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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발사와 한국 사드 배치 : 동북아에 '스타워즈' 냉전을 불러오나

  • 김도훈
  • 입력 2016.02.08 08:05
  • 수정 2016.02.09 17:22

동북아에 스타워즈 냉전의 시대가 오나.

북한의 로켓(미사일) 발사 시험과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논의가 동북아시아에 미사일방어(MD) 체계 경쟁, 더 나아가서 한미일과 북중러가 경쟁하는 새로운 냉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현지시간) '북한 로켓 발사가 미사일방어 '스타워즈'(Star Wars)라는 새로운 시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디펜던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미국과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논의를 시작하게끔 유도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긴장 수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위성' 발사 성공을 발표한 직후 불과 몇 시간 만에 미국과 한국이 사드 논의 시작을 발표했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주변 지역에 '스타워즈'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가디언도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가디언의 시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1990년대 초반 드러난 북한의 은밀한 핵 프로그램은 이제 핵확산뿐만 아니라 전쟁억지 차원의 문제로 비화했다"고 전하며 한국과 미국의 사드 논의를 언급했다. "북한이 이처럼 군비증강을 추구할수록 주변국 역시 거기에 응답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 현재 그렇게 몰리고 있으며 미국도 동맹국들을 충분히 안심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려 분투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7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해서 연 긴급회의에서 중국은 이미 대북 제재에 겅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보리는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우주 발사체로 규정하고 있을지라도 핵무기 운반시스템의 개발에 활용될 것이며 따라서 (기존) 안보리 결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경고했지만, '가중 처벌'을 바라는 한·미·일과 달리 중국은 중국의 원유 수출 중단, 광물 거래 중지 등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제재에는 반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관련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주재 한국대사와 북한대사를 같은 날 외교부로 불러들여 위성 로켓 발사와 사드 한국배치 논의에 대해 동시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한국의 사드 배치를 공히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한국 내 전문가들 역시 사드 배치가 동북아에 불러올 후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김홍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연합뉴스에 "중국은 사드를 단순히 미사일이나 레이더의 문제가 아닌 한미일의 '지역동맹화'로 인식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비용 대비 효과'와 북한 비핵화라는 측면에서 과연 유용한 카드인지, 제가 보기에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홍현익 세송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또한 "사드 배치의 효용이 극히 제한적인 데 비해 부작용도 매우 크다"며 "한반도 중심으로 동북아 냉전 구도가 고착화하게 될 수 있다. 한반도 주변 냉전구도가 재형성될때 가장 손해보는 것은 한국"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수차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는 점에서 북한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논란보다 훨씬 강력한 폭발력을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 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도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드를 사실상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로 지칭하면서 "양국(한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 그에 이어지는 한미의 사드 배치가 '한미일 vs 북중러'의 대립으로 비화하면서 동북아에 새로운 냉전을 불러올까?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정세는 미국과 소련이 스타워즈를 통한 냉전에 돌입하던 지난 1980년대의 세계로 회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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