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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에서 앉은 채로 심정지한 60대를 기적적으로 살린 간호사(사진)

버스에서 의자에 앉은 채로 심정지한 60대 남성이 같은 버스를 탄 간호사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1일 오후 6시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다슬(23·여) 간호사는 여느때처럼 병원 근무를 마치고 집이 있는 사하구 다대포로 가는 96번 버스를 탔다.

그는 운전사 바로 뒤 좌석에 앉았다.

몇 정거장을 지나자 퇴근길이라 버스안은 제법 붐볐다.

집이 가까워지자 좌석에서 일어나 뒤쪽에 있는 하차문으로 가던 그의 눈에 이상한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라인 3∼4번째 쯤 좌석에 앉아있던 한 아저씨 모습이 그냥 자고 있는 것 같이 않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예리한 눈길은 정확했다.

아저씨의 가슴 쪽을 몇초 간 살펴본 그는 흉곽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흉곽은 숨을 쉴 때는 아래위로 움직인다.

그는 "이분 왜 이래요"하니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아까부터 자고 있었다"는 말만 했다.

이상함을 감지한 그는 아저씨를 흔들었다. 꼬집어도 반응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동공이 이미 풀린 상태였다.

그는 운전기사를 향해 버스를 세워달라고 요구했지만 서지 않고 그대로 달리자 아저씨가 좌석에 앉아 있는 채로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한 정거장이 지나도 버스를 세우지 않았다. 멈추지 않다가 다른 승객들이 항의하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그때야 버스를 세웠다.

이때부터 그는 버스 바닥에 아저씨를 눕히고 본격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의식이 없던 남성은 심폐소생술 중 약간의 미동을 보였다.

정 간호사는 이 때부터 119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15분 가량 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119 구조대가 도착한 이후에도 정 간호사는 구조대원들과 응급조치를 계속했다.

아저씨는 세 번째 전기 충격 후 심전도 리듬이 돌아오면서 의식을 되찾았다. 지금은 병원치료후 매우 건강한 상태로 일상생활하고 있다.

정 간호사의 선행은 이 60대 남성의 가족이 부산대병원 고객 상담실에 감사의 말과 함께 친절직원추천 메시지를 띄우면서 알려졌다.

60대 남성의 딸로 보이는 이 가족은 "그때 정 간호사가 같은 버스에 타고 있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지금처럼 깨어나셔서 얼굴 맞대고 웃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정 간호사는 "평소 익혔던 심폐소생술로 환자분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버스 안에서 언제 심장이 멈췄는지, 뇌로 산소 공급이 안된 시간을 모르니 걱정했는 데 건강하시다니 너무 다행스럽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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