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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황교안 총리의 '개성공단 자금 전용' 물타기 솜씨

  • 허완
  • 입력 2016.02.20 07:39
  • 수정 2016.02.20 07:53
ⓒ연합뉴스

얼마전, 조선일보는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 노동당에 상납됐다는 사실을 노무현 정부도 알았다'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이는 전형적인 '물타기'로 해석됐다.

'물타기'였던 이유는 간단하다.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보면 쉽다.

관련기사 : '개성공단 임금 상납 노무현도 알았다!'는 조선일보의 놀라운 물타기 솜씨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같은 수법의 '물타기'를 시도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19일 북한 개성공단 자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에 대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부터 이런 내용들이 상당 부분 알려져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개성공단 자금 전용을 정부가 언제부터 인지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문에 “국회에서도 보고된 내용들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중앙일보 2월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 총리는 "개성공단에 지급하는 근로자 임금과 다른 비용이 있다"며 "그런 비용들이 북한 근로자가 아닌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돼서 그것이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치적 사업과 사치품 구입 등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파악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근거를 밝히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명백한 사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통일부 장관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확인했다는 것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다"

역시나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을 '확인했다'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임금 등의 형태로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북한 정권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건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참여정부도 알았고, 이명박 정부도 알았으며, 박근혜 정부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지금까지 그걸 몰라서 개성공단을 내버려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논란이 되어 왔던 건 '그렇게 흘러들어간 자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아직까지도 뚜렷한 근거는 밝히지 않은 채 이런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설령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참여정부도 알았다'는 황 총리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논란은 남는다.

개성공단으로 북한에 들어간 현금은 참여정부 때는 4100만달러 정도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들어간 규모는 5억달러가 넘습니다.

따라서 유입 규모로 볼 때 자금 전용의 책임을 과거정부에까지 묻는 건 책임 회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JTBC 뉴스 2월19일)

그러니까, 설마 황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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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북한 #개성공단 #황교안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