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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3주체가 첫 공개 토론을 벌였다

  • 김도훈
  • 입력 2016.02.19 13:19
  • 수정 2016.02.19 13:35
ⓒ한겨레

삼성반도체 백혈병 논란 3주체인 반올림, 가족대책위, 삼성 쪽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외신기자들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각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시녀 반올림 회원, 황상기 반올림 대표, 송창호 가대위 대표, 김은경 가대위 회원, 백수하 삼성전자 상무, 김선범 삼성전자 부장.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의 협상 주체인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이 16일 한자리에 모였다. 세 주체가 공개 토론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아시안아메리칸 언론인협회(AAJA) 한국지부 주최로 열린 ‘백혈병 피해자와 삼성 관계자들의 작업장 안전에 대한 토론회’(Debate on workplace safety with leukemia victims & Samsung reps)에 참석해, 삼성 백혈병 논란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 조정위원회 2차 권고안에 따라 합의한 ‘옴부즈만 위원회 설립 등 재해예방대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사과’와 ‘보상’ 의제에 대해서는 팽팽한 의견차를 드러냈다.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했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뒤 9년 가까이 지속돼 왔다. 2013년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교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힘겨루기’ 국면에 들어섰고, 이후 가대위 제안에 따라 2015년 초 조정위가 설립됐다. 조정위는 지난해 7월 1000억원 규모 공익재단 설립을 뼈대로 한 1차 조정 권고안을 내놨지만, 삼성전자 쪽은 공익재단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며 독자 보상위원회를 꾸려 보상절차에 들어섰다. 이어 조정위는 지난 1월12일 보상절차 등을 제외한 2차 조정 권고안을 냈고, 이들은 옴부즈만 위원회 설치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피해자 150여명이 보상위를 통해 보상을 신청해 이 가운데 110여명이 보상금을 수령했다며 ‘보상’과 ‘사과’, ‘재해예방대책’ 등 삼성 백혈병 논란의 3대 의제가 모두 마무리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올림 쪽은 조정 권고안에 따라 합의안을 도출한 ‘재해예방대책’ 부분에 대해서만 사회적 해결책을 마련했다며, 직업병 책임을 인정하는 차별없는 보상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반올림 쪽 황상기 대표와 회원인 김시녀씨, 가대위 송창호 대표와 김은경씨,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와 김선범 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회에는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기자 1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겨레>는 국내 참관 언론사로 선정됐다. 아래는 이날 토론 내용 전문이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자. 반올림은 직업병 피해자가 200명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산업재해 신청자 가운데 소송 등을 통해 인정받은 건 4명 뿐이라고 한다. 진실은 무엇인가?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우리 유미가 백혈병에 걸려서 2007년 6월 처음 산재 신청서를 냈다. 2007년 9월 유미가 일했던 기흥 반도체공장 3라인에 대한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당시 역학조사 참관했는데, 삼성 관계자 한 분이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 대가로 10억원을 준다고 했었다. 또 산재 신청을 못하게 따라 다니면서 방해를 했다. 또 다른 백혈병 피해자가 있는데, 그 사람을 삼성 직원 3명이 따라 다니면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 해주고,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었는데 서울에 집을 얻어주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집으로 가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못하게 지키고 있는 등의 행동을 했다. 반올림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한 것이다. 또 삼성이 노동자의 산재 신청을 적극적으로 막은 사례가 있다. 삼성 반도체와 LCD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또 역학조사 내용을 통해 드러난 삼성 반도체 작업장에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 않고, 그저 인과관계가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화학물질 등에 대해서도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만 하고 있다. 삼성반도체와 LCD 공장에서 모두 223명이 암과 백혈병에 걸렸다고 신고해 왔다. 또 삼성이 그렇게 막아왔음에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한 사람도 56명이나 된다. 그중에 산재 인정 받은 사람이 9명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백혈병, 유방암, 난소암 등등 질병 종류도 다양하다. 법원에서도 산재 인정하는 폭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 : 법원에서 산재 인정 받은 사람 숫자는 맞는데, 피해자 200명이 넘는다고 말하고 있는데, 전화 제보를 받거나, 혹은 주위 사람한테 전해 들었거나 한 사례를 모두 모아서 200명이라고 말씀 중인 것 같다. 저희도 반올림에 같이 있다가 나온 상황에서, 피해자 200명이 진짜 존재한다면 저희한테도 좀 주셨음 좋겠다. 그 분들이 보상 절차 등 몰라서 혜택을 못받을 수도 있으니, 연락처나 명단을 주시면 우리가 (보상) 의사를 묻고 도울 수 있다는 그런 부분에서, 저희들은 반올림에 명단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리고 싶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어떤 원인에서건 본인이나 가족 분이 병을 얻으신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 먼저 말씀 드린다. 그러나 피해자 감금했거나 산재 신청을 막으면서 10억원 제시했다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만약 그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법에 따라 처벌 받을 사유다. 황상기씨는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 이제까지 반올림에서는 직업병 피해자 200명 넘는다 하고 있지만, 단 한번도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한 적이 없다. 저희가 반올림 카페나 지지자 명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름은 30여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황상기씨 말씀처럼 산재 신청자는 대략 50명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산재 승인은 3명, 산재 불승인 뒤 법원에서 인정받은 경우는 4명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희는 반올림이 단순한 제보 전화 만을 가지고, 혹은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것까지 모아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반올림에 신고 들어온 사람만 223명인데, 명단을 공개할 수는 없다. 왜냐면 민감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에서 반올림에 신고를 못하게 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반올림이 근거없는 말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개인정보를 어떻게 공개하라는 것인가. 또 삼성 보상위에 보상 신청한 사람이 150여명이라고 하는데, 보상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본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 : 가대위도 피해 제보를 받았는데, 예컨대 관절염에 걸린 분이 제보를 하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제보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과연 이런 것들이 보상 대상에 들어가야 하는지, 그런 문제가 있었다. 저희들은 그런 어려움이 있었고, 반올림에도 그런게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정보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삼성에 내용을 주면, 아니면 저희들한테 명단을 주시면, 비밀을 보장하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묻고, 보상 신청을 도와줄 수 있는 역할까지는 할 수 있을텐데 아쉽다. 그냥 그렇게 숨겨 놓으시면 그 분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이 문제는 개인정보보호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다. 보상 주체인 회사는 피해자 명단을 알아야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개 않는 이유 의문스럽다. 피해 보상 뿐만 아니라, 예방 절차 진행을 위해서도 삼성이 정확한 피해자 명단과 직업병 현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어떤 질환이 직업병인지 여부는 회사나 당사자 주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 아니고, 책임과 권한을 가진 공공기관에 의해 판정될 문제임을 명확히 하고 싶다. 지금껏 어떤 국내 기관에서도 반올림이 주장하는 질병과 삼성전자의 작업장 환경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혀진 적 없다는 점 상기해 주시길 바란다.

○반올림 김시녀씨 :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없다기 보다, 저도 삼성 쪽에서 회유를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올림에서 피해자한테 보상 받지 말라고 말한 적도 없다. 힘들다고 말하는 피해자 분께 일단 산재 신청하고 그 뒤에 다시 싸우자고 말한 경우가 있다. 삼성 스스로도 지금껏 보상 신청한 사람이 150명 넘는다고 말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관절염 이런 이야기 하는데 정말 말도 안된다. (사회자 추가질문 : 공개를 하면 어떤 피해가 있는 것인가?)저희한테 온 신고는 거의 대부분 암 질환이다. 관절염 등 제보 들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삼성이 진행하는) 보상위 보상도 ‘받으려면 받아라’라는 태도이기 때문에 거절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 제보도 또 반올림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대위 김은경씨 :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면서 산재 신청을 제일 처음 했었던 당사자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삼성에서 산재 신청 못하게 방해한 부분은 있었다. 그건 사실인데. 이번 예방대책 합의문 보면 산재 신청 시에 삼성이 노무사도 붙여주고 도와주기로 합의한 항목이 들어있다. 앞으로는 좀 다를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어떤 반도체 사업장에서도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곳은 없다. 그러나 그 물질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법적인 의무이고, 거기에서 어긋난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업무와 인과관계를 가진 질환에 대해서는 산재라는 공적인 보상 제도와 소송이라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는 점 분명히 말씀 드린다.

-조정위 2차 권고안을 통한 예방 대책 합의 뒤에 삼성은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3대 의제에 대한 논쟁 마무리 됐다고 말하고 있다. 사과와 보상에 대해서는 반올림과 입장이 엇갈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대위 송창호 대표 : 보상 이야기 이전에, 조정위를 가대위가 먼저 제안해서 만들었다. 조정위 만들게 된 이유는 세 주체가 대화 하다보니 너무 논쟁적이 되고, 교섭 장소에 가면 말 한마디 못하고 나올 때가 많았다. 그래서 조정위를 꾸리면 중간에서 논점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갈등 해결을 부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정 권고안이 나왔는데, 실망을 했다. 세 주체가 만족할만한 안건이 나와야 하는데, 한쪽에 너무 편향적으로 쏠린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1차) 조정 권고안에는 피해 당사자가 배제돼 있었다. 그래서 저희들은 조정 권고안을 거부했는데, 반올림은 다음날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보상위를 설립하게 됐다. 보상위가 주도하는 보상이 진행되는 중에 (가대위 대리인인) 박상훈 변호사가 딱 한마디 했다. 6년여 산재 소송을 하면서 승소를 2명 밖에 못했는데, 4~5개월 동안 100명 넘는 분들이 보상을 받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보상은 99% 정도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질병들은 원인을 밝히기 어렵다. 그래서 지난 7년여를 팽팽히 맞서왔다. 질병 원인을 밝히는 것은 주장과 요구만으로 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대립과 갈등을 거듭하다 2014년에야 대화를 시작했고, 서로 입장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가대위가 반올림으로부터 분리 독립돼 나오면서 조정위 제안했고, 조정 통해 조정 권고안 만들게 됐다. 저희 입장에서 반올림이 주장하시는 배제없는 보상은 산재 신청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 무조건 보상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으로 판단된다. 현재 보상 상황은 150명 넘게 신청하셨고, 110여명 가까이 보상과 함께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수령하셨다. 반올림은 배제없는 보상을 주장하고 계시는데, 하이닉스의 경우에도 모든 사람이 보상을 받지는 않고 있고, 그쪽 보상위가 결정을 해서 구분해서 보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은 김시녀, 황상기씨처럼 아직 보상 신청 않은 분들에게도 보상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 알아주시기 바란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삼성이 말하고 있는, 모든 병에 대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삼성이 화학약품과 방사선에 대한 자료를 영업비밀이라면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선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이 보상안 내놨는데, 이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떤 암 환자는 10년여 동안 투병 생활에 1억원이 넘는 돈이 치료비에 들었다고 하는데, 돈 2000만원 주면서 합의서에 도장 찍으라고 했다고 한다. 또 어떤 종양 환자는 당신은 보상 대상이 안되므로 4만원만 보상하겠다고 했단다. 서류 만든 비용과 교통비 명목이다. 삼성에 잘 보이면 보상 좀 더주고, 밉보이면 안주는 식으로는 안되고. 반올림이 요구하는 것은 기준치 만들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더 억울한 사람 없도록 공정한 보상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 : 1차 조정 권고안 나왔을 때 가대위는 큰 실망을 했다. 이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런 안을 반올림은 환영했고, 조정 권고안에 (보상 기준) 1, 2, 3군 나눴는데, 그건 조정위가 나눈 것이다. 그런 부분 따져보지도 않고 환영하는 것에 실망했다. 반올림이 원하는 바는 보상이 아니라 재단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실망했다. 그래서 우리는 보상위를 만들기로 했다. 물론 저희는 피해자로서 보상위 기준에서 제외되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회자 추가질문 : 보상 부분 합의는 타결된게 맞다는 뜻인가?) 그렇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관련 규정과 법규에 따라 삼성전자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정부나 관계 기관에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그 정보를 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특히 회사의 영업비밀인 경우 심사 당국을 제외한 곳에 정보가 가는 것은 다른 문제임을 이해해달라. 보상은 원칙적으로 금액과 보상 기준 등에서 보상위 절차에 따르고 있다. 조정 권고안에 기초한 보상 기준에 따르면, 보상은 기존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위로금과 미취업으로 인한 손해금 등으로 구성된다. 원칙없이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근거없는 주장은 삼가주시기 바란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삼성은 가해자다. 가해자가 스스로 사람들을 지목해서 보상위를 만들어서, 보상 신청을 받고 보상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삼성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보상안을 만들고, 보상 신청을 받아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삼성이 자기 맘에 드는 사람들로 보상위를 꾸려서 진행하면 보상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지금 진행되는 보상 범위도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필요한 경비와 치료비 등에 대해서도 보상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반올림에 있는 저희들한테는 삼성이 보상 이야기 꺼낸 적 없고, 사과 한마디 한 적도 없다. 보상과 사과, 이뤄지지 않았다.

-보상 절차와 관련된 쟁점이 좀 있다. 예컨대 지난해 말일까지 보상 신청 마감 정한 것 등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의견이 엇갈리는데, 어떤 상황인가?

○가대위 송창호 대표 : 당초 시한을 12월 말로 했는데,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조정위 협상 과정에 12월말 넘어서 접수된 보상 신청도 받아달라고 제안했고 그렇게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맞다. 확인 드린 것처럼 당초 1차 보상 신청 받을 때 12월 말이 신청 마감이었지만, 아직 신청 않은 분들 있을 것이라 해 마감 기한 연장해서 보상 신청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이 사안에 대해 조정위가 권고안에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 부조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보상 신청과 동시에 산재 신청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다시 한번 밝힌다.

○반올림 김시녀씨 : 보상위 절차 개시할 때 반올림과 협의한 바 없다. 12월31일에 신청 기한 만료한다는 것도 반올림 쪽에 말한 바 없다. (피해자들한테) 12월31일이 신청 기한이니까 그때까지 신청하라고 협박 전화나 하고. (보상 부분) 조정 권고안 나왔을 때 재논의하고 수정하자는 제안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가 삼성 본관 앞에서 농성까지 하면서 요구하는 것은 사과와 보상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 : 가대위도 피해 당사자다. 반올림이 삼성이랑 대화하기 힘들면 우리와라도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모색하고 싶다.

○반올림 김시녀씨 : 반올림 배제하고 보상위 만든 것도 가대위와 삼성이었다. 반올림은 철저히 배제됐다. 우리는 삼성과 대화하겠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반올림은 보상 절차에 대해 3자가 합의하지 않은 보상 절차를 실행하는 점에 대해 말씀 하시는데, 보상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당사자가 받아들이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그렇다면 3자가 합의하면 보상 당사자가 원치않는 보상을 강요할 수 있는지, 또 3자가 합의하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받은 보상까지 무효화할 수 있다는 건지 묻고 싶다. 물론 합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원칙과 기준이 만들어진 뒤에는, 보상 절차는 당사자 주체 간의 문제인 것으로 판단한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삼성에서는 합의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합의안이 만들어진 바 없다. 보상안을 만들지 때 반올림 쪽 주체와는 대화조차 하지 않고, 일부 가대위 사람들과만 대화해서 보상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심지어 당시 가대위 간사는 삼성이 일방적으로 보상안 몰아붙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옳지 않다. 삼성과 반올림 대화를 통해 아직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 사과 의제는 법원에서도 (딸) 유미가 화학물질과 독극물에 의해 살해됐다고 인정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명확히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대위 김은경씨 : 반올림은 보상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조차 없다. 예전에 보상에 대한 전략을 물어봤더니, 그냥 싸우겠단다. 그렇게 싸우는 동안 피해자들은 죽어간다. 싸움 만이 능사가 아니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재해예방대책에 대해서는 3자가 합의를 통해 의견을 모았고, 보상은 이미 150명 넘게 신청하고 110여명이 보상 받았고, 사과문도 수령했다. 가대위가 회사를 찾아 대표이사한테 직접 사과문도 수령했다. 황상기 대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고 했지만 이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질환이 다르고, 질환의 정도도 다르고, 피해자들의 소득도 다르고, 피해 사실도 다르다. 이에 대한 보상 기준과 원칙이 조정 권고안에 따라 마련됐다. 조정 권고안에서 나온 기준과 원칙은 배제를 위한 것이 아니고, 보상 실행을 위한 기준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동일한 보상을 요구한 바 없다. 병이 걸린 사람들이 어떤 보상을 받아야 할지 그 기준치를 말한 것이다. 병에 걸린 사람, 치료하는 기간도 다르고, 생존 여부도 다르다. 그 기준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다. 반올림에 신고온 피해 사망자만 76명, 암에 걸렸다는 사람만 223명인데, 삼성 보상 기준에 따라 보상을 해주면 각자 보상 받는 금액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또 삼성은 반올림과는 사과 문제에 대해 어떤 것 하나 이야기 한 바 없다.

-재해예방대책과 관련해서도 말씀 부탁드린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해결 방안 두갈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산재와 직업병 판단은 공적인 영역이다. 개별 기업이나 시민단체가 판정할 일 아니다. 법과 제도에 따라 판정받는게 당연하다. 다만 오랜시간 논쟁으로 옴부즈만 위원회라는 전문적인 기구 설립키로 한 만큼, 합의정신 존중해서 옴부즈만 위원회가 내놓는 답 기다리는게 순서라고 본다. 회사는 옴부즈만 위원회 검증 결과에 따라 개선 방안 제시되면 철저히 이행하겠다. 반올림도 만약 옴부즈만 위원회 통해 아무런 문제 없다고 나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반올림 김시녀씨 : 삼성에 묻고 싶은데, 반올림과 사과 보상에 대한 이야기 나눌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반올림 농성에 따라 예방대책 등 어느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사과와 보상까지 마무리 했다는 삼성 이야기는, 가대위 소속 몇몇과의 이야기다. 반올림과는 여전히 아무 진전이 없다. 사과와 보상에 대해 반올림과 대화할 의향이 없으신가. 또 반도체 제조 과정에 화학물질 사용될 수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안전교육과 방지대책 완벽하게 해달라.

○가대위 송창호 대표 : 다시 한번 가대위와 반올림의 차이를 느낀다. 농성을 통해 재해예방대책 타결이 됐다고 하는데, 보상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논란 마무리를 위해 예방 대책에 대해서도 합의가 됐다고 본다. 사과에 대해서는 법적인 방식이 되면, (산재와 소송 등에 쓰일 수 있어서) 어렵다고 삼성 쪽에서 이야기 한 바 있다. 우리도 그 부분 아쉽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그 부분 양보를 통해 사과문 수령하는 방식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질의 응답>

-반도체 시장 세계 무대에서 경쟁이 매우 심한데, 작업장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질문에 상당한 오해가 있다. 화학물질 안전과 관련된 법규정이 분명히 있고, 화학물질 평가에 관한 법률 등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그 화학물질을 관리하는 데도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회사가 임의적으로 작업장 안전 다룬다는 것은 질문자의 인식에 오해가 있다. 만약 그런 법규를 어긴다면 규제와 행정조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 분명히 하고 싶다. 근로자에 대해서도 물론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과거에 유미한테 물었을 때 안전교육 등은 한번도 받은 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또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뭔가 다른 뜻을 표하려고 할 경우 바로 해고를 당한다. 이견을 제시하거나 말할 수 있는 채널이 없다. 화학약품 쏟을 경우 맨손으로 걸레 가져와서 닦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황유미씨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안전교육 받은 바 없다고 이야기 하셨다. 이 메모까지 꺼내게 돼, 가슴 아프다. (황유미씨 수첩 메모 사본 제시) 황유미씨가 작성한 메모를 보면, 각 공정이 그려져 있고, 공정마다 사용되는 화학물질 등이 적혀 있다. 이는 회사 쪽에서 제조 공정과 각각 사용된 화학물질 등을 교육했다는 증거다.

-삼성 반도체 논란의 3대 쟁점이 모두 해결됐다고 보시는지? 또 공개 사과하실 의향은 없는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8년 넘게 끌어온 이 문제에 대해 지난 1월 예방대책 합의하고, 보상 신청은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보상신청을 시작한 첫주에 60명이 신청했다. 그 다음주에 20명, 9월 한달 동안에만 80여명이 신청했다. 1월 이후로 보상 신청 늘지 않고 있다. 반올림 농성이 계속된다는 이유 만으로 보상 문제 등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야 하는가? 그것이 우리 판단이다. 또 가장 어려운 논란인 재해예방대책이 합의를 통해 타결됐다. 하지만 명백히 황상기, 김시녀 두분은 아직 보상 문제 등 해결이 안되고 있다. 그 부분도 해결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사과는 2014년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한 바 있다. 또 가대위에 대해서도 대표이사가 개별적으로 사과문 전달하고 사과했다. 어떤 사과가 더 필요한 것인지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삼성에서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사과의 내용은 없다. 삼성은 가해자다. 암에 걸린 사람들도 암에 걸린 사람 나름이다. 김시녀씨 딸은 화장실도 혼자 못간다. 유미도 죽었고, 유미 엄마도 우울증에 걸려서 병원만 다니고 있다. 나는 8년째 여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아무런 직업도 이렇게 살고 있다. 삼성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사과하고, 그 토대 위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가대위 송창호 대표 : 피해자 가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당사자인 우리는 모든 걸 인정하는 사과를 받고 싶지 않아서, 사과문을 받았겠느냐. 가대위가 그 사과문을 받지 않았다면, 100명이 넘는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분들이 있다.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과를 받은 것은 그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어떤 이유에서건 고통을 받은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모든 대상에 대해 조건없이 보상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 사과 역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까지 사과를 하라는 것 받아들이기 어렵다. 황유미씨 산재 불승인, 그 뒤 법원에서 이겨서 산재 보상 받으셨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김시녀씨 따님 산재 불승인, 법원에서도 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황상기씨는 계속해서 삼성이 죽음의 사업장이라고 주장하시는데, 황유미씨의 언니도 10년동안 회사에 다녔다. 또 사위분 계속해서 삼성 반도체에 근무하고 있다. 죽음의 회사에서 어떻게 근무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반도체 사건만 뉴스가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또 삼성이 안전조치 한게 있는지?

○삼성전자 백수하 상무 : 전 세계 반도체 생산라인 580개가 넘는다. 국내에만 6개 업체, 30개 생산 라인이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외에 중국 시안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도 반도체 생산 라인이 있다. 삼성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23년 이상 1위 업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바꿔 말하면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에 있다는 것이고, 안전 분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삼성에서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삼성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독특한 지위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해 1~9월말까지 삼성전자 앞에 신고된 집회·시위가 500여건이나 된다. 하루에 2건이 넘는 셈인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기업 활동과는 큰 관계가 없는 내용이다. 종합하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동일한 안전기준으로 생산라인 관리 운용하고 있고, 또 국내에서 유독 삼성전자에서만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런 문화적인 환경과 연관돼 있다고 판단한다. 두 번째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은 언제나 삼성의 우선순위 1번이다. 그것은 국가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 기업을 규제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정부와 입법기관이 마련한 규제와 법규에 의해 통제 받고, 또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서 반도체 라인 운영되고 있다. 이는 계속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 삼성 앞에서 집회가 계속되는 이유는 삼성이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잘못이 그만큼 누적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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