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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제너레이션이 샌더스를 지지하는 이유

ⓒASSOCIATED PRESS

*이 글은 '더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창업자이자 공동 편집인 로버트 커트너의 허핑턴포스트 블로그를 번역한 글입니다.

내 이성적인 친구들과 동료들은 벌써 1년 넘게 버니 샌더스의 매력을 저평가해왔다. 큰 승리를 뉴햄프스셔에서 거둔 상황인데도 그의 지지자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권한다. 즉, 힐러리 클린턴을 민주당 후보로 모셔서 11월에 대선에 승리하자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소리를 하는 내 정치계 친구들은 샌더스의 선거 운동에 대해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세대적인 요소와 경제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샌더스의 매력이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1980년~2000년 사이 출생자들)는 20세기 초 대공황 이후 가장 거대한 경제적 혹사를 당한 세대다. 어떻게 보면 대공황 당시보다 더 악조건을 겪었다고 할 수도 있다. 적어도 대공황 당시에는 경제적 재앙의 이유에 대한 전반적인 동의가 있었고, 대공황이 정치적인 공황이었다는 이해도 있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밀레니얼들이 겪고 있는 고난을 개인적인 문제로 일관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치적이어야 하고, 정작 매우 정치적인 문제들이 개인의 문제로 인지됐던 것이다. 즉, 나쁜 경제적 상황에서 어떻게 개인으로서 대처해야 하는가, 선택 폭이 좁아진 현실에서 어떤 커리어를 추구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로 좁혀졌다. 그리고 밀레니얼들이 이런 문제를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게 되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였다.

밀레니얼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엄청난 빚을 짊어진 채 경제적 활동을 시작하는 세대다. 큰 빚을 내어 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아주 나쁜 정책이었으며, 구체적으로 토론된 바도 없다.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데, 연방부 예산을 감소하면서 학비 부담을 학생들에게 부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비를 빌려 대학을 다니고 그 결과로 빚에 눌린 상태로 사회활동을 시작해도 괜찮다는 기본 프레임은 양 당 정치인들이 함께 빚어낸 시스템이다.

나는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이런 무자비한 체계에 맞서 투쟁하기 위해 대체 언제부터 시위를 할 지 늘 궁금했다. 드디어 이 젊은이들이 2016년 대선에 관심을 갖게 만든, 빚 없는 교육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왔다. 바로 버니 샌더스다.

그런데 빚과 졸업증을 교환하는 장사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규직이 태반은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대다수인 그런 노동시장을 맞았다. 한동안은 이런 경제 형태를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유연성에 대한 선호라고 자위할 수 있었지만 그런 억측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신이 만약 35세의 미국인으로서 이일저일 하면서 가족도 꾸리고 집도 사려고 한 번 시도해보라. 젊은층의 개인 주택 소유 비율이 급감한 이유가 있는데, 이미 너무 큰 빚을 진 상태에다 직업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성장을 막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클린턴보다 샌더스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부호들의, 부호들에 의한, 부호들을 위한 경제를 반박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핵심에는 월스트리트를 편양한 경제적 구조가 있다. 샌더스만이 그 현실을 지목하고 그런 체계를 부수고자 한다.

아이오아와 경선에서 나타난 사실 중에 하나는 클린턴과 샌더스 지지자들의 연령 차이가 역사상 가장 높았다는 거다. 아마 뉴햄프셔에서도 마찬가지일 거다. 클린턴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불리한 징조다.

내 이성적인 친구들은 샌더스 현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는 차원에서 몇 가지의 이유를 댄다.

우선 샌더스가 너무 왼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 나라엔 대대적인 경제적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 드디어 그 문제가 대선에서 이슈화 되기 시작했고, 정치적으로 또 이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방인이나 정부를 탓할 수도, 아니면 심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경제 체계를 탓할 수도 있다.

만약 공화당 측에서 포퓰리즘을 대표하는 후보가 지목된다면, 민주당 측도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을 지지할 수도 있는 노동자 계급층의 표까지 얻을 수 있는) 포풀리즘 후보를 지목하는 것이 중도를 대표하는 후보보다 더 승산이 있을 수 있다. 즉, 경험과 전통을 자랑하는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론조사룰 보면 샌더스가 클린턴보다 공화당 후보들을 더 앞지른다. 내 이성적인 친구들은 사람들이 샌더스의 정책을 제대로 모르고 공화당에서도 아직 그를 구체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클린턴도 문제가 많은 민주당 대성 후보다. 다만 서로 다른 문제가 있을 뿐이다.

또 샌더스의 나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75세다.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가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선 후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샌더스가 너무 늙었다고 주장하는 내 이성적인 친구들은 혹시 클린턴에 문제가 생기면 조 바이든이 좋은 대체 후보라고 말하는데, 바이든은 샌더스보다 겨우 한 살 아래다.

게다가 샌더스의 공약들이 정치적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의문들도 있다. 전 국민 무료 의료보험 공약은 지나치게 예산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공화당이 들어차 있는 국회로서는 받아들이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샌더스가 55살에서 64살까지를 먼저 대상으로 실시하고 이후에 아이들에게로 확장함으로써 무료 의료보험을 실현시킬 수도 있다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러나 샌더스의 공약이 지나치게 비싸고 입법화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대답에는 두 가지 좋은 응수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시민권에 이르기까지, 진보의 위대한 입법적 승리들은 현실 정치의 비주류적인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어 결국 정치적인 운동의 힘을 통해 제정에 이를 수 있었다.

그리고, 공화당의 어마어마한 비협조에 관해서라면, 힐러리 클린턴의 점잖게 리버럴한 공약들이 샌더스의 훨씬 더 높은 목표들보다 훨씬 쉽게 공화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까? 만약 힐러리 클린턴을 덜 몰아붙일 생각이 있는 공화당원을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내가 아마 모르는 것일게다.

마지막으로, 샌더스가 대통령감으로는 경험이 너무 적다는 말들이 있다. 나의 실용주의자 친구들이 주로 내놓는 비판인데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버락 오바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겨우 4년 간 상원의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을 따름이다.

그러니 아마도 지금은 샌더스를 그만 무시하고, 그에게 보내는 어마어마한 불만도 접을 때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말했지만, 샌더스는 아직도 언더독에 불과하다. 그는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을 훨씬 더 선호하는 많은 경선을 마주하고 있다. 75세의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에 유대인 무신론자란, 여전히 당선되기 힘든 후보다. 바로 그 점이 샌더스를 더욱 기념비적인, 그리고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후보로 만든다.

샌더스가 실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 그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제대로 된 대선 레이스에 몰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들은 미국 정치의 강력한 무언가를 대변한다. 오직 바보들만이 묵살할 그런 무언가를.

허핑턴포스트US의 Generation Sander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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