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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시공사가 내라' 강제조정 결정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을 대신 내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검찰이 3년 전 추징금 환수 전담팀을 꾸린 뒤 전 전 대통령 측과 법정에서 싸워 이긴 첫 번째 사례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정은영 부장판사)는 검찰이 시공사를 상대로 낸 미납 추징금 환수 소송에서 "시공사가 6년간 56억9천300여만원을 국가에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양측이 2주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법원의 결정은 지난달 말 확정됐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7억원에서 15억원을 추징금으로 변제해야 한다. 지급 시기를 놓치면 연 5∼15%를 가산해 내야 한다.

전재국씨가 지분 50.53%를 보유한 시공사는 전재국, 전재용의 서초동 부동산을 빌려 본사 등으로 쓰고 이를 담보로 자금도 융통했다. 그러나 이 부동산은 검찰의 추징금 환수 절차에 따라 공매에 넘어가 2014년과 2015년 총 116억여원에 매각됐다. 시공사는 전씨 형제에게 63억5천200여만원을 되돌려줘야 하게 됐다.

검찰은 전씨 형제에게로 갈 이 자금을 시공사로부터 직접 환수하기 위해 소송을 냈고, 9개월간 재판 끝에 시공사의 자진납부액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액을 모두 받게 됐다. 형식은 법원을 통한 조정이지만 내용은 검찰의 완전한 승소다.

특히 법원은 검찰의 요청대로 추징금 분할납부를 명령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일괄 집행보다 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꾸준히 갚는 식이라 실효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시공사는 2013년 15억5천만원, 2014년 19억7천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및 추징금 2천205억원을 확정 선고받았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며 추징금 집행에 버텼다. 16년이 지난 2013년까지도 환수 금액은 533억원(전체의 24.2%)에 그쳤다.

추징금 집행시효인 2013년 10월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자 국회는 그해 6월 시효를 2020년까지 연장하는 '전두환 추징법'을 통과시켰다. 검찰도 5월 환수 전담팀을 꾸린 뒤 시공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숨은 재산 찾기에 나섰고 전 전 대통령 일가는 그해 9월 나머지 추징금을 자진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말 현재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환수한 금액은 1천134억여원(전체의 51.4%)이다. 검찰은 전재국이 보유한 ㈜리브로에 대해서도 25억6천여만원의 추징금 환수 소송을 지난해 11월 제기했다.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확보한 부동산을 공매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만큼 환수율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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