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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과학고문 킵 손, 중력파 탐지 프로젝트 이끌었다

  • 허완
  • 입력 2016.02.12 08:21
  • 수정 2016.02.12 08:22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LIGO) Co-Founder Kip Thorne appears at a news conference at the National Press Club in Washington, Thursday, Feb. 11, 2016, to announce that scientists they have finally detected gravitational waves, the ripples in the fabric of space-time that Einstein predicted a century ago. The announcement has electrified the world of astronomy, and some have likened the breakthrough to the moment Galileo took up a telescope to look at the planets. (AP Ph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LIGO) Co-Founder Kip Thorne appears at a news conference at the National Press Club in Washington, Thursday, Feb. 11, 2016, to announce that scientists they have finally detected gravitational waves, the ripples in the fabric of space-time that Einstein predicted a century ago. The announcement has electrified the world of astronomy, and some have likened the breakthrough to the moment Galileo took up a telescope to look at the planets. (AP Ph ⓒASSOCIATED PRESS

11일(현지시간) 중력파 탐지를 발표한 킵 손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 명예교수는 최고의 천체물리학자로 인정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스티븐 호킹, 칼 세이건 등 당대 최고로 평가를 받는 물리학 거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교류해왔다.

특히 손 교수는 물리학 이론에 기반을 둔 영화로는 드물게 흥행에 성공한 '인터스텔라'의 과학고문으로 활동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다른 차원의 세상을 소개하기 위한 영화 제작의 고문 역할을 하려고 2009년 캘텍 파인먼 석좌교수 직위에서 물러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언어로 풀어내기가 매우 까다로운 우주의 원리를 대중이 알기 쉽도록 풀어내는 능력은 학술적 역량과 함께 두드러지는 그의 독특한 재능으로 꼽힌다.

손 교수는 작년 5월 한국을 찾아 인터스텔라에 쓰인 과학적 원리를 일반인들에게 설명했다.

그 자리에서 "늦어도 2019년이면 최초의 중력파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력파 검출계획 '라이고'(LIG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데 이바지하는 한편 전인미답의 과학적 쾌거를 향해 나아가던 손 교수는 자신의 예측을 3년 앞당겨 실현했다.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는 복잡한 뜻의 라이고 연구는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한 여러 과학자의 발상과 실험의 유산을 거치며 이뤄졌다.

손 교수의 이번 발견은 앞선 많은 동료 물리학자들의 노력, 성취, 좌절을 일단락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인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1969년 메릴랜드대학의 조지프 웨버는 약 15㎝짜리 알루미늄관을 안테나로 사용해 중력파를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웨버 박사의 연구는 다른 과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더욱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1978년에는 조지프 테일러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러셀 헐스 댈러스 텍사스대(UT 댈러스) 교수가 상대의 주변을 도는 중성자성(星) 쌍을 발견해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입증했다. 이들은 199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바이셉'이라는 이름의 천문학 연구 그룹은 2014년 남극에 설치한 망원경을 사용해 중력파를 포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1975년 미국 워싱턴의 회의에 참석했다가 같은 방에 묵게 된 라이너 와이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처음 만나 중력파 연구의 싹을 틔웠다.

이미 저명한 블랙홀 이론 연구자였던 손 교수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찾던 중이었다고 한다.

1996년 릴리엔펠트 상, 2009년 아인슈타인 메달을 수상하며 차츰 개가를 올리던 손 교수는 마침내 지난해 9월 14일,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충돌해 합쳐지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검출해냈다.

빛의 속도로 13억 년 동안 우주 공간을 이동한 중력파가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한 수많은 학자를 거쳐 손 교수 앞에서 마침내 인류의 인식세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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