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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한 '스마트 정부'

우리는 정책들이 목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몇 십 년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공무원들은 데이터 바인더를 매 2년에서 5년 간격으로 받는 데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리프트(Lyft)와 우버(Uber)가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처럼, 공무원들은 실시간 혹은 근 실시간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21세기의 속도로 움직이는 정부의 모습입니다.

ⓒgettyimagesbank

푸드 스탬프(식료품 할인 구매권)를 신청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푸드 스탬프를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 년간 가족과 수십 명의 베트남 이민자들이 정부 지원 혜택을 신청하는 일을 돕고 있는 제 친구 캐시에게 푸드 스탬프 온라인 신청은 참으로 감사한 서비스입니다. 푸드 스탬프 온라인 신청이 가능해지자 캐시는 지역 복지관에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캐시는 푸드 스탬프 신청의 달인이 되어야 했습니다. 정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푸드 스탬프를 신청하려면 수 백 개의 질문으로 채워진 50여 개의 웹 페이지를 완성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헷갈리는 질문이나 심지어 "귀하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중에 1996년 9월 22일 이후 식료품 할인 구매권을 총기, 탄약, 폭발물과 교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까?" 같이 위협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온라인 신청을 시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신청서 작성을 끝마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온라인 푸드 스탬프 신청 방식인 '캘프레쉬(CalFresh, 캘리포니아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가 등장했습니다.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 팀이 개발한 캘프레쉬는 간단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몇 분 내에 신청이 완료됩니다. 캘프레쉬는 스마트 폰과 태블릿 PC에서도 구동됩니다. 캐시는 어디에서나 푸드 스탬프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집에서 스마트폰을 몇 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데, 정부의 기술도 이 만큼은 편리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용자를 향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저소득층 가정에 식료품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관료적인 행정 절차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가 자체 온라인 푸드 스탬프 시스템과 유사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관리하기 위해 수 백만 달러의 세금을 쓴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지난 십 년간 이와 유사한 기술계발의 제반 비용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는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논의 되었습니다. 정부 역시 세계의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습니다. 백악관의 미국 디지털 서비스(the United States Digital Service) 의 작업을 통해 사용자 중심적이고 반복처리과정의 기능 및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방식으로 한걸음 나아간 미 연방정부의 성과에 관한 언급도 있었을 것입니다. 저도 이러한 일이 시작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편,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서비스의 품질에 관해 논할 수 있는 리더는 몇 명 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리더들은 그럴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세상과 발 맞춰 나가기 위한 비법이 반드시 그럴듯한 데이터 과학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과학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은 이 시대의 디지털 서비스를 간편하고, 명료하고, 빠르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영국 디지털 서비스국 전 부국장(Deputy Director of the UK's Government Digital Service) 톰 루스모어(Tom Loosemore)의 말처럼 "정부의 서비스는 이전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고 현재보다 훨씬 저비용으로 운영이 가능" 합니다. 우리가 한 국가로서 성취했어야 하는 비전은 단순히 시민과 정부간의 더 나은 관계는 아닐 것입니다. 루스모어의 말을 다시 인용하면, 우리는 정책들이 목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몇 십 년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공무원들은 데이터 바인더를 매 2년에서 5년 간격으로 받는 데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리프트(Lyft, 차량공유 서비스)와 우버(Uber, 일반 및 법인 택시와의 제휴를 통해 승객에게 택시 차량을 중계하는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처럼, 공무원들은 실시간 혹은 근 실시간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21세기의 속도로 움직이는 정부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수준의 정부를 기대하는 것이 매우 무리한 요구이며, 현 정부 내에는 최신 디지털 서비스 구축을 위한 기술이 부재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저와 함께 일해온, 지방 정부를 변화시키고 있는 이들에게 디지털 서비스 구축이 어려운 일이라고 한 번 말해보십시오. 제 친구 캐시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해보세요. 캐시는 10대 때부터 가족과 친구들이 푸드 스탬프 신청하는 일을 돕기 시작했고, 이후 구글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최근, 캐시는 미국 정부 디지털 서비스(USDS) 산하 기관에서 역량을 한껏 발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현재 캐시는 그녀의 베트남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전 미국인을 위해 의료 및 기타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캐시는 미국 정부가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 정부라면, 국민을 위해(for the people)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일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러한 무브먼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정말 거대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한 것입니다.

* 이 기고문은 허핑턴포스트와 아쇼카가 기획한 "변화의 시대에 번창하는 삶 살기(Thriving in the World of Change)"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세계경제포럼 연례 회담의 허핑턴 포스트 보도의 일환이자, 전례 없는 변화와 연결의 시대에 우리가 공감에 기반해 모두가 기여자가 되는 세상으로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것에 관해 탐구하게 할 것입니다. 모든 시리즈를 읽어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길 바랍니다.

[기고자 소개]

제니퍼 폴카는 코드 포 아메리카의 설립자이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아쇼카 펠로우(http://usa.ashoka.org/fellow/jennifer-pahlka)로 선정되었다. 제니퍼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에서 기술담당최고책임자로 근무하며 미국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하는 일에 일조했다. "더 나은 정부 코딩하기(Coding a Better Government)"라는 테드 연설로 유명하며, MIT의 『케빈 린치 어워드』, 옥스퍼드대학 인터넷 연구소의 『인터넷과 사회 상』, 미국 국제민주연구소의 『민주주의 상』을 수상했다. 이전에는 미국 IT 전문 출판 미디어인 오라일리와 함께 중국 IT전문 웹진 테크웹을 위해 웹 2.0 및 Gov 2.0 이벤트 팀을 이끌었다. 또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Game Developers Conference)와 관련 저작권을 제작한 팀을 지휘했다. 예일대학교에서 수학하였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남편과 딸, 닭 다섯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제니퍼 폴카의 Ted 강연 "더나은 정부를 프로그램하기"를 들어보세요: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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