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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는 선거에서 돈의 역할을 바꾸었다

  • Dean Baker
  • 입력 2016.02.19 10:13
  • 수정 2017.02.19 14:12
ⓒASSOCIATED PRESS

*이 글은 CEPR의 공동 디렉터인 딘 베이커의 허핑턴포스트 블로그를 번역한 글입니다.

버니 샌더스는 선거 유세의 중심에 정치에서 돈이 맡은 부패한 역할을 놓았다. 그는 부자들이 주는 선거 자금이 선거 유세를 굴리기 때문에 부자들이 정치 절차를 조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우리는 월 스트리트와 보험 업계, 의약품 업계를 아주 효과적으로 돕는 정치 체제를 갖게 된다. 보통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데는 훨씬 덜 효과적이다.

이것은 민주당 경선에서 흥미로운 역학을 만들어 냈다. 클린턴은 샌더스의 주장을 뒤집으며 자신이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입장을 바꾼 사례가 있는지 말해보라고 도전했다. 유용한 선거 전략일 수 있지만, 돈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잘못 보여주는 발언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특정 이슈에 대한 정치인의 지지를 대가로 거액의 자금 지원을 하는 사례들도 분명 있었지만, 그런 일은 분명 드물다. 부자의 이익을 위한 정치인들의 지원은 보통 훨씬 더 긴 과정의 일부이다. 정치인이 돈과 권력을 지닌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한다기보다, 보통 정치인 자신의 이익이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익과 일치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자신이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무역 정책이 좋은 예다. 지난 25년 동안 두 정당의 지도부는 미국 노동자들 다수의 이익에 반대되는 무역 협정들을 계속해서 추진해왔다. 협정의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NAFTA나 중국과의 최혜국 대우는 미국의 생산직 노동자들을 개발도상국의 저임금 노동자들과 직접적으로 경쟁시키도록 설계되었다. 일반 무역 이론에 의하면 이 경쟁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생산직 실업 발생과 임금 하락 압박이다. 생산직 노동자뿐 아니라 교육 수준이 낮은 노동자들 전반의 임금이 내려가게 된다.

일자리를 잃은 생산직 노동자들이 소매업 등 다른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게 될 것이므로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도 내려간다. 노동자 공급 증가는 다른 부문에서도 임금을 낮춘다. 최근 미국 최고의 노동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많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내려간 주요 원인이 무역이었다고 한다.

이런 무역 협정으로 이득을 보는 부자들이 있었지만, 협정을 지지한 정치인들 대부분은 자금 지원으로 매수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협정 지지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지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기업에서 더 큰 이득을 얻어내거나, 차와 옷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사람들 등, 이런 협정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만 주로 만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직업을 잃는 자동차 공장 노동자나 섬유 노동자, 임금이 깎이는 소매점 점원들과 만날 가능성은 더 낮다.

이런 협정에 지지표를 던진 정치인들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걸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친구들을 사귀고 돈을 모아서 선출되는 사람들이지, 정책통이거나 정치 철학자라서 선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의회나 대통령이 다루는 이슈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정치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그들이 친구들 이상을 생각한다 해도 '자유 무역'의 미덕을 내세우는 워싱턴 포스트 같은 매체들이 있다. 이 협정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고소득 전문직을 보호하는 장벽을 조금도 줄이지 않는다거나, 의약품 등의 특허 보호를 더 강화한다는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이러한 보호주의가 부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런 협정들은 '자유 무역' 협정이라고 불러도 된다.

넓은 범위의 이슈들에 같은 이야기를 적용할 수 있다. 월 스트리트 긴급 구제는 제 2의 대공황을 막기 위해 필요했다. 정치인들은 왜 그런지는 모를 수도 있지만, 정치인들의 친구들이 그렇게 말했다. 연방 준비 은행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이자율을 높여야 한다. 그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진다 해도 말이다. 이런 일은 상당히 많다.

이런 시각에 도전하는 사람들 - 이런 시각이 틀렸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 - 은 정치 논쟁에 주장을 들이밀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백만장자, 억만장자의 후원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 같은 매체는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놀린다.

부자들은 이런 식으로 정치적 절차를 조종한다. 이 체제는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기가 엄청나게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샌더스 의원 같은 후보가 대부호의 지원 없이도 민주당 경선에서 막강한 경쟁자로 등장할 만큼 돈과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거액의 연설료나 고액 연봉의 직책의 형태로 부자에게서 정치인에게로 돈이 가는 것을 우리가 실제로 목격할 때면 그게 발렌타인 데이 선물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는 게 제일 좋을지도 모른다. 좋은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줘서 배우자나 연인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그건 계속되는 애정의 상징에 가깝다.

만약 이상하게 들린다면, 조금 다른 시나리오를 상상해보자. 버니 샌더스가 오바마 대통령 내각에서 4년을 일하며 대형 은행을 해체하고 기업 범죄인들을 감옥에 넣으려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다고 생각해보라. 골드만 삭스가 그에게 강연을 부탁하며 25만 달러를 줄까?

허핑턴포스트US의 Bernie Sanders, Hillary Clinton, and the Mone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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