대학생활문화원의 심리 상담건수는 2012∼2015년 5천550건→5천804건→6천994건→7천12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병세가 깊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학생도 생겼다. 자살 문제로 상담한 횟수는 작년 97건에 달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학교 측은 적극적으로 서울대병을 치유하려고 손을 내밀고 있다.

성낙인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정신적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배려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학생활문화원은 상담기능을 강화해 재학생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스스로 알도록 하는 한편, 맞춤형 도움을 주는 'SNU(Seoul National University) 위기대응위원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활문화원은 심리상담을 신청한 학생의 대기일이 작년 최장 55일이었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인력, 예산을 배 이상 늘일 예정이다.

SNU 위기대응위원회는 상담으로 위험군에 속하는 학생 개인에게 특화된 도움을 제공한다.

학생의 정신건강이 악화한 원인을 찾고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내외 인력을 소집해 집중적인 치유법을 제공한다.

대학생활문화원 곽금주 원장은 "서울대 학생은 밖에서는 대단하다고 일컬어지지만, 안에서 보면 심리적으로 연약한 이들"이라며 "개인주의적 측면이 강해 외부에서 적극적인 도움의 손을 뻗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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