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졸업식을 치른 윤경희 씨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졸업사진을 찍었다.
죽은 딸 사진을 들고 찍은 것이다.
윤 씨의 딸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6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단원고 2학년 3반 고 김시연 양이다.
윤 씨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몇 년 전에) 시연이와 함께 졸업하려고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시연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 맞춰서 같이 졸업하려고요.
(참사 이후) 솔직히 중간에 포기할까도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시연이와의 약속이었으니까요.
졸업사진을 찍는데 우리 시연이는 열여덟 살에 멈춰있잖아요.
사진이라도 함께 찍고 싶어서 아이 사진을 들고 함께 찍었어요."
고 김시연 양 어미니인 윤경희 씨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15년 4월 15일 오전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 사고 해역을 찾은 모습
Posted by 윤경희 on 2016년 2월 5일 금요일
"그저 동네에서 흔한 아줌마"였다던 윤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삭발 농성, 피켓 시위 등을 현재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도 시연이 친구들, 선생님을 포함 9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잖아요.
저는 우리 시연이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꼭 알고 싶어요.
세월호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그게 시연이를 위한 길이니까요."
고 김시연 양은 세월호 참사 얼마 전 남자친구를 사귀게 돼 들떠 있었다고 한다.
남자친구 김모 군은 사고 후 시연 양을 떠나보내며 SNS에 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윤 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결국, 어른들의 책임감을 남에게 미룬 것이 이런 참사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참사 당시에는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구해주리라 믿었어요.
그 믿음이 이런 처참한 결과를 불러오리라 그땐..상상도 못 했죠."
고 김시연 양이 침몰하는 배 안에서 친구를 위해 기도한 영상이 시신 수습 후 공개되기도 했다.
관심을 가져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잘못된 정보를 믿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건넸다.
"세상 그 어느 부모가 자식을 돈과 바꾸겠어요?
저희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왜 그런 참사를 당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에요.
보상금을 더 받고 싶거나 하는 마음은 없어요.
우리 아이들은 이제 없지만 다른 아이들은 절대 이런 참사를 겪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시민여러분들이 잊지 않고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