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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자면 거짓 자백을 하기 쉬운 이유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살인자 만들기’를 본 사람들은 10대 소년이 거짓 자백을 근거로 살인죄로 기소되어 수십 년 동안 옥살이를 하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경찰 수사에서 놀랄 정도로 흔히 벌어지는 현상인, 경찰이 권유한 거짓 자백을 다룬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룻밤 내내 깨어 있었던 사람은 잠을 잤던 사람에 비해 거짓 자백에 서명할 가능성이 5배 가까이 높다고 한다.

이번 주 미국 학술원 회보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경찰 심문 관행에 대한 중요한 암시점을 갖는다. 연구자들은 경찰 심문의 최고 17%까지가 자정에서 오전 7시 사이에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심문 중에 모든 용의자와 증인의 생리학적 상태를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수면 전문가 킴벌리 펜이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만약 수면 부족 등 생리학적으로 좋지 못한 상태라면 인지 능력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심문하지 말아야 한다.”

펜과 미시건 대학교 수면과 학습 연구소의 동료들은 대학생 88명에게 실험실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의 컴퓨터 테스트를 하게 했다. 번쩍이는 팝업이 계속 뜨며 학생들에게 ESC 키를 누르면 연구 자료가 지워지니 누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두 번째 테스트를 마친 다음 지원자들 중 절반은 실험실에서 잤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잠을 자지 말라고 하고 음식, TV, 비디오 게임 등 잠을 깰 수 있는 것들을 제공했다.

다음 날 아침 학생들 하나 하나에게 ESC 키를 눌렀다고 비난하며, 자신이 그랬다는 서류에 서명을 하게 했다. 지원자 중 거의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절반은 50%가 서명한 반면, 휴식을 잘 취한 학생들 중에서는 18% 만이 서명했다.

서명을 거부한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서명하라고 권했다. 결국 휴식을 취한 학생들 중 39%, 수면이 부족한 학생들 중 68%가 서명했다.

이 연구는 잠을 자지 못하면 핵심적 인지 기능 여러 가지가 저하된다는 걸 보여준다. 기억, 판단, 의사 결정에 관련된 기능들이다.

“수면 부족이 되면 극적인 신경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강한 증거가 있다. 현재 연구에 가장 관련이 있는 것은 수면이 부족하면 전두엽 활성화가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전두엽은 뇌에서 집행 기능과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한다.”

물론 ESC 키를 누르는 것과 살인 자백을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뇌가 스트레스를 받고 수면이 부족할 때면 거짓 자백을 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는 걸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로서는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거짓 자백한다는 걸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우리가 연구실에서 한 것은 실제 자백과는 아주 다르지만, 우리는 기본적 생리 상태가 중요한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싶었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You're More Likely To Make A False Confession If You're Sleep-Deprive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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