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가 정말 부산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할까?

  • 강병진
  • 입력 2016.02.18 08:39
  • 수정 2016.02.18 08:43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의 조직이원장은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의 시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다. 서병수 시장 또한 시장 취임과 함께 자동적으로 부산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을 맡아온 것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병수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조직위원장 자리를 민간에게 넘기는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민간에게 조직위원장을 넘기면서 부산영화제는 이제 부산시의 간섭을 받지 않는 영화제로 거듭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함께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서병수 부산시장이 혼자 사퇴하는 건 아니다. ‘문화일보’는 “이번 사퇴 결정은 최근 부산시가 해촉을 결정한 이용관(오른쪽) 집행위원장과 협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부산영화제 집행위 관계자는 ‘부산시와 두 사람이 함께 물러나는 것에 대해 협의를 해왔다”며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할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 ‘문화일보’ [단독]서병수 BIFF 조직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동반 사퇴

이에 대해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변화의 도화선이 되지는 못하고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넘기겠다고 하겠지만, 이게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성취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권력은 민간 이양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조직 장악을 시도할 수도 있다. 서병수 시장의 대리인 혹은 현재 살아있는 권력에 순응하는 (지역 문화계) 인사를 (낙하산처럼) 조직위원장으로 세우고 집행위원장도 권력에 잘 따르는 인력으로 배치하는 식으로 말이다.”

지난 1월 21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 2004년부터 불거졌던 영화제 운영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스템을 정비한 바 있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부천영화제 조직위원장이었던 김만수 부천시장은 ‘명예조직위원장’으로 물러나면서 “영화제를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퇴도 이런 뜻을 담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관련기사

- 서병수 부산시장과 부산영화제에 생긴 일을 3분 44초로 정리했다(동영상)

(이미지를 클릭하면 관련기사로 들어갑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서병수 #부산 #부산시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문화 #이용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