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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내렸는데 오히려 제품값이 올렸다

  • 김병철
  • 입력 2016.02.23 06:13
  • 수정 2016.02.23 06:14
ⓒ하이트진로

원자재 가격과 유가가 하락하는 등 생산자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려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정부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발생을 막기 위해 과거와 달리 이런 가격 인상을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개 소비자단체가 참여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풀무원이 지난달 두부 가격을 인상했는데 원재료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풀무원은 지난달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 인상 등 생산비 상승을 이유로 36가지 두부 제품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자료를 보면, 2015년의 콩(국산 백태 상등품 기준)의 연평균 도매가는 1㎏당 3985원으로 직전 가격 인상 시점인 2013년(6030원)보다 되레 33.9% 하락했다. 또 풀무원의 2015년(3분기까지) 매출총이익(매출에서 제조원가를 뺀 금액)은 2626억원으로 전년 동기(2420억)보다 8.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억5천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9% 감소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고 매출총이익은 증가했는데도 판매관리비가 늘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결국 경영을 잘못한 탓을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은 저도주 바람으로 소주 원료인 주정 사용량이 줄었는데도 소주 가격을 5% 넘게 인상했다. 또 케이티앤지(KT&G)는 시중에서 파는 담배보다 2배 이상 이익이 높은 면세 담배 가격을 20% 이상 올렸다.

  •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클래식(360㎖) = 961.70원 → 1천15.70원
  • 좋은데이 = 950원 → 1천6.9원
  • (대구) 금복주 = 961.7원 → 1천15.7원
  • (창원) 화이트 = 970원 → 1천28.1원
  • (대전·충남) O2린 = 963원 → 1천16원
  • (제주) 한라산소주 = 1천80원 → 1천114원

반면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0년 3월 이후 5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 때 품목을 정해 물가를 관리하는 바람에 상품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기업들이, 최근 정부의 저물가 우려 분위기를 틈타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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