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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500유로 고액권 폐지를 검토한다 (WSJ)

  • 허완
  • 입력 2016.02.16 09:56
ⓒGetty Images/iStockphoto

유럽중앙은행(ECB)이 고액권인 500유로(약 68만원)짜리 지폐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500유로짜리 지폐가 범죄나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은 해당 지폐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500유로짜리 지폐의 자금 흐름을 추적 조사해왔다.

드라기 총재는 "고액권이 범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전 세계적인 확신이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그 부문에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ECB에 500유로권 폐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유럽 사법 당국은 지난 수년간 500유로권이 범죄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2010년 영국 중대조직범죄수사국(SOCA)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500유로권의 90%가 갱단이나 다른 범죄조직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주장했다.

유럽 경찰조직인 유로폴에 따르면 500유로권으로 100만유로(약 13억6천만원)를 이동시킬 경우, 무게는 5파운드(약 2.26kg)에도 못 미쳐 작은 노트북 가방에도 넣을 수 있다.

한편, 50유로(약 6만8천원)짜리로 같은 금액을 가방에 넣으면 무게는 대략 50파운드(약 22.67kg)에 달하며 크기는 서류 가방에 담아야할 정도다.

주요 10개국 중 500유로보다 높은 고액권을 발행하는 곳은 스위스로, 이 나라는 1천프랑(약 123만3천원)짜리 고액권을 발행한다.

미국의 가장 비싼 고액권은 100달러(약 12만원)짜리 지폐이며, 영국은 최대 50파운드(약 8만8천원)짜리 지폐가 있다.

ECB는 현재 100유로, 200유로, 500유로짜리 고액권을 발행하며, 전체 유통되는 유로화 지폐 중 금액 기준 절반 정도가 이 세 종류의 지폐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500유로 고액권 폐지에 대해 독일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범죄) 활동에 사용되는 고액권인 지폐에 대한 얘기가 많다"라며 "그러나 500유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러한 범죄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독일 일부 사법 당국자들조차도 고액권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회의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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