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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월 첫 한국 공연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Russian leading operatic soprano Anna Netrebko speaks at a news conference in Moscow on Tuesday, June 18, 2013. Netrebko and Russian leading baritone opera singer Dmitry Khvorostovsky will take part in a concert  at Moscow's Red Square on Wednesday.   (AP Photo/Ivan Sekretarev)
Russian leading operatic soprano Anna Netrebko speaks at a news conference in Moscow on Tuesday, June 18, 2013. Netrebko and Russian leading baritone opera singer Dmitry Khvorostovsky will take part in a concert at Moscow's Red Square on Wednesday. (AP Photo/Ivan Sekretarev) ⓒASSOCIATED PRESS

“마에스트로 게르기예프는 한마디로 참 어려운(hard) 인물인 것 같아요. 게르기예프는 제 기억 속에 거칠고 강인한(tough) 인상으로 남아 있죠. 하지만 동시에 그가 경이로운 분이라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모든 음악가들이 그와 함께 무대에 오르기를 희망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21세기 오페라의 여왕’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5)는 자신을 끌어준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이렇게 소개했다. 러시아 출신의 네트렙코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시절 마린스키극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청소하며 노래하는 것을 우연히 게르기예프가 듣고 감동받아 발탁했다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전해진다. ‘마에스트로’와 ‘오페라의 여왕’의 운명적 조우다.

네트렙코는 2007년과 201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도 올랐다. 2008년 출산 뒤 체중이 늘었지만 오히려 목소리가 무거워지고 발성도 안정되면서 노래를 더 잘한다는 평가다. 그는 다음달 12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메일 인터뷰로 그를 미리 만났다.

네트렙코는 1994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로 마린스키 오페라에 데뷔해, 이듬해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의 여주인공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첫선을 보였다. 2000년 마린스키 오페라의 프로코피예프 <전쟁과 평화>로 게르기예프와 네트렙코 모두 커다란 영광을 안았다. 두 사람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은 밀라노, 뉴욕 등 세계 메이저 극장 무대에 연이어 올랐다. 네트렙코는 안젤라 게오르규와 함께 21세기 초반 오페라 시장의 패권을 다툴 스타로 부상했다.

2012년 뉴욕 '마농' 공연 드레스 리허설 중

“데뷔 초 외모와 연기로 성악의 약점을 감춘다는 인상을 줬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초창기 불렀던 곡들은 제게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출산이라는 경험이 저의 음악적 관심사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어요. 나이를 먹고 출산하는 신체적 변화에 따라 목소리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소녀나 공주보다 진중하고 격정적인 인물이 제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입니다. 참 즐거운 과정이에요.”

초창기와 달라진 네트렙코의 가창력은 과연 어떨까? 네트렙코는 1996년부터 2004, 2005, 2006, 2010년에 거쳐 일본에서 오페라 전막과 리사이틀을 번갈아 가며 5차례 공연했지만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VD나 음반으로 그를 접했던 관객은 네트렙코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잘 안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가 저의 장점이라고 봅니다.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으면, 20여 년의 음악인생 동안 아무 발전도 없었을 겁니다. 25, 26살 때쯤인가 <눈의 여왕>의 게르다 역에 도전했습니다. 딱딱한 견과류를 깨는 것같이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역할이었지만 타고난 목소리와 음악성을 계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마음에 새겨둔 아리아를 묻자 “가장 기억에 남는 역은 <일 트로바토레>의 레오노라를 꼽겠습니다. 최근에도 레오노라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음악이 정말 멋진 작품이에요. 길고 어렵지만,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두말할 것 없는 최고의 작품이죠”라고 답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남편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한다.

“이번 한국 공연도 그렇고, 유시프와 저는 최근 많은 공연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유시프와 저는 레퍼토리가 비슷하고, 저와 유시프 같은 음성을 가진 소프라노와 테너를 위해 쓰인 걸작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유시프와 처음 호흡을 맞춘 것은 2년 전 저의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마농 레스코> 데뷔 무대였어요. 유시프는 여주인공 마농 레스코의 연인 역에 캐스팅됐고 우리 두 사람은 프로답게 무대를 이끌었습니다. 그와 함께 한국 무대에 설 수 있어 매우 짜릿하고 기대됩니다.”

이번 공연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푸치니의 <나비부인>, 드보르자크의 <루살카> 등의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노래한다. 이탈리아 출신 자데르 비냐미니의 지휘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다음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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