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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백도어' 논쟁 2라운드 : 애플, 전면적인 여론전을 개시하다

  • 허완
  • 입력 2016.02.23 09:04
  • 수정 2016.02.23 09:10
ⓒGettyimage/이매진스

애플과 미국 정부 사이의 '백도어' 논쟁이 2라운드로 접어든 모습이다. 양측 모두 은폐된 법정에서의 법리다툼 대신, 공개적으로 여론에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나섰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고객들을 위한 질의응답' 코너를 마련했다. 이 사실은 팀 쿡 CEO가 월요일 아침 애플 전체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도 언급됐다.

애플은 이를 통해 본격적인 여론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애플은 이 '질의응답'에 일반 시민들이 의문을 품을 법한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을 게 분명한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 애플은 왜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는 겁니까?
  • 정부가 명령한 게 기술적으로 가능합니까?
  • 이번 한 번만 한 대의 아이폰에 대해서만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다시 안 쓸 수는 없습니까?
  • 애플은 과거에 사법당국의 요청에 따라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해 준 적이 있습니까?
  • 정부는 당신들이 지금 이러는 게 비즈니스와 마케팅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하는데, 사실입니까?
  • 당신들이 FBI를 도울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 그렇다면 해결책은 뭡니까?

제임스 코미 FBI 국장. 2016년 2월9일. ⓒAP

눈에 띄는 부분은 '1회용 백도어는 없다'는 점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이다.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이번 한 번만 한 대의 아이폰에 대해서만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다시 안 쓸 수는 없습니까?'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22일에도 법률전문지 '로페버' 기고문에서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요구하는 건 "모든 사람의 암호화를 해제하거나 만능열쇠를 풀어놓기 위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애플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 세계는 물리적 세계와 다릅니다. 물리적 세계에서는 무언가를 파괴하면 그대로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서는 한 번 개발된 기술은 계속해서 어떤 기기에서든 쓰일 수 있습니다.

미국 내 수사당국 요원들은 만약 FBI가 이길 경우, 애플에게 잠금해제를 요청할 수백대의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고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물리적 세계에서 이것은 수많은 잠금장치를 열 수 있는 마스터키와 같습니다. 물론 애플은 그 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의 모든 데이터가 지속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해커와 사이버범죄자들에게 가차없이 공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IRS시스템에 대한 공격과 셀 수 없는 데이터 침입 사건에서 본 것처럼, 사이버공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그 막강한 도구(마스터키)가 남용되거나 범죄자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절대 그걸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저희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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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또 법원의 명령과 FBI의 요청을 거부하는 이유를 다시 설명하면서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화를 녹음하거나 위치를 추적하는 감시 목적의 기능을 만들 것을 정부가 우리에게 명령해도 괜찮을까요?

애플은 정부의 요청이 기술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만들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는 것.

아이폰 잠금해제를 위한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한 번 만들어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iOS8이 발표된 '2014 세계개발자대회(WWDC)'. ⓒGettyimage/이매진스

또 애플은 아이폰에 암호화를 적용하기 이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애플은 과거에 사법당국의 요청에 따라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해 준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사법당국으로부터 우리 고객과 애플 기기에 대한 정보제공 요청을 받습니다. 사실 그 문제를 24시간 연중무휴로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또 우리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고, 수사협조를 위해 어떤 법적 인가가 필요한지 수사당국자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웹사이트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iOS8 이전 버전의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아이폰에서는 법원 명령이 있을 때 우리는 아이폰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제공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때마다 계속해서 더 강력한 보호장치를 우리 제품들에 적용해왔습니다. 비밀번호에 기반한 암호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사이버공격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암호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보호장치를 만든 결과, 우리도 더 이상은 iOS8나 그 이후 버전의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아이폰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압도적인" 지지 의견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인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교적 큰 차이고 우세를 보였다.

  • 51% : 잠금을 해제해야 한다. (애플이 법원 명령을 따라야 한다)
  • 38% : 잠금을 해제해서는 안 된다. (애플의 말이 맞다)
  • 11% : 잘 모르겠다

특히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중 애플이 법원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6%와 55%로 절반을 넘겼다.

연령대를 구분했을 때도 모든 연령대에서 애플이 법원의 명령대로 아이폰 잠금해제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65세 이상 54%, 18-29세 47%)

보안전문가들이나 IT 업계의 거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꼭 애플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는 않은 셈이다.

한편 애플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대열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합류했다.

그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강연에서 "팀 쿡 애플 CEO와 애플에 상당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쩡부가) '백도어'를 요구하는 것이 보안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방식도 아니고 옳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

앞서 순다 피차이 구글 CEO를 비롯해 잭 도시 트위터 CEO 등도 애플에 대한 지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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